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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폭설 고립

by 농부김영란 2016. 1. 25.



제주도는 지금 32년만의 폭설이라 합니다.

그저께 23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오늘까지도 내리고 있습니다.


반디농장 유기농 귤은 설 선물귤로 나가기 위해서 여태 나무에 달려 있다가

22일 탱크(^^) 할머니들을 모시고 믿음밭귤을 모두 따 내리기 시작했는데 

2/3밖에 따지 못하고 23일이 눈예보가 있어서

23일은 아이들과 남은귤 중에서 상품만 골라서 땄습니다.

오전부터 눈이 오락가락 내리기 시작했지만

하나라도 더 따려고 눈 내리는 중에도 상품귤을 땄습니다.

이날도 아이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온가족이 눈이 펑펑 쏟아지는 오후 세시까지 대충

상품귤을 따서 얼지않게 잘 싸두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인 믿음밭도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에

단도리를 잘 해야만 할것 같아서 부직포를 사서 싸고 꽁꽁 묶어 두니

남은 귤은 이제 얼어도 큰 여한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나무에 달린 귤이 200-300박스 정도이지만

어제보니 모두 샤베트귤이 되었어도

저는 이제 애간장이 녹지 않습니다.

지난해 겨울같이 힘든 해...이만큼만 했어도 다행이야~ 싶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귤밭에서 하나도 못 따고 귤나무에 귤이 가득 달려 있는 풍경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저 귤밭 주인은 아예 손을 놓았구나~ 싶으니

같은 농부로서 그들의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 느껴져 와서

저는 이만큼 한것만도 크게 안도를 합니다.

회원님 5차귤까지 다 내보냈고

남은 귤도 주문 하신 량은 보내 드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귤나무에서 언 귤들은 효소로 만들어서 귤나무의 영양제를 만들어서

다시 귤나무에게 돌려 주면 됩니다.


물심양면으로 내일처럼 도와주신 분들께 많이 많이 감사 드립니다.

지난주부터 주문 들어온 귤을 오늘 월요일에 발송하려 했던 귤은

수요일이나 목요일 되어야 발 송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제주도는 전체가 마비상태입니다.

차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어제 저는 믿음밭 과수원에

걸어서 큰도로까지 나와서 택시를 타고, 다시 걸어서 와서

과수원의 상태를 체크했습니다.

오늘도 차는 못 움직일 것 같고 내일이나 되어야 차를 운행하고

내일쯤 선별해서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주문 귤을 보내 드릴 것 같아요.


집(아파트)에서 낮 12시에 내려다 본 주차장 풍경

모든 차가 나가지를 못하고 있어요.




혹시라도 차를 타고 나갈까하여 차의 눈을 치워 보았지만

차창에 눈이 너무 많이 쌓인데다가

눈을 치워도 언유리가 앞이 안보여서

걸어서 나가서 버스를 타려고 1호광장까지 걸어서 나왔지요.







길에 차는 하나도 안 다니고 썰매를 타는 풍경을 볼 수가 있었어요.




가는 길에 차창에 그려진 스마일 그림에

예슬이가 한컷 더햇어요.^^




우리는 이 와중에도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보겠느냐~면서...^^










눈 깊이를 가늠해 볼려고 차에 쌓인 눈에다가 손바닥으로 눌러보니

대략 15cm는 되는 것 같았는데 그 후로도 계속 눈이 왔거든요.






길가에 관상용으로 심어 둔 하귤나무에도 눈이 가득 했어요.








풍경은 아름답지만 이 재난 상황에

또 얼마나 큰 후폭풍 피해가 있을까요.

우리는 과수원 방에 묵을 생각으로 비상식량을

며칠것을 챙겨서 걸어가고 있는 중.






큰언니와 예슬이가 함께 과수원에를 걸어가고 있어요.









































아름다운 풍경.

농부가 아니라면

마냥 아름다운 풍경일텐데...

농부의 맘은 노심초사할 풍경이지요.


저는 그나마 눈오기전에 서둘러서 대충이라도

상품을 건져 놓아서 한시름 덜지만...

폭설 이후...어마어마한...피해상황이 들려 올 것 같아요.





드디어 믿음밭 과수원에 도착 했어요.




겨우내내 피어있던 아부틸론도

얼어서 멍~해진 얼굴이네요.








여태 못 따줘서 미안해.

넌 효소만들어서 귤나무에게 영양제로 줄게.














믿음밭 과수원 부엌에 둔 홍복이와 청복이 걱정이 되어서

눈길을 뚫고 걸어서 왔는데

이 아이들이 눈보고 좋아서 난리법석입니다.








따놓은 귤은 이렇게 꽁꽁 싸 두었더니

그래도 두다리 뻗고 잘 수가 있었어요.^^

지난 주부터 주문 주시고

설 선물귤 신청하신 분들께 보내 드릴 귤은

잘 갈무리 해 두었어요.

날 풀리는대로 작업하여서 보내 드릴게요.

상황이 이러하니 느긋하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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