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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편지33

꽃무릇 올해는 꽃무릇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렇게 화려한 꽃들은 좋아하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지? 내 기호가 변해가고 있다.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너무 튀어서, 눈이 시려서 눈길을 피했던 꽃, 꽃무릇... 자세히 보니...기가 막힌다. 어쩜 이렇게 오묘하게 생겼니? 너의 사랑이 활활 불 타 오르는구나. 나도 올해는 꽃무릇 사랑에 빠져서 가슴이 빨갛게 물들었다. 덕분에 웃음을 되찾았다. 2023. 9. 30.
초추(初秋)의 양광(陽光) 그 무덥던 여름도 꼬리를 내리고... 하늘은 높고,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가을. 농부의 계절은 이제 일 할만 하다로 느껴지는 가을이 왔다. 쏟아지는 햇살을 등에 맞으며, 산들바람이 한줄기 불고 지나가면, 여전히 땀은 쏟아지는데도, 이제 일할만한 날씨가 되었다. 신새벽에 황토맨발 걷기를 하고... 마중물 언니와 근처의 카페로 가서 마시는 모닝커피 한잔. 최고의 호사를 누리는 중이다. 이 시원한 시간에 일 하기가 최상인데, 모닝커피 한잔과 한시간 그림 그리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그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서, 일은 한낮에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도저히 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귤밭은 정글 수준이 되어서 엄두가 안 날 지경이지만... 농부 경력 20년 다 되어 가니...차근.. 2023. 9. 11.
장마 설겆이 온 사방이 긴 장마로 난리법석. 엄청난 재난이 되기도 한 2023년 장마는 우리 귤밭에도 징그럽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했다. 수국이 진 자리는 시꺼멓게 녹아 내려서 과감하게 다 잘라 주었다. 그동안 수국이 지고 나서도 마른 드라이플라워처럼 있는 것도 괜찮았는데, 올해는 하도 비가 많이 오니까 그대로 시커멓게 녹아 내렸다. 이제는 수국이 너무 전국적으로 유행하니까... 웬지 희소성도 떨어지고...어딜 가나 수구수국하여서... 수종을 바꾸고도 싶어서 과감하게 잘랐다. 너무 흔한 것은 재미 없어~^^ 나의 꽃 탐색은 여전하여 이것 저것 심어 본다. 지금 손가락보다 작은 벗나무를 삽목하여 언제 꽃 피울까~ 싶지만... 그런 생각하면 무엇을 못한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심으면...세월은 화살처럼 날아가서... .. 2023. 7. 24.
장마철을 지키는 칸나열전 연일 비,비,비... 장마철이다. 비도 줄기차게 내리지만 공중 습도도 높아서 온갖 곳이 곰팡이가 핀다. 꽃들도 늘어지고...수난의 계절. 이 계절에...짱짱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이 있다. 수국 선수들 퇴장 준비를 하는 동안... 하고 바톤을 이어받는 칸나선수. 칸나가 있어서 장마철 꽃밭이 화사하다. 색색의 칸나로 다채로움을 주려고 한다. 화려하여 눈이 현란하지만, 칙칙한 장마철에 풍경을 환하게 해 주는 칸나가 이 계절엔 으뜸이다. 2023. 7. 1.
꽃멀미 나와 알레올레 언니는 요즘 꽃 멀미를 하고 있다. 꽃이 너무 많아... 온사방에서 꽃들이 함박웃음을 짓고...손짓을 하니... 으악.....꽃 없는 곳으로...가자.... 메타세콰이어에 사초만 있는 카페에서...우리는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꽃에 미쳤는데...꽃에 둘러 쌓이니...꽃멀미가 난다.ㅎㅎㅎ... 행복한 비명이겠지... 반디농장 수국도 야단법석 아이구...꽃멀미로 어지럽다...ㅎㅎㅎ.... 이 모든게 내가 만든 풍경이지만 그 중에 제일 잘한 일... 멀구슬나무를 심어서 그 그늘아래서 고호마켓 플리마켓을 하고 있는 것. 멀구슬 나무가 멋지게 자라서, 내 꿈을 이루어 주었다. 멀구슬나무 그늘 아래서 도란도란도란...우리의 정도 커가고 있다. 2023. 6. 20.
2023년 반디수국 축제 시작 온 세상이 수국 수국 한다. 꽃이 크고 존재감이 커서 어디서나 수국축제를 한다. 그저 꽃이 좋아서, 나를 위로 하려고 , 꽃을 심고 꽃에 미친 반디농장지기 김영란의 수국은 15년도 더 나이를 먹었는데 지난해부터는 기력이 딸리는지 고사하는 노령 수국이 늘어난다. 새로 아기 수국들을 옆에 심기 시작한다. 삼라만상은 모두 순환하니까 너무 애닯아 하지 말아야지~ 반디수국도 이제부터 내 세상이다며 꽃을 열기 시작했다. 그 누구든...지나다가 꽃을 보고 탄성하고, 잠시라도 즐거우면 수국은 만족할 것이다. 사실은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수국이 스스로 소임을 다하고 가지만... 들뜨지 말고...잔잔하게...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분들 오셔서 멀구슬 나무 아래에서 찬 한잔 드시고, 수국 구경 하고 가시기를 수국을 키운.. 2023.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