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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신문57

개엄마(금복이 엄마) 라이프 개엄마■ 세자매네 반디농장 김영란의 전원일기(41) 농촌여성신문 | webmaster@rwn.co.kr 승인 2021.10.15 09:40:29 "어쩌다 보니 개엄마가 돼 삶이 더 분주해졌지만 그들도 사랑과 충성을 보였다" 가을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요즘, 난 개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열흘 전쯤, 개가족 일가가 우리 귤농장에 진을 치고, 귤밭 주인인 나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농장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빠개, 엄마개, 강아지 4마리까지, 개가족 6마리가 처음에는 길가에서 왔다갔다 하더니, 아예 둥지를 틀었다. 멀지 않은 곳의 개 기르는 사람이 개 3 마리를 풀어놔서, 동네 사람들이 개떼들이 몰려다닌다고 아우성을 하며 유기견 신고를 해도 소용이 없고, 여전히 길을 활보하며 위협을 .. 2021. 10. 16.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카드 라이프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카드■ 세자매네 반디농장 김영란의 전원일기(40) 농촌여성신문 | webmaster@rwn.co.kr "땀 흘려 일하고, 맛난 점심 먹고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카드’로 영화 보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온갖 종류의 복지제도가 많아졌지만 농촌여성인 내가 가장 즐겁게 여기는 혜택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제도다. 몇 년 전에 생겨서 10만 원에 자부담 2만 원으로 시작했다가(제주도 기준) 지금은 자부담 없이 1년에 15만 원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다. 월로 나누면 1만2000원 정도인데 돈으로 치면 그리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 카드는 온전히 나를 위해, 나만이 쓸 수 있는 카드라 각별하다. 식당이나 서점, 공연, 영화관, 스포츠센터, 미용, 병원 등등... 웬만한 곳에서는.. 2021. 10. 10.
우리의 세번째 스무살 우리의 세 번째 스무 살 ■세자매네 반디농장 김영란의 전원일기(39) 농촌여성신문 | webmaster@rwn.co.k 삶은 단순하고 명쾌한데 복잡한 사고에 길들여져 에너지를 소모한 것 같다... 성호(남편)는 며칠 전 한국나이로 61세 환갑을 맞았다. 영란(나)은 한 달 전 환갑을 맞았고 우린 동갑내기 부부다. 840시간을 더 산 내가 엄밀히 따지면 누나이고, 연장자이고, 인생선배이지만 남편은 남존여비사상의 고루한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는 전근대적인 대한민국 남자인지라, 힘의 우위로 왕좌를 차지해 지배하려는 근성을 수시로 발휘했다. 본디 순종적이지 못하고, 독립성이 강한 내가 이런 남자와 살려면 지혜와 유연한 내공이 필요했지만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30년이 걸렸으니, 그사이 우리 부부는 톰과 제리처럼 아.. 2021. 10. 3.
엄마는 강하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3명의 엄마를 소개한다. 모두 내가 점심 때 종종 가는 작은 식당을 경영한다. 남편 없이 홀로인 2명과 아픈 남편이 있지만 가장 역할을 하는 분이다. 한 분은 사별, 한 분은 이혼, 한 분은 무능력(환자) 남편. 한 곳은 3000원짜리 국수집(다른 분식도 착한 가격), 한 곳은 가성비 짱인 7000원짜리 한식뷔페, 또 한 곳은 집밥처럼 먹는 매일 식단이 바뀌는 곳이다. 맛과 가격과 좋은 재료를 매의 눈으로 알아보는 나 같은 소비자가 극찬하는 이 식당들은 나의 허기와 미식을 즐기는 기호만 충족해서는 아니다. 엄마로서의 강인한 의지를 엿보았기 때문이다. 귤밭이 몇 군데로 분산돼 있어서, 회사 가듯이 아침에 출근해서 점심은 남편과 ‘따로 또 같이’ 식당에.. 2021. 9. 26.
코로나 풍속도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일상이 자유로워졌으면... 이제 코로나를 독감 정도로 인식해야 하는 시점일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이 코로나로 인해 통제되고 제약되며 수많은 2차적인 고통이 수반되고 있다. 막연한 불안감까지 조성되면서 웃픈(웃기고도 슬픈) 일들이 다반사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 코로나 사망자보다 독감 사망자가 더 많다는 통계가 있다는데, 코로나19가 일상화된다면 우리의 대비 자세를 전면 검토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제주도에서의 나의 생활은 거의 코로나 무풍지대라고 할 수 있었다. 귤밭 안에 살고 일터가 귤밭이니, 식당 갈 때와 마트 갈 때만 마스크를 쓰면 됐다. 마스크도 한 번 쓰고 나서 일광 소독하고 또 쓰.. 2021. 9. 11.
농부가 최고 직업이야~■ 세자매네 반디농장 김영란의 전원일기(36)농촌여성신문 | webmaster@rwn.co.kr 내가 살길은 근무조건을 하나씩 고쳐가는 것.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여성 상위시대는 아니지만 여성의 역할과 지위가 다방면에서 남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어떤 직업은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경쟁력에서 여성이 우위인 분야도 많아졌다. 육체적인 힘을 많이 써야하는 농업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성우위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생산의 비중보다 판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여성의 섬세함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 전 전문직으로서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하던 커리어우먼이었던 내가, 결혼과 함께 육아의 어려움에 봉착해서 어쩔 수없이 직장을 도중하차했다. 세 아이 육아에 매달려 전업주부로 산 세월동안 사회적인 경력단절로 나는 경쟁력을 잃은 무능함에 자책을 했었다. 전업주부도 전.. 2021.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