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다

우리집 3월 풍경

by 농부김영란 2005. 3. 5.



 

 

우리집 늘보 예슬이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보통 빠르게보다 한 템포 빨리 달리려는 조급증 에미 아래서

균형을 맞추기라도 하듯 한템포 늦은 그래서 늘보가 별명인 큰 딸이

드디어...청소년 대열에 합류 했지요.

서른 둘 2월에 결혼해서 12월에 낳은 나이.

우리나라에서 중학생이라함은 공부로 목숨걸다시피 하는 수험생 대열에

첫발을 디디는 시점이라...그동안 남들 다가는 학원 눈길 안주고

간 큰 엄마되어 유유자적 했건만...앞으로 모든 것이 점수화되어 나올 중학교 생활에서

저나 아이나 균형과 조화를 잘 찾아가야 할텐데...

 

밥도 남보다 두배나 느리게 먹고, 시간개념 전혀없는 느림보 거북이 예슬.

아침 7시반에 집을 나서야 하는데 아이나 엄마나 온통 야단법석입니다.^^

교복 사면서 3년 입어야 된다며 두리번 거리는 엄마를 극구 만류하는 교복점 주인때문에

그래도 한치수만 크게 산 교복인데...엄마의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감개무량 합니다.

 

남들이야 어떻게가든 고집 하나로 똘똘 뭉친 이 에미는 6학년 11월이 되어서야

영어가 발음이 걱정되어 학원에를 보냈는데 중학교에 들어 가면서 또 혼자하자고

아이와 약속 하여 학원을 끊기로 하였습니다.

조금 걱정이 앞서기는 하지만 일단 그렇게 시도해 봅니다.

그래도 초등때 다양한 특기적성으로 씨앗은 뿌려 주었으니

이제는 공부에 매진해 보기를 바래 보지만...

피아노 체르니 30번까지 하고 바이얼린 3년 가야금 1년...미술, 독후활등등.

공부외의 활동을 많이 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감성이 촉촉한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래었기 때문입니다.

 

3일날 입학 하였는데 아이는 새로운 생활이 재미있다 합니다.

아이에게 이젠 엄마도 바쁠테니 서로가 자기일을 알아서 하자 다짐했습니다만

다짐의 절반만 이루어도 늘 잘 해내는 셈이 되더군요.

오늘 학교에서 다녀 온 아이...급식비 면제 신청을 할까 하더군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이 있을텐데...에미가 의아하게 되물으니

자기가 대상자에 해당된다 하네요. 뭔 소리당가?

급식비 면제 대상자 기준...차 없고, 학원 안 다니고, 핸드폰 안 가진 아이.

와하하하...한참이나 웃었습니다.그러고보니...우리가...그렇구나. 나도 몰랐네.

 

살기좋은 세상이니 급식비 면제 대상자 선정 기준에 고심 했을테지요.

서울 학교에서는 어떤 선생님이 방 한칸 사는 아이는 아이들 앞에서 손들라고 했다고

이웃의 방한칸 세들어 사는 엄마가 엄청 분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답니다.

아이는 엄마의 부담을 덜어 준다고 자랑스럽게 손들어서 급식 면제 신청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엄마는 자존심이 몹시 상해서 펄펄 뛰길래 겨우 진정시켜 준 일이 있었는데...

우리 아이가 면제 신청할까 물으니 어안이 벙벙 했습니다.

그동안 아끼며, 검소하게 살자고 늘 아이들에게 당부하여 아이들이 차없는 것이랑

핸드폰, 학원 안가는 것등은 당연하게 받아 들이고 있었거든요.

학원은 선택 사항인줄 알았더니 필수사항인 모양입니다.하여간 와하하하하...

세아이나 키우자니...혜택 받는다해도...안될 것은 없겠지요.^^

농 삼아.."그래, 한번 신청 해봐봐~"  그래놓고...재미 있어서 계속 웃고 있답니다.

그렇구나,우리가 그런 부류에 속하는구나~~

나는 그래도 늘  민폐 안 끼치고 잘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지.^^와하하하...

세가지 조건 다 갖춘 아이는 아무래도 드물긴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진짜 어려운 아이들은 오히려 드러내놓고 신청하기 어려울지 모르니

주변 잘 살펴보고 나서 아무도 없으면 신청해 보렴.하하하..."

 


겨울방학 봄 방학때문에 아이들이 계속 집에 있으니

규칙적으로 밭에를 가지 못해서 일이 밀리는 것 같아서 조바심이 났었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출근하는것처럼  나도 밭으로 가리라 결심하고

어제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밭으로 출근(?) 했습니다.

녹차와 커피, 비스켓을 챙겨 가지고...4-5시간 일 했는데 쉽없이 했더니 힘이 들었지만

제법 많이 주변을 정리 했답니다.

우리집 먹을 야채밭은 확보된 것 같습니다.

 



 

 

오후 두시쯤 되자 아침에는 화창하던 날씨가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 했습니다.

아이들도 돌아올 시간도 되고하여 집으로 돌아오니 그때부터 눈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3월 날씨는 이래서 봄이라 하기에는 너무 을씨년스런 날이 많은 것 같습니다.

며칠전에 본 꿀벌들이 걱정 되네요.봄맞이하는 나무들도 걱정되고...

눈은 오늘까지도 쉽없이 흩 뿌리고 있습니다.

눈이 많이와서 또 작년처럼 큰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작년 2월쯤에도 1미터가 넘는 눈이 내린 곳이 있어서 하우스등 큰 피해가 있었지요.

오늘은 눈때문에 마음 졸이는 주말입니다.

 



 

 

3월 새로운 계절의 시작인 달입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품은 대지처럼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즐겁고 행복한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블러그 특성상 일일이 찾아 다니지 않으면 새 글이 언제 떴는지를 모르겠기에

이웃 마실 다니기에 소홀한 저는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뉴스레터도 소수의 몇분만 오고 나머지 분들은 전혀오지 않아서 궁금 합니다.

모든것이 과도기에서 오는 혼란이기에 조용히 지켜보고 있습니다만

빨리 모든게 원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기에 안부인사에 소홀하더래도

섭섭해 마시기 바랍니다.   초보농부가 본업에 충실하자면 어쩔수없으리라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구요.    초보농부 1학년 일기는 훗날의 추억을 위해

시시콜콜히 작성해 볼 생각입니다.결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하기...

한템포 느리게...지금까지 허겁지겁 살아온 세월 동안에 무엇이 내게 남았나 결산해보니

온통 허전함 투성이라 내 걸음에 이제는 속도 조절을 해보려고 합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넉넉하게 사는 법을 터득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행복한 사람되기를 소망하면서...3월의 안부 인사를 이곳에서 대신합니다.

 

 

 

2005년 3월5일 英蘭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라서 죄송 합니다.  (0) 2005.05.31
"시골에 사는 즐거움" 유안나님 책 출간  (0) 2005.04.29
언제나 그 자리에...  (0) 2005.04.09
방과후 특기적성  (0) 2005.03.14
건강한 먹거리에대한 나의 생각  (0) 2005.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