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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언제나 그 자리에...

by 농부김영란 2005. 4. 9.

 

 

어젯밤 늦게 고마운 지인들께 답글을 달러 들어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내 블러그는 즐겨찾기로 들어오기 때문에

블러그 대문으로 가보니 보잘것없는 넋두리에 불과한 제 글이 대문에 크게 걸려 있더군요.

이전에도...어인일인지 수다 아지매의 글 아닌 횡설수설 수다가 몇번이나

영광스럽게도(?) 소개되는 일이 있었던지라 처음에는 이게 웬 가문의 영광인가 싶어서

솔직이 들뜬 마음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이내 그것은 나의 정서와는 거리가 먼 것이고

이곳에는 정말 글을 유려하게 잘 쓰시는 분들이 계시기때문에

부끄럽기 짝이 없음을 깨달았기에  어떤 경로로 제 보잘것 없는 글이 소개되는지는 몰라도

이제 인기에 연연하여 들뜰 나이도 아니고,번잡한 인간관계를 다 포용할만큼의

정신적인, 시간적인 여유도 없기에, 언제나 평심을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짐하여

내 형편에 맞게만 가자고 스스로를 조절하며 놀고 있는 제 공간이었습니다.

사는거 알고보면 다 거기서 거긴데..무슨 특별한 이야깃 거리가 있겠습니까?

단지 다른 특별한 취미가 없고, 이곳은 언제든지 시간 닿는대로 와서 놀수있는 부담없는 공간이고

취미가 비슷한 사람끼리의 좋은 유대 관계도 내 삶의 활력소가 되기에

가끔은 회의가 밀려올 때도 있지만(여러가지 이유로)

잡다한 일상사라도 이렇게 흔적을 남겨 놓으면 내 살아가는 과정을

훗날 보면 좋은 추억이 될것 같아서 어줍잖은 글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문에 3일을 소개되고 난 후 어떤 분이 올리신 소감을 읽고 공감을 하였었는데

앞으로 이틀 동안 더 올라있을 내 글을 보고 처음에는 당황하여

이참에 아예 오랫동안 잠수하여 나오지말까하는 생각도 순간 들었습니다.

게다가 답글을 읽어가다가 비공개로 어떤 사람이 쓴 글중에

나를 심히 불편하게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내가 어제 엄마에게서 온 씨앗에 감동하여 그 기분을 남겨 두려고

바쁜 중에도 글 하나 올리고 오늘 또 연거푸 올리는 것은 처음인데

어떤 이해못할 사람의 답글때문에 하룻밤 곰곰 생각하다가

이렇게 제 심정을 밝히는게 낫겠다 싶어서 답글대신 이 글을 올립니다.

대부분이 예의로 호의적인 답글을 남겨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바쁘다는 이유로 그런 인사치레에 인색한(?) 사람이라

그런 사소한 예의와 인사조차도 쉬운 일은 아니란 것을 알기에 더욱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답글에 비공개로하여  "뒤질래?ㅋㅋ..."

그리고 또 그밑에다가는 알수없는 부호를 그려 놓았는데 아마도 짐작컨데

좋은 뜻은 아니겠지요.그 글을 대하는 순간 난 사이버테러라는 말이 생각났고

글 자체로서도 흉기가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소름이 오싹 끼치기도 했고

한편은 어떤 인간이 이 따위 짓거리를 할까 싶기도 했고, 나와 원한 관계가 있을리는 만무하고

비공개로 한것을 보니 자신의 짓거리가 정당치는 못함을 알기는 하는 무례배인것 같았습니다.

취미로 이런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 인간일수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나도 대응을 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니 말에 세제곱하여 돌려주마" 이런 생각도 들었었고,

끝까지 추적하여 신분을 밝혀내서 요절(?)을 낼까 싶기도 했고,

내가 아녀자라 한번 위협으로 찔러보나 싶어서 대한민국 아줌마의 깡을 보여줄까 싶기도 했고,

별별 생각이 다 스쳐 갔습니다만(그렇다고 분노스럽지는 않았고)

지나가다가 심술궂은 악동이 동기도 불분명하게 돌팔매질을 하는데

정색을 하고 쫓아가서 기어이 복수(?)를 한다하여

내 시간낭비요, 에너지와 감정소모임이 분명하니 ddong 밟은 심정이지만

아침에 조용히 삭제해 버렸습니다.

