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요리> 코너가 그동안 먼지가 쌓이고 폐업 수준으로 방치해 두었었다.
지난 이야기를 들춰보니 마지막으로 요리을 올린것이 2005년 3월 31일이다.
그동안 내가 뭘하고 살았는데 이랬지...하고 떠올려보니 2년동안 내가 초보농부라며
나름대로 치열한 시간들을 보냈었구나...그동안 아무것도 먹지않고 산것은 아니련만
요리를 올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농부로 태어나느라고...2년의 시간들이 어찌 갔는지도 모르겠구나...싶다.
지난해 귤을 수확하고나서 왕과들이 너무 많이 나왔는데
다른 과일들은 모두 큰것이 상품이지만 귤은 큰것이 비상품이 된다.
비상품과 상품값의 차이는 아주 많이 나서 지난해 겨울부터
내 머릿속은 귤을 이용한 요리 생각에 골몰해 왔다.
언제적 요리사였다고 난 아직도 내가 전직 요리사란 간판을 시시때때 사용하곤 하는데
그것은 내가 전업주부가 되었어도 요리에대한 관찰만은 이어질 수가 있었기에
흉내를 내던 요리에서 깊이를 더해가는 세월이었다고 생각하여
이곳에서도 가끔 요리를 올리곤 하였던것 같다.
호텔 요리사 시절은 주로 최상의 재료로 시각적인 화려함에 비중을 두고 연마했으나
주부가 된후부터는 어떻게하면 실속있고, 알차고, 저렴하고
건강한 식단을 꾸려갈까가 최대 관심사였다.
된장찌개 하나라도 토속적인 깊이를 찾아내는 것이 내 관심사가 되었다.
이곳 서귀포에 올해들어 대형 마트가 두개나 들어섰다.
홈 플러스와 이마트인데 지역 소상인들의 타격은 컸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마트가 경쟁을 하며 세일을 할때를 잘 이용하면 알뜰 쇼핑을 할수 있기에
처음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서서 충동 구매를 하여 카드회사에 기여를 했으나
이제는 균형을 잡았기에 두 마트들에게는 아주 얄미운 소비자가 되었다.
어느곳이 더 싼지...세일 기간 기다렸다가 구매하면 소비를 하면서도
돈을 번것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가끔은 싼게 비지떡이란 말을 절감하기도 하건만
싸다든가 무언가 다르다고 느끼면 사재기까지 하는 습관은 아직까지도 못버리고 있다.
자반 고등어가 한손에 900원이라고라?
싸기도하고 물건도 최상인 것까지 기대한다면...파는 사람 왈 "도둑 심뽀"라고 할까?
어쨌튼 한손에 900원이라니 덜컥 두손 사고 돌아서니 새송이 버섯도 1+1 세일을 하는데
웬횡재냐며...이것 저것 사고보니...아이쿠...또...충동구매로 카드 회사에 기여를 하고 말았다.
아예 나오지를 말아야 해...하면서도 또 싸다 싶으면 덜컥 사버리니
역시나 대형마트가 내 머리보다 한수 위인것 같다.
한손에 900원하는 자반...요즘 자반이 입맛을 돋울것 같아 바로 노릇하게 구어 먹기로 했다.
그런데...쬐끔 물이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살이 탱탱하지 않아서)
어휴...온 집안에 고등어 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옷에까지 배니 며칠동안 비린내로 메슥거릴 지경.
남은 한손은 워찌 할까나.....오늘 저녁...냉장고 다 비울때까지 마트행 자제키로하여
그 문제의 고등어를 조림을 하기로 한것이다.원래 내가 생각한 귤소스로는
싱싱한 생고등어를 조림하면 맛이 있는데 한물간 자반 고등어도 굽는것보다는
조림이 훨씬 나을것 같아서 귤을 넣고 조림을 하였다.
자반이니 기본 간이 되어있어서 양념간장을 아주 슴슴하게 자반이 잠길만큼의 물과 섞어서
평소에는 귤 하나를 그냥 손으로 짜서 즙을 내서 뿌려 주었는데
오늘은 모처럼 사진을 올리려고 원형으로 썰어서 위에 올리고 졸였다.
귤 농부라고 귤을 넣은 것은 아니고 내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서 귤을 넣었다.
