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사람의 대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이
인공지능의 월등한(?) 우세로 승부가 가려져서
연일 매스컴이 화제다.
나도 물론 점점 더 관심이 깊어져서
인공지능에 대해서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의 세상은 상상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이 다가올 것 같다.
지나친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사람의 감성마저 무시 당하고 패배하여
큰 혼란이 야기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사람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과 마주한 보통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경외심보다 두려움이 생길 것만 같다.
창조주의 경계에 너무 다가가면
바벨탑을 쌓았던 고대인류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르지 않을까하는 기우마저 드는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의 범주를 지키기 위해서
과학이 너무 앞서 가지는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같은 감성주의자이며 아날로그 세대는
지금의 디지탈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심한 멀미를 느끼고
간신히 거북이 걸음으로 쫒아가면서도 열패감을 느끼는데
기계가 나보다 앞서가면서 명령하는 세상에서 살면
나는 원시 생명체 아메바 존재로 느껴지게 되지나 않을까.
나는 기계를 지배하고 조종하는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과학은 상상할 수 없는 세계로 진입하는데...
난 여전히...
몸으로,머리로, 감성으로 사는 것에 익숙하고 행복한 세대이다.
사람이 몸을 아끼지 않고 하는 일에 의미를 두고
정이 가는 사람이다.
각설하고...
(나는 그냥 농부로 살면 되잖아~^^)
제주도는 삼다도다.
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하여 삼다도가 되었다.
그 중에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바람을 막기 위해서 아주 큰 삼나무가 방풍림이 되어 주었다.
삼나무 높이는 아파트 5층보다 더 높은 것도 많다.
전에는 귤밭 주변에 삼나무를 둘러쳐서
바람을 막고 바람으로 하여 생기는 상처를 막느라고 삼나무를 심었는데
이제는 귤의 겉모양보다는 맛으로 평가하는 시대가 되어서
일조량을 방해하는 삼나무를 베어 없애는 게 대세이다.
그래도 나는 제주도스러운 풍경중에 삼나무가 너무 멋스러워서
그동안 베지 않고 있었는데
희망밭이 길가에 있어서 삼나무가 둘러쳐 있으니
주변이 환하지 않고 귤나무에게도 더 풍부한 일조량을 제공하고자
과감하게 삼나무를 베어 내기로 하였다.
사람의 힘으로 삼나무를 제거하는 모습.
여전히 사람의 힘은 위대하다.^^
대형포크레인이 삼나무를 우지끈 부러 뜨리고
뿌리채 잡아 올리고 하는 모습에도 감탄 했지만
사람의 힘으로 골리앗같은 거인 삼나무를 쓰러 뜨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한편 기립박수감이었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서 한사람은 전기톱으로 밑둥지를 자르고
한사람은 갈고리로 끈을 달아서 높은 곳에 건 다음
쓰러뜨릴 방향에서 잡아 당기는 것이었다.
두명의 삼촌들은(제주도에서는 이웃사촌을 삼촌이라 부름)
혀가 내두르게 일을 잘 하였다.
전기미싱톱으로 하루종일 나무를 베고나면
밤에는 팔을 들 수가 없다고 한다.
연신 카누커피를 마셔댄다.
나무를 잡아 당기는 다른 한명은 소주를 물처럼 마셨다.
그래야 일을 할 수가 있단다.
고개를 끄덕끄덕...
내 알고 말고.
몸으로 하는 일, 나도 안데이~
왜 커피를 거푸 마시고 소주를 마시는지 나도 안데이.
힘든 일일수록 맨정신으로 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내도 안데이.
내도 겨울에 수천톤을 들었다 내렸다
온 몸으로 인간 기중기처럼 사는 사람이데이~
나보다 두살 아래라 나는 그예 인생선배 노릇을 하였다.
"이렇게 힘들게 번 돈...한방에 날리면 안된데이~
경마, 마작, 노름, 여자...등등등...
그렇게 한방에 날려 먹으면 안돼요, 아우님들."
하면서 나는 친누나처럼 훈계(^^)를 아끼지 않는다.
몸보신 시켜 줄라고 보신탕 삼계탕도 사 주었다.
들어보니 둘 다 아들 딸 잘 키우고
가정 잘 지키고 열심히 사는 아우님들이라
내 친동생처럼 기특하고 이뻐서 칭찬과 응원, 훈계까지 아끼지 않았다.^^
기계가 그렇게 발달해도
사람의 힘도 이렇게 위대하다.
이렇게 몸 아끼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찡~하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몸을 아껴 가면서 일해요.
골병들면 돌이키기 어려워요."하며 아우님들께 전했다.
그것은 내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농부의 봄은 일 시작부터다.
한동안 칩거하며 몸을 달랬더니
조금씩 의욕이 차 오른다.
봄 농사가 시작 되었다.
새싹처럼 기운이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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