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다

"시골에 사는 즐거움" 유안나님 책 출간

by 농부김영란 2005. 4. 29.

 

 

 



      제가 아끼며 즐겨찾던 이웃칼럼지기님이 책을 출간 하셨다는 소식을 보내 오셨습니다.

     "안나와 차 한잔"이라는 칼럼을 쓰시는 분이십니다.

     작년 이맘때까지만해도 서울에서 매캐한 공기에 힘들어하던 제가

     맑은 시골 공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마시며

     시골생활을 엿보던 귀농 3년차의 어여쁜 분이십니다.

     나무 한그루라는 닉으로 블러그(나무 심는 마음)를 운영 하시는 남편 이우성씨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아내의 책 출간을 기뻐하시고 널리 홍보하시는 모습에

     저도 박수를 보내 드리고 마음을 보태고 싶어서 여기에 소개해 봅니다.

     실은 나무 한그루님의 기쁨의 저의(?)가 좀 다른데 있기도 한것 같지만

     (농부의 삶이 너무 힘들어 해마다 겨울이 오면 안나님이 가출하려하는 것을

     이제 만천하에 공식적으로 시골살이의 즐거움을 선언하였으니 올 겨울은 편할것 같다는...

    ㅎㅎ...남편 이 우성씨의 즐거운 비명에도 괜시리 저까지 즐겁습니다. )

     두 분의 향기나는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가을 그분들의 정성이 가득담긴 결실인 청정 고추 가루를

    아직도 아끼며 먹고 있습니다.

    땅에대해 외경심과 겸허함을 가진 어여쁜 두 부부를 소개 합니다.

    책은 이곳 제주도에도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신간 코너에서 그녀...유 안나님을 발견 했답니다.

 

 

 

 

      마음속에 날이 선 칼날을 무디게 만드느라 스스로를 혹사한 봄날이었습니다.

      고되고 지치게 만들어 나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토해내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미처 여물고,여유로워 질 새도 없이 달리기만 하는 나를 돌아보니...

      내달림에 스스로 발걸기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또...계절마다 찾아오는 허물벗기의 한 과정인지도 모르지만...

 

      대충 주변 정리하고 씨앗 나누어 뿌리고

      우연히 발견한 보랏빛 풀꽃을 캐 나르느라 며칠을 보내고

      하루는 고사리도 뜯어보고, 쑥도 뜯어 냉동 시키고

      어느날 우연히...산 기슭을 헤메다가 열정이 있는 멋진 분도 만났습니다.

      산 하나를 사서 5년째 공원을 만들고 계시는 분이셨습니다.

      돈으로만 될수 없는 열정을 느끼게 하는 공간을 손수 만들고 있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지만 늘 생계를 우선시 해야하는 강박 관념에

      나는 진정한 예술가는 결코 될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처연하게 인정 합니다.

      꿈만 꾸다 사그라지고 싶지는 않다고 나도 한뼘 공간을 차지하고

      내 맘대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그토록 염원했는데도

      늘 현실의 범주를 못 벗어나는 절 안타까와 합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씨 뿌리고 가꾸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겠다고

      뿌린 씨앗들이 지금 이렇게 보여주고 있네요.

     남편과 아이들 씨앗은 나보다 열흘정도 먼저 뿌린 것인데

     구멍을 찍어서 뿌리더니 씨앗들이 어디로 다 실종 했는지...

     아마도 너무 깊이 묻어서 고개를 내밀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땅속에서 들려오는 씨앗들의 신음소리가 내 가슴을 치게 하는군요.

     오호 애제라~~~~

     나는 씨앗을 흩뿌리고 그위에 흙을 살살 펴서 덮어 주었고

     첫째 예슬이는 가장자리만 그렇게 한것이 성큼 컸는데

    중간에 구멍을 파고 뿌린 씨앗들은 아직도 땅속에서 고군 분투를 하고 있나 봅니다.

    둘째 예지는 그나마 봐줄만 하고 막내가 심은 적상추는 애닲음이 이런가 합니다.

    그날 씨 뿌리고 생색 있는대로 내던 남편의 작품은...

    꺼이 꺼이...이럼에도 불구하고 가르켜 보려고 애를 쓰는 나를 슬퍼한 봄날이었습니다.

    이런 동포들과 코드를 맞추며 농부를 하려니...나의 봄날이 험난할 수 밖에...

    쉬는 날이면 마음이 바다 낚시에 가있는 남편의 마음을 되돌려 보려고

    잔소리, 공갈협박,회유...서서히...체념...포기...내 마음 다스리기...

   그러다가 낚시에 싫증 날때까지 기다리기로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으니...

   나의 그런 염원 탓인지...요즘은 도무지 남편 낚시에 걸려드는 물고기가 없는데도

   남편은 여전히 마음이 바다에 가 있습니다.묘안이 없을까요?^^

 

    요즘 비가 오지 않아서 흙이 너무 건조 합니다.

    그래도 그냥 자연 그대로 자생하는 것처럼 키워보고 싶어서 물 주지를 않고 있으니

    힘들게 살아내는 모습이 역력 합니다.

   고추, 토마토, 가지등도 모종을 사서 심어 두었는데

   올해는 우선 관찰하는 한 해로  정해야 겠다는 생각 입니다.

 

 

      혹시나...제 안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하여(^^)

      저의 건재함을 올려 봅니다.

      건강하게 잘 계시겠지요?

   

 

 

 

 


 

 

                                                            2005.4.29.英蘭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초보 운전 일기  (0) 2005.06.28
초보라서 죄송 합니다.  (0) 2005.05.31
언제나 그 자리에...  (0) 2005.04.09
방과후 특기적성  (0) 2005.03.14
우리집 3월 풍경  (0) 200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