일단 짠맛, 쓴맛, 잡맛을 중화시키려고 약간의 당을 첨가하는데 귤의 단맛이 자연스레
맛을 중화시켜줄뿐만 아니라 신맛이 비린내도 제거하리라는 생각에서였는데
(생선에 식초를 살짝 가하면 살이 탱탱해지고 비린내도 제거한다기에)
역시나 비린내 제거에 탁월하다는 느낌이었다.구었을때 온 집안을 진동하던 비린내가
귤을 넣고 조렸을때 마치 참치처럼 부드럽고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고등어아래에는 내가 좋아하는 새송이 버섯을 깔고 조렸는데
버섯대신 무우나,열무 시래기나 묵은지등을 깔고 조리면 주객이 전도되어
주요리인 고등어나 생선보다도 밑에 깔았던 부재료들이 훨씬 맛나서 아이들조차도
이젠 그 맛을 알고 앞 다투어 서로 먹으려 든다.양념간장은 진간장+마늘, 파,생강,고추가루이고
평소에 만들어 둔 육수나 다시물이 있으면 슴슴하게 섞어서 자작하게 졸인다.
여기에 매실즙을 넣어 풍미를 더하기도 하는데 매실즙은 비싸고 만들기도 어렵고
귤 하나 까서 즙 내거나 함께 넣고 조리면...맛과 향이 어우러져 한물간 생선조차
한끼 해결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참기름 한방울 첨가하면 비린내가 가신다는 설도 있는것 같은데 나는 잘 모르겠다.
귤은 냉동실에 껍질 깐 것을 팩에 넣었다가 일년내내 두고 썼다.
얼마전 방송에서 새우젓에 귤즙을 뿌려서 먹으면 짜지 않다며
귤즙을 섞은 새우젓을 마구 퍼먹는 장면을 보았는데 귤에 칼륨이 많아서 나트륨이 많은
새우젓을 중화한다고 하였기에 내가 무릎을 쳤다.아하...젓갈 좋아하는 난 필히
귤로서 내 몸의 나트륨을 조절해야겠구먼하고서...
(사전을 찾아보니 칼륨은 체외로 배출될때 나트륨을 동반하고 배출되어
채내의 염분을 조절한다고 한다.)
그리고...초고추장 만들때 고추장에 물엿이나 설탕, 식초를 넣어서 초고추장을 만들었는데
귤 먹다가 신것이 나오면 노하지 말고 즙을 짜서 귤쥬스를 만들어 두었다가
고추장과 섞으면 그대로 맛있는 초고추장이 된다.브로콜리가 몸에 좋다하니
장수하고픈 열망에 브로콜리를 자주 애용하는데 지글짝 뽀글짝 요리하는 것도 귀찮고
가장 신선하고 상큼하게 소금물에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것...
여기에 쓰이는 고추장은 고추장에 귤하나 짜 넣기만 하면 된다.
생선류를 먹는 초고추장은 생강즙을 넣지만 야채를 먹는 초고추장은 귤향기를 더한 초고추장이 좋다.
마지막으로 입가심으로 데코레이션한 귤로서 염분도 중화시키고 입속도 상큼하게 마무리.
아주 오랫만에 냉장고에 있는것을 이용하여 귤철에 귤 첨가한 요리를 올려본다.
물 좋은 고등어였더라면 오랫만에 금상첨화였으련만...
2006.11.10 英蘭
귤을 이용한 요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실생활 요리에 간단하게 적용할수 있는 귤 요리를 생각해 왔었는데
이제 귤철이 되어 귤이 풍부해지고...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의 비상품 귤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수 있을까를 일년내내 고민하며 생각하였습니다.
앞으로 제 귤을 애용해 주시는 분들께 귤요리에 사용할수 있는 귤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제 귤이 아니더라도 흔한게 귤이긴하지만...
심지어 불로초감귤같은 브랜드 귤조차도 제초제나 화학비료등만 쓰지않고
농약에 관한한 기준이 없는 까닭은 소비자들이 겉모양과 맛에만 치중하므로
판로를위해 소비자의 기호에만 촛점을 둔것이 저로서는 안타깝게 여깁니다.
먹거리는 우선 안전해야만 하는것이 저의 주장인데 안전성이 눈으로 확인이 되지않으므로
믿음을 가진 먹거리를 찾기가 쉽지않게 되었습니다.
누가 돈이되지않는 일에 목숨 걸고 자신을 매진할 수가 있겠습니까?
건강을 잃고 모든 것을 잃는 우를 범하기전에 생명의 먹거리를 생산해야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동안 소개된 귤 요리들은 한정되어있고
제 눈에는 그다지 실용적이지도 않아서
나름대로 제 감각으로 다양하게 이용할수 있는 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귤...가장 저렴하고, 가장 먹기 편하고, 가장 이용하기 쉬운 과일입니다.
생산자 입장에서 그동안 관찰한 바 믿음이 안가는 별별방법이 유통되고 있더군요.
싸다고 무조건 사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강제착색한 귤,농약 덩어리의 귤도 있고,인공적인 별별 방법을 동원하여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였을때 내가 그 과정을 일일이 몰랐으나 알고나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과정들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할수 있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입니다.
건강한 먹거리가 아닌 것은 외면해야 추방 됩니다.
생산자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는 그 먹거리를 먹고 건강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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