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놀 했지요? ㅎㅎㅎ
지난해 화원에서 커다란 흰장미를 보고 무조건 사와서 땅에 심었는데
두배로 자라서 올해는 꽃송이를 여러개 달고 나왔다.(이렇게 보답하네~)
꽃 향기는 잘 익은 복숭아 향기이다.
이 꽃 자랑하려다가 내 섬섬옥수를 자랑하게 되었네.ㅎㅎ...
손바닥만하게 큰 흰장미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크기를 비교할게 없어서
제 손을 옆에 두고 사진 찍었더니....."으으으~~~~내 손.....넘 황갈색이네~~~"
농부 손이 이래야 마땅하지만...아직도 쪼매 남은 부끄러움.^^
오른손 보다는 훨씬 고운 왼손이지만...내 피부가 심하게 햇볕에 그을렸구나~~~
꽃밭이 아름다운 , 귤밭이 풍성한 그 댓가이지만....
모든 것은 댓가의 산물...나는 나의 꽃밭을 열심히 가꾸고 있다.
남편 농부는 열심히 귤밭을 가꾸고...겨울 수확기에는 내가 전적으로 참여하지만
평소에는 나는 꽃밭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송사로 어수선했던 내 마음이 꽃으로 치유 받고 있다.
여전히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다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꽃으로 마음 달래니까 그런 감정들이 희석되고 있다.
마음이 힘들수록 꽃으로 식물로, 노동으로 치료 받는게 효과가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은 온 세상 꽃들이 다 피어나고 있다.
반디뜰에는 흰 줄장미가 담장을 장식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멀구슬 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하고 있다.
동네 쉼터에 커다란 멀구슬나무 아래 벤치를 두고,
도란도란 차도 마시고 정 나누고 싶던 막연했던 소망이 이루어졌다.
담장 너머에 작은 화단을 마련했던 것도 멀구슬 나무를 심기 위해서였는데
7년전에 내가 작은 묘목으로 심은 멀구슬 나무가 폭풍 성장 하였다.
그 멀구슬 나무 아래에 테이블을 놓고 일주일에 한번씩 고호마을 플리마켓을 하는 것도 진행형이다.
특별한 것도 없는 플리마켓을 얼결에 열어놓고, 잘 안된다고 금방 접는 것은 스스로 용납되지 않아서
혼자서라도 자리를 지킬거야~ 하면서 48번째 플리마켓을 하고 있는...
기적처럼 아직도 우리는 매주 토요일 자리를 지키고 있고
서로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자랐다.
세상은 돈만 벌기위해 무엇을 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봉사하고, 배려하고, 나누고...그것이 주는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잘 자라준 멀구슬 나무에게 보답을 하는 셈이다.
고호마을 플리마켓의 의미가 점점 더 심오해지고 있다.
라일락 꽃같은 연보라 꽃들이 내뿜는 향기에 취하고,
사람의 향기에 취하는 고호마을 플리마켓은 포기를 안하는 내 열정으로 멀구슬 나무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오늘(5월 13일 토요일)도 우리는 만나서 도란도란...
서로 물건을 나누기도 하고...착한 값으로 사기도 하고...즐거움을 서로 교환할 것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정, 사랑, 행복...그런 것들을 우리는 나눌 것이다.
함께 나누고픈 세상 사람들...오셔서 차 한잔 드시고 마음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꽃미녀(꽃에 미친 녀자)가 가꾼 뜰을 보는 것은 덤이다.
흰 줄장미 가지 몇 개 얻어와서 삽목하여 심었는데 이제 담장을 덮었다.
지지난해 씨 뿌려 올해 핀 노랑 붓꽃
지난해 모종 구입하여 1년동안 자라서 올해 꽃 피운 니포피아
아부틸론은 여전히 청춘
올해는 샐릭스에 빠져서 삽목을 열심히 하고 있다.
무질서한 , 나의 뜰.
정형화 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인 내 모습처럼
어수선하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컨셉으로...
왜 나는 꽃에 미쳤을까?
삶이 고단 할 수록...꽃에 미치면 생기를 잃지 않는다고...말해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