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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2023년 시월의 마지막 밤에...

by 농부김영란 2023. 11. 3.

장장 100여일을(며칠 빠지지만) 황토광장 맨발걷기와 카페에서 한시간씩 그림 그리기를 하였다.

소울메이트 마중물 언니와...

언니는 내게 걷기운동의 길로 인도 하였고,

나는 언니를 그림으로 이끌었다.

마중물 언니는 평생 트라우마처럼 잘 안되던 그림 그리기가

인생의 마지막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라고 하셨다.

매사에 무대뽀인 나는 그냥 무작정 따라 그리다보면 감이 온다면서

도찐 개찐(도긴 개긴)의 그림선배가 되어 언니의 팔을 이끌었다.

정식 전공한 샘들이 보면...기상천외한(^^) 어쩌라고 식의 우리들만의 그림수업이었다.

아무런 형식없이 무작정 따라 그리기...그리다 보면 길을 찾게 된다가 나의 지론이었다.

감(感) 잡았어~ 하는 순간부터...날아 가는걸...익히 알기에...

 

역시 언니는 감 잡았어 하는 순간이 너무나 빨리 왔다.

내가 귤따기에 돌입하면 모든 일상이 정지 되기에...

언니 혼자서도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기게 되기를 바랬는데 내가 예상 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언니는 길을 찾았다.

어차피 그림은 혼자서 그리는 것이고, 명상의 시간이니...잘 즐기시기를...

언니가 그림 감을 잡아서 이제 혼자서도 날개를 달고 날아갈 것 같다.

 

 

나도 2년여 그리다가 지난해 송사에 집중하느라고 쉬었다가

다시 독학 그림 그리기에 돌입하여...

그간의 어수선한 마음들을 다잡을 수 있었다.

색연필 세밀화가 내게 맞는 것 같아서 주로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모든 잡념을 떨쳐내고...

무념무상...집중 할 수 있어서  힐링시간이 되었다.

who am I?

 

10월 마지막 날, 요즘 가을 타는지  감성으로 충만해진 나는

우리시절 합창하던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을 틀어놓고...

술 한잔을 즐기려고...막걸리 두잔(찻잔)에 아쉬운 듯 하여 문배주 한잔을 마셨는데...혼절...

필름이 끊겼다. 새벽녘에 정신이 들었는데 내가 소리내어 엉엉 울고 있었다. 뭐지?

내가 소리내어서 왜 우는지를 모르겠지만 이렇게 운 적이 없어서 내친 김에 한참 엉엉 울었다. ^^

한쪽 머리가 욱신하니 어디 부딯힌 것 같고...내가 무엇이 서러워서 엉엉 울고 있는지 나도 몰랐지만,

이렇게 울어 보는게 언제였는지 기억에 없으니...실컷 울어야겠다 싶었다.

파란만장한 내 인생이었지만, 이제는 슬퍼하거나 아파하고 있지 않아서...나를 잘 추스리고 있는데...

내 심연 어딘가에 깊이 자리했던...살아내느라고 아팠던 감정들이 소용돌이 쳤던 것일까?

나를 억제 하면서, 나를 극기하면서 살아낸 지난 세월동안...내 안에서 응어리져서 미처 못 풀어낸 감정들이...

울음으로 솟구친걸까?  사는게 뭐 별거라고...그리도 애 타 하면서 발버둥치면서 살았던가? 싶은데...

 

암튼 열심히 살았으면 되었지...울음 뚝!

 

아침에 일어나니...휘청~ 알콜이 분해가 안되어서 정신이 혼미.

남편 왈. 술도 별로 안 마셨는데 어떻게 그렇게 취하냐고 했다.

내가 술에 취해서  밖에서 쿵 하고 쓰러졌단다.(내 방으로 오느라고 나오다가 넘어졌는데

왼쪽 머리와 손등이 깨져 있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네~

이건 뭐지...필름이 끊기다니...

이제 다시는 술 마시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남기고...2023년 시월의 마지막 밤은 저물었다.

괜히 분위기 잡다가...황천길로 갈뻔 했네.~^^ 아직은 아니야...인생 60부터라는 말도 있는데

이제부터 그림도 그리고...내 삶 잘 갈무리 하면서 아름답게 살아야지.

그동안은 시행착오 투성이었지만 앞으로는...덜 후회하기.

따뜻하게 살아야지~

그림과 꽃이 나를 구원해 줄 것이야.

 

 

색연필화 (2021년 모작)

 

색연필화 (2021년 모작)

 

색연필화(2021년 그림)

 

색연필화 (2021년)

 

색연필화 (2021년)

 

색연필 (2021년)

 

색연필 (2021년)

 

오일파스텔 (2021년 그림 그리는 내 투박한 손)

 

 

물감 모작(2021년)

 

물감 모작(2021년)

 

물감(동네풍경2021년)

 

물감(2021)

 

오일파스텔(2021년)

 

물감(2021년)

 

오일파스텔(2021년)

 

지점토부조 우리 온이(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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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모작(2023년)

 

색연필 모작(2023년)

 

색연필 (2023년)

 

색연필화(2023년)

 

색연필화 (부석사 목어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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