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어여쁘다.
잎도 먹고 꽃도 피어 더 어여쁘다.
취나물도 잎도 먹고 꽃도 피어 어여쁘다.
나도 생강꽃, 하얀꽃 피고 나서
보석같은 푸른 열매도 어여쁘다.
그냥 스쳐 지나갈 존재감이었는데
모셔두니 귀빈같다.
남쪽나라 태국에서 온 로엘리아(보라꽃).
지난해 마디 몇개 가져와서 삽목해서 피고 진다.
낮게 피어 올망졸망 앙증맞은 지니아들과 잘 어울려 놀고 있어
어여쁘다.
하얀 샤프란,
작지만 눈부신 아이들.
낮게 피어 어여쁜 아이들.
흰 나팔꽃도 어여쁘다.
늘 흰꽃에 눈이 더 가는 이유가 뭘까~
내 뜰에는 흰꽃이 가장 많다.
그 다음이 보라꽃.
하얀 구절초는 이제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준비 중이다.
그리고 붉노란 제주 상사화도 피고 지었다.
화단 정리 하면서 "잎만 있는 넌 뭐니~"하면서
알뿌리들을 캐서 귤나무 아래 버렸었는데...
잎 지고 한참이나 후에 꽃대 쑥 올라와서 꽃만 핀 아이들.
상사화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해서 상사화라네~.
무지한 주인이 꽃도 없는 아이들이라며 캐서 버린 중에
살아남아 꽃 피운 아이들을 보고 가슴이 덜컥했다.
아마도 언젠가 꽃 보고 데려왔을텐데...잊어버리고 있다가
꽃도 없는 존재라며 버린, 나의 가볍고 몽매한 사랑을 탄식했다.
눈물겨운 상사화의 마음이 전해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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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만큼, 아니 꽃보다 더 예쁜 아이들은 텃밭 채소들.
이 아이들은 잎도 먹고 꽃도 어여쁘다.
브로콜리,콜라비, 쑥갓은 일부러 꽃보기 위해 심기도 한다.
배추꽃도, 무우꽃도, 갓꽃도 예쁘다.
이렇게 기특한 아이들은 연두로, 초록으로 잘 자라주는 것만도
꽃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뜰이 없으면 화분에서라도 채소를 키워보면
꽃보다 더한 기쁨을 선사해준다.
열무
배추와 당귀
참나물, 무우, 박하
취나물, 상추,오가피,맥문동,샤프란
부추(새우리)
취나물
나물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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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에는 이 아이들이 피어 있다.
무릇
괭이밥
계요등
왕성한 바랭이까지도 어여쁘다.
여름과 겨울 사이
어여쁜 가을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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