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덥던 여름도 꼬리를 내리고...
하늘은 높고,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가을.
농부의 계절은 이제 일 할만 하다로 느껴지는 가을이 왔다.
쏟아지는 햇살을 등에 맞으며, 산들바람이 한줄기 불고 지나가면,
여전히 땀은 쏟아지는데도, 이제 일할만한 날씨가 되었다.
신새벽에 황토맨발 걷기를 하고...
마중물 언니와 근처의 카페로 가서 마시는 모닝커피 한잔.
최고의 호사를 누리는 중이다.
이 시원한 시간에 일 하기가 최상인데, 모닝커피 한잔과 한시간 그림 그리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그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서, 일은 한낮에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도저히 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귤밭은 정글 수준이 되어서 엄두가 안 날 지경이지만...
농부 경력 20년 다 되어 가니...차근차근...하다보면 끝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제 낫을 들었다.
아직은 가열차게 일할 여건은 아니지만...점점더...가을 햇살 즐기며 일 할 맛이 날 것이다.
이 가을에 나는 일하고, 어싱하고, 그림 그리고...토끼 세마리를 잡아볼까나...
카페에서 내다보는 초추의 양광(초가을 햇살)이 눈 부시다.
찬란하고 빛나는...매일을 감사 해야지.
이 가을을 만끽 해야지.
살아서 누리는 최고의 호사에 감사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