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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가뭄, 그 후...(천경자님 그림)

by 농부김영란 2013. 10. 4.

 

 

요며칠 태풍 소식에 바짝 긴장 했었습니다.

이제 태풍도 다 지나갔을터이니 떼어놓은 귤나무 이름표 다시 달고

슬슬 가을 축제 분위기를 풍겨볼까나~하며

긴장을 풀려고 하는 찰라...

점점 세지는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 중이라니...

 

오~~~안돼~~~

 

지난 여름 가뭄때문에 어찌나 진을 뺐는지

그 휴유증이 귤나무 보다도 내게서 아직도 떠나지 않아서

각별히 몸 조심(^^) 하고 있는 중인데

이제 수확 코 앞에 둔 시점에 태풍이 강타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했습니다.

 

미리 속단하지도 말고, 죄절하지도 말고

호들갑방정도 떨지 말며...

맘을 내내 누르고  숨 호흡을 낮추고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가뭄 때...나무가 타들어 갈 때

내 몸이 타들어 가는 듯하여

정말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내 몸으로 함께

가뭄을 방어 했습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아틀라스가 천계를 어지럽힌 죄로

천공을 어깨로 떠 받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그때 왜 내게 떠올랐을까요.

 

내 몸으로 가뭄을 방어했다~~~그런 생각이 들어서였지요.

가뭄한가운데를 지나면서는 더운 줄도 몰랐지요.

오직 귤나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뿐.

내 몸이 지열을 흡수하여 불덩이가 되어

온 몸에 땀띠가 돋아서 밤에는 따끔거려 누울 수가 없었지요.

그런 지독한 여름을 보낸 것이라

비가 오고 가을이 오자 긴장이 풀린 내 몸은

무너져 내리는 듯.

 

다행이 9월은 최고의 가을날이 되었습니다.

적당히 비오고 적당한 햇살에, 적당한 바람에...

귤나무도 저도 서서히 회복 하였습니다.

시련 후에 찾아온 평화가 더없이 감사했습니다.

 

이제 한 숨 내려놓고 기력 회복하여서

올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지을 축제 준비를 슬슬 해볼까 맘 먹는데

태풍!!!!!...아이구...간 떨어질 뻔.

아직은 유동적이라하나 태풍이 방향을 중국으로 틀었다 합니다.

며칠동안 온 마음을 다해 기도했습니다.

마음으로 태풍을 동쪽이든 서쪽이든 밀어낸다며...

눈 부릎 뜨고 태풍을 노려 보았습니다.

" 태풍 저리 꺼져~ "

 

기도가 하늘에 닿았나~~~

한반도를 덮고 있는 고기압 기류가 태풍을 밀어내고 있다고...

그 고기압 기류가...우리 회원님들 기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안도하기는 좀 이르지만...

그래도....휴~~~~

 

이번에 태풍 와서 초토화 되었으면

저 쓰러져서 못 일어 날겁니다.

가뭄에, 태풍에...

하늘은 그래도 언제나 저를 도와 주신다 생각합니다.^^

 

태풍 다 지나갈 때까지는 조심하여야 겠지만

방향 튼 태풍이 다시 한반도로 향하지는 안 하겠지요.

 

 

카톡으로 큰형님이 보내주신 천경자 화백님의 그림을

아주 오랫만에 다시 접하고 나니

내 가슴이 다시 뜁니다.

한때 소녀시절...그림 그리며 살고싶다 소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소망이 아직까지 소망으로만 남았습니다.

어찌됐건 못 이루었다는 것은 핑계이겠지요.

가지못한 길에 대한, 아픔과 향수가

종종...가슴을 누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면

종종...잃어버린 내가 안타까와서

울렁증과 멀미로 한동안 끙끙 앓기도 합니다.

 

 

 

<나 오늘은 이 여인이 되고 싶어라~>

 

얼마전에 남편에게 "나도 그림 그리고, 글 쓰며 살고 싶다"고 하자

"하면 되잖아~" 그러는데

"일 안하고 하고 싶다"고~ 그러니 아무 말도 안합니다.

막내 대학교 졸업하고 환갑 지난 후에 하라 합니다.

할 일 다하고나서 수다 떠는 시간에 하라고 합니다.ㅎㅎ...

 

<아주 죽을때까지 부려 먹어라~콱~>

결국은 이렇게 씩씩거리며 내 꿈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우리...늘 이러면서 꿈타령으로만 끝나지 않던가요?

 

가을이 오니...

제 정신이 좀 돌아오니...

가끔 못 이룬 꿈이 옆구리를 찔러서 아프게 합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어~~~꿈 깨지마~~~

 

 

그림으로만 감상해도 너무 너무 행복한

천경자님의 그림입니다.

오래 두고 보려고 옮겨 왔습니다.

가슴이 마구 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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