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월요일,
두번으로 나누어서 발송하던 회원님 귤을 하루에 다 보내느라고 진을 뺐다.
그동안 좋았던 일기예보가 이번주부터 비, 눈이 가득 잡혀있는데다가
지난주 택배 대란으로 월요일 부친 귤이 목요일에 들어가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발송문의가 들어왔다. 회원님들이 이러한 사정을 모르니
택배발송을 안했는지 궁금해 하고, 나는 긴 택배기간에 애가 탔다.
사람의 하는 일 중...
막힘없이 술술 원활하게 되는 적이 몇번이던가?
기가 막히게 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순탄하게 갈 때가 오히려 불안할 지경이다.
그래도 올해는 봄 여름 기상이 안좋았지
수확철에는 날씨가 좋아서 여기까지 순탄하게 왔는데
드디어...일기 예보가..나 많이 참아줬지? 하면서 한파와 폭설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한다.
이제 절기상 한겨울이니...이상할게 없는 예보이기에
발을 구르며 수확에 만전을 기했다.
믿음밭보다 좀더 추운 곳인 희망밭에 귤을 상품 위주로 먼저 땄고
믿음밭 귤은 1월 중순경 따서 1월내내 싱싱한 귤을 보내 드리고
귤선물까지 싱싱귤로 따 보내려고 계획을 세웠다.
여기까지는 귤따는 직원1명과 남편 내가 낮에는 귤을 땄고
나는 밤에는 주소 작업까지 해야해서..수면부족으로 비몽사몽하였지만...
어제는 4차귤까지 하루에 다 내보내느라고
비가 요란하게 내리던 일요일 남편과 하루종일 포장하고
밤을 지새다시피 주소작업하고 택배발송을 다하고나니
눈이 가물가물...속이 울렁울렁...책임완수를 하고난 후 긴장이 풀려서 정신이 혼미했다.
올해는 토평 임대밭을 돌려 주어서 수확량도 줄고 판매량도 줄어서
비교적 가볍게 했는데...지난 시간 내가 어찌 그일을 다 해냈나...싶다.
귤 따기만 하고 밤에 푹 쉬기만 해도 피로가 회복될텐데
밤에 주소작업을 해야하니 잠도 깊이 들지 못하고...수면부족에 시달린다.
이런 생활을 1년내내 지속한다면 못하지만 온 힘을 다해서...
두달 마라톤을 하고나면...쉬엄쉬엄 가도 되니까...
여기까지 귤농부로 살아올 수 있었다. 누군가는 내가 비서라도 두고 일 하는 줄 알지만
가내수공업인 농부의 삶은 1인 10역을 해야만 한다.
그래도 농부의 삶은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서 좋았다.
해지면 집으로 돌아가서 곤한 몸을 달래주고...
노동후의 꿀맛인 저녁밥을 거하게 먹는 즐거움을 누리는게 농부의 삶.
자유로운 영혼인 내게는 딱인 직업이었다.
제주도의 바람처럼...거칠게 없는 삶이었다.
한달 보름을 밤 낮으로 달려오고나니....
하루종일 자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연말엔 잠을 푹 자고...
새 마음을 준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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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귤이 많아요~
믿음밭 귤(가장 따뜻한 효돈귤)은 귤나무에 주렁주렁...
4차귤 끝난 회원님 추가 신청 하시고...
선물도 반디유기농귤로 해주세요~~~
건강에 좋은 유기농귤은 내 몸에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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