아마도 내가 삼십대였을때라면 펄펄 뛰며 응징하고자 했을지도 모르지만(나는 다혈질)

이제 지천명을 향해가는 나이라 그런지 어느 정도 감정 조절이 되는 것은

나이와 세월이 주는 여유인것 같습니다.

용서는 아니지만 잘못을 깨닫기를 바라는 기도를 할수있는 마음이 된 것입니다.

 

저는 한때 본의 아니게 사이버 동창방을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이 사이버 공간은 상대의 감정을 글로만 읽을수 있기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서  오해와 반목의 시간들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감정과 생각하는 바와,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같은 주제를 두고서도

천차만별의 생각을 중간에서 잘 조절하려고 하여도

오해가 발생하여 등을 돌리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언제나 가시돋힌 사람처럼 비판적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남의 좋은 점은 보려 않고 사사건건 부정적인 견해를 내 보이는 사람도 있고,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주장만 끝까지 고수하는 사람도 있고,

여자들의 묘한 시샘이랄까,끊임없이 비교 질시하는 것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진솔하게 다가가도 끝까지 귀부인처럼 행세하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도 있고,

누가 누가 잘놀고 있나하며 감독 역활을 하려는 친구도 있고...

그런 힘든 자리를 멋 모르고 맡았다가 제 부족한 인격때문인지

다 포용하지 못하고 상처받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도 내가 좀 허술하고 잘못하여도 이해해주고

포용해주고, 감싸주고, 내 걱정을 많이 해주고 그런 따뜻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덕분에 깨달은 것이 많았습니다.

 

내가 내 삶이 힘들고 버겁다고 남을 배려하고 미처 헤아려 주지 못했던 것을

친구는 세세히 배려해 주었을때

내가 미처 모르게 무심코 내뱉은 말이 비수가 되어 상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을

다른 친구가 나에게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는 나를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부족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내게 늘 믿음을 가지고 따뜻하게 대해준 친구들에게서

나의 행동과 생각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넉넉하게 웃으며 대해주는 친구에게서 감동 받아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칼럼이나 블러그에 와서도 나의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감정 조절이 되는것 같았습니다.

내가 일일이 답글 달러 다니기에 힘이 들어서 몰래가서 인사도없이

글을 훔쳐보는(?) 무례를 범하는 곳이 몇곳 있습니다.

그 분들의 글이 좋아서 가 보는데 내 어줍잖은 글 올리랴 답글 달랴

어떤 때는 그 자체가 부담이 되어 문을 닫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었기에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정성들여 심혈을 기울여서 쓴 글을 인사없이 읽기만 할때도 많았기에

내 어줍잖은 글도 비공개가 아니고 그냥 문을 열어 두었습니다.

나처럼 그냥 지나시다가 읽으셔도 되고, 지나다가 공감이 가시면 인사 하셔도 되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스쳐 지나셔도 되고...

내가 일일이 답글을 안다셔도 섭해 마시고, 나또한 바쁠때는 그냥 스쳐 지나가도 오해 마시고...

언제나 그 자리에 늘 서있는 여름날의 시원한 그늘을 주는 오래된 느티나무처럼

부담없이 정겨운 그런 사이였으면 합니다.

아주 오랫만에 찾아가도 변함없이 서 있는 고향 어귀의 느티나무처럼...

그래서 이곳이 편안하고 행복한 쉼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늘 좋은 글로서 저를 행복하게 해 주시는 지기님들께 일일이 인사 못 드려도

참으로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이곳을 빌어 제 마음 전합니다.

 

이곳에서는 유일하게 자신의 생각과 인격을 표현하는 것이 글입니다.

보이지 않기에 다른 것으로 감정을 읽을수가 없기에 서로가 각별한 예의를

글로서 표현하는 공간이기에 배려하는 마음을 서로가 간직했으면 합니다.

건전하고, 좋은 사이버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어떤 범주를 넘지않고

지켜야 할 예의를 잘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방편이란 생각이 듭니다.

말한마디로 순간에 관계가 깨어지는 것을 요즘 제 주변에서도 간혹 보는 일이기에 안타깝습니다.

 

바쁘다 외치면서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마음만 조급한 사람이라

스스로를 돌아 보기도 하고, 봄날...농부다워지기위해 잠시 이 블러그를 휴식 하겠습니다.

제게 주시는 넘치는 사랑으로 언제나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깊은 감사 드립니다.

 

 

2005.4.9.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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