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귤즙 편지
청포도...이육사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靑袍(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
이육사 시인은 일제 강점기에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독립운동을 하다가 투옥되어 39세의 나이에 옥사를 한 민족 시인입니다.
감옥 수감번호 264에서 따온 이름이고 본명은 이원록입니다.
시인으로, 지식인으로, 독립운동가로,
젊은 혈기를 내 나라를 찾는데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 아픈 영혼을 기리며...7월을 숙연하게 보내려 합니다.
삶의 소소한 투정을 부리다가 ,
나의 오늘이 그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기반이라는 사실에
정신을 올곧게 세우려고 이육사님의 시를 읊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