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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편지

꽃미녀의 봄

by 농부김영란 2023. 4. 23.

남편 농부는 지난해 송사를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허리 디스크가 발병하여 지금까지 낫지를 않아서 장애인처럼 걷는다.

나라가 행정을 잘못하여 무고한 국민에게 이렇게 많은 피해를 줘도 되는가하는 생각에

아직도 울분이 가라앉지 않지만, 다시는 나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법을 잘 제정하여,

선진국 대한민국다운 농정행정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전정4일 하고, 파쇄 4일 하고...파쇄기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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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넘 추워~~~. 으스스스스~~~~~

바람이 살 떨리게 하는데도

꽃들이 잘 견디고 있다.

귤꽃 향기 바람에 날리고...

(올해는 귤꽃이 많이 왔다. 천재지변만 없으면 풍년이 들 해인데...

부디 풍년이 들게 해 주세요~~~)

지난해는 나도 억울한 송사로 몹시 힘들었지만

귤밭도 나처럼 큰 피해를 입었다. 영하 5도까지 내려간 기온이 어린 나무들을 죽게 만들었고,

살아남은 나무들도 잎을 떨구고 가지가 앙상하다.

그 중에...앙상한 가지가 새싹을 틔우고 있는데...그 새싹에게서 위로 받고 다시 희망을 품는다.

봄 일 중 가장 큰 일인 전정과 파쇄를 끝냈다.

전정은 10년이 넘게 함께 하는 이웃 삼촌들과 했고

파쇄는 남편과 내가 도우미로 끝냈다.

동해 피해를 크게 입은 하귤 나무...너도 나도 많이 아팠다.

어린 묘목들은 명을 달리한 나무들도 있다.

지난 겨울...나도 많이 추웠는데 귤밭도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봄이 되니...새싹이 돋아난다.

 

꽃미녀(꽃에 미친 녀자)는 꽃만 보면 만사 시름을 다 잊는다.

덕분에 여기까지 힘든 순간 잘 이겨냈고, 지금도 꽃으로, 노동으로 내 삶을 잘 감당해 왔다.

그리고 짬짬이 ,나는 여전히 꽃에 미친 봄을 보내고 있다.

꽃에 미쳐서 다행이다. 온갖 시름 꽃으로 다 씻어낸다.

꽃 덕분에 지난해 입은 상처가 빠르게 아물고 있다.

피해의식을 떨춰내고, 새 희망을 가지라고 꽃이 속삭이는 덕분에...

용서...아량...이런 말들로 나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정의로운 세상은 포기하면 안돼~~~

 

 

 

생계 걱정 안하고 꽃밭만 가꾸는 인생이면 더없이 좋겠지만...

짬짬이라도 꽃에 미칠 수가 있어서...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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