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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삼나무 제거 2탄

by 농부김영란 2016. 3. 17.



처음에는 길 입구쪽만 삼나무를 잘라서 환하게 할까하는

가벼운 맘으로 일을 벌렸다가

일을 해보니 그렇게 했다간 고양이 세수하는 식이 될 것 같아서

대대적인 일이 되버렸다.

삼나무를 잘라도 나뭇가지를 그대로 쌓아두면

어수선하기 그지없어서(지난해 그렇게 했다가 머리에 쥐 날뻔 했다)

파쇄기를 부르고 지난해 쌓아놓은 삼나무까지 긁어내고 하려니 포크레인까지 동원 되었다.

이들 모두 합하니 하루 일당만 120만원, 점심식사,새참까지 135만원.

첫날 삼나무 자르는 일당은 45만원+ 점심 새참등등10만원

세째날 포크레인 40만원, 파쇄기 20만원(반나절),전기톱 반나절...식사 새참.

대략 300만원 공사가 되어 버렸다.

예상외의 거금이 드는 공사가 되었지만

내가 다 할 수도 없는 일이고 한다해도 아마도

초죽음이 되어 일어나지도 못할 일이 될 것임을 알기에

큰 맘 먹고 일을 진행해 버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환골탈퇴하는 반디농장이다.

일이 정리가 되어 가는 것을 보며 "역시 돈이 좋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금이 나갔지만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하면 그만큼은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 하는(특히 삼나무 베기한) 삼촌들께

귤나무 숯불구이를 해서 몸보신도 시켜 주었다.

"아낄땐 아끼고 쓸땐 쓴다~"는 베포로

일 할때 만큼은 최상으로 잘해주려고 한다.

내대신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해주니까

다른데서 아끼고 최상의 대우를 해주야 한다는게 내 지론이다.

그리고 몸으로 사는 사람들은 몸을 잘 보해줘야 하기에

최대한 잘해주려고 노력한다.


큰일은 이들이 해주고 나는 뒷정리가 남아 있는데

실은 그런 자잘한 일도 만만치가 않다.

파쇄한 것을 모아서 귤나무에 뿌려주고

길도 말끔히 청소하고 무너진 담장도 보수해야 하고...

남편은 귤나무에 영양제를 주고 소독하고 봄농사에 들어가서

이런 뒷일은 모두 내가 감당하기로 하였다.

내가 무너진 돌담을 쌓고 있는데 지나 가시는 분이 보더니

"그런 일도 하시오? "한다.

"농부로 살려면 웬만한 일은 다 스스로 해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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