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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편지25

장마 설겆이 온 사방이 긴 장마로 난리법석. 엄청난 재난이 되기도 한 2023년 장마는 우리 귤밭에도 징그럽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했다. 수국이 진 자리는 시꺼멓게 녹아 내려서 과감하게 다 잘라 주었다. 그동안 수국이 지고 나서도 마른 드라이플라워처럼 있는 것도 괜찮았는데, 올해는 하도 비가 많이 오니까 그대로 시커멓게 녹아 내렸다. 이제는 수국이 너무 전국적으로 유행하니까... 웬지 희소성도 떨어지고...어딜 가나 수구수국하여서... 수종을 바꾸고도 싶어서 과감하게 잘랐다. 너무 흔한 것은 재미 없어~^^ 나의 꽃 탐색은 여전하여 이것 저것 심어 본다. 지금 손가락보다 작은 벗나무를 삽목하여 언제 꽃 피울까~ 싶지만... 그런 생각하면 무엇을 못한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심으면...세월은 화살처럼 날아가서... .. 2023. 7. 24.
장마철을 지키는 칸나열전 연일 비,비,비... 장마철이다. 비도 줄기차게 내리지만 공중 습도도 높아서 온갖 곳이 곰팡이가 핀다. 꽃들도 늘어지고...수난의 계절. 이 계절에...짱짱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이 있다. 수국 선수들 퇴장 준비를 하는 동안... 하고 바톤을 이어받는 칸나선수. 칸나가 있어서 장마철 꽃밭이 화사하다. 색색의 칸나로 다채로움을 주려고 한다. 화려하여 눈이 현란하지만, 칙칙한 장마철에 풍경을 환하게 해 주는 칸나가 이 계절엔 으뜸이다. 2023. 7. 1.
꽃멀미 나와 알레올레 언니는 요즘 꽃 멀미를 하고 있다. 꽃이 너무 많아... 온사방에서 꽃들이 함박웃음을 짓고...손짓을 하니... 으악.....꽃 없는 곳으로...가자.... 메타세콰이어에 사초만 있는 카페에서...우리는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꽃에 미쳤는데...꽃에 둘러 쌓이니...꽃멀미가 난다.ㅎㅎㅎ... 행복한 비명이겠지... 반디농장 수국도 야단법석 아이구...꽃멀미로 어지럽다...ㅎㅎㅎ.... 이 모든게 내가 만든 풍경이지만 그 중에 제일 잘한 일... 멀구슬나무를 심어서 그 그늘아래서 고호마켓 플리마켓을 하고 있는 것. 멀구슬 나무가 멋지게 자라서, 내 꿈을 이루어 주었다. 멀구슬나무 그늘 아래서 도란도란도란...우리의 정도 커가고 있다. 2023. 6. 20.
2023년 반디수국 축제 시작 온 세상이 수국 수국 한다. 꽃이 크고 존재감이 커서 어디서나 수국축제를 한다. 그저 꽃이 좋아서, 나를 위로 하려고 , 꽃을 심고 꽃에 미친 반디농장지기 김영란의 수국은 15년도 더 나이를 먹었는데 지난해부터는 기력이 딸리는지 고사하는 노령 수국이 늘어난다. 새로 아기 수국들을 옆에 심기 시작한다. 삼라만상은 모두 순환하니까 너무 애닯아 하지 말아야지~ 반디수국도 이제부터 내 세상이다며 꽃을 열기 시작했다. 그 누구든...지나다가 꽃을 보고 탄성하고, 잠시라도 즐거우면 수국은 만족할 것이다. 사실은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수국이 스스로 소임을 다하고 가지만... 들뜨지 말고...잔잔하게...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분들 오셔서 멀구슬 나무 아래에서 찬 한잔 드시고, 수국 구경 하고 가시기를 수국을 키운.. 2023. 6. 4.
멀구슬 나무의 꿈 동네 어귀에 큰 나무가 있어서 그 아래 평상을 놓고, 동네 사람들이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무더운 여름날 한 낮에는 선풍기보다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든든한 동네 지킴이 나무가 오래된 마을에는 동네 수호신처럼 우람하게 버티고 있다. 그런 마을, 그런 나무, 그런 꿈...이 나에게 있었다. 유서 깊은 마을에나 있던 큰 나무에 대한 나의 바램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마을에 이사를 가지 못한다면, 그런 마을을 만들어야지... 늘 그렇게 무모한 것 같은 나는, 그런 마음으로 멀구슬 나무 한 그루를 심었었다. 언제 자라서 내가 그 혜택을 볼까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살아서 그 나무의 그늘 혜택을 못 본다면, 내 아래 세대나 또 그 아래 세대 그 누군가가, 그 나무 그늘 .. 2023. 5. 31.
기다려 줘야 해~ 겨우내내 잎이 바싹 마르고 줄기에 물오름 흔적이 없어서 죽은 줄 알았다. 꽤 값나가는 아이였는데... 바빠서 돌려 놓고 뽑아 버리지를 못했다. 가지를 긁어 봐도 물기라곤 없어서 안타깝지만 뽑아 버리고 뭘 새로 심을까 궁리하다가 한켠에 돌려 놓았다. 다른 화분들 물 줄때도 일부러 주지 않았다. 어제, 이제는 뽑고 다른 것을 심으려고 가지를 잡으려다가 발견한 아주 작은 새싹... 어머나...살아 있었구나... 너무 추운 겨울 지나면서 사선을 넘다가...이제 살아났나... 감동...살아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나의 성급한 판단이 한 생명을 버리게 할 뻔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이 다 같은 원리로 돌아 가는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고정관념의 오류...큰 실수를 범할 뻔 했구나. 성급한 판단.. 2023.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