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내 귤밭에 풀이 살아있는 서귀포지만
그래도 봄이 오니 더욱 왕성하게 자란 쑥, 꽃다지, 질경이 잎을 뜯어 왔어요.
부추밭에 난 쑥들이 이젠 쑥밭이 되려고 하는데
쑥 좋아하는 나는 그게 더 반갑네요.ㅎㅎ...
디포리 다시를 낸 된장국에 파릇하니 쑥향기 더하니
몸도 마음도 따뜻하니 행복해집니다.
가족회원으로 있는 감물느티나무장터에서
정월 대보름에 맞추어서 유기농잡곡세트가 도착 했어요.
한알 한알 고르느라 늦었다는 소식과 함께.
한알 한알...그 소중함이 전해져 오네요.
(사진에 선비잡이콩이 빠졌네요.)
수수는 돌이 있을지 모르니 조리로 일어야 한다는 멘트에
쌀을 씻어 일면서 어릴때는 으례히 쌀을 씻어
일일이 일어서 밥을 한 기억이 납니다.
너무 편리 해져서 다 잊혀져가는 기억들.
쌀을 일면서 밥을 하는 소중함을 일깨우는군요.
그리고 한알이라도 물에 흘러 내려갈까봐 조심하면서
이 곡식 한알한알에 배였을 농부의 땀과
햇살과 바람과 하늘 기운을 음미해 보게 되네요.
둘째 예지까지 집 떠나 살게 되었으니
이제 집에는 세식구만 남게 됩니다.
예지가 입학을 위해 25일 집을 떠나니까
특별히 마음먹고(^*^) 보름 음식을 해보았습니다.
집에 있는 묵나물들을 꺼내보니 여러가지가 되어서
아이들에게 엄마표 대보름 음식을 해주었습니다.
오랫만에 식탁이 푸짐하니 부자가 된 느낌입니다.ㅎㅎ...
무우나물은 들기름에 볶아 물 자작하게 부어서
남비뚜껑 덮고 뭉신하게 익혔어요.
볶는다는 느낌보다는 약한 불에 푹 익힌다는 느낌으로 ...
소금간하여 매운 고추와 파로 향을 더했지요.
지난 여름 기술원 건조기에 말린 가지, 호박
다래순, 산나물,시래기나물과 피마자 잎으로 나물을 했지요.
생으로 된 산나물은 파, 마늘을 첨가하지 않고
산나물 고유의 향을 살리지만
묵은 나물은 호박나물만 빼고 불고기 양념으로 간을 맞추었지요.
(간장,다시마물, 소금, 파, 마늘,깨소금, 들기름,귤효소 조금)
김이 모락모락나는 오곡밥
밥만 먹어도 너무 맛있는 밥.
식탁의 모든 재료가 유기농이네요, 뿌듯~~~
감물장터 나무님은 유기농 쌀을 보낼때마다
"밥을 먹어야지요~"하고 인사말을 보냅니다.
백번 공감합니다.
우리는 밥힘으로 여기까지 왔지요.^*^
어릴때 대보름 나물중에 피마주 잎에 싸먹던 기억을 되살려주네요.
그 기억을 되살려 아이들에게 이렇게 먹는다며 싸주었습니다.
남편은 김에 싸서 먹는데 저는 피마주잎에 싸서 먹었습니다.
"엄마가 주는 선물~"하며 아이들 입에 하나씩 넣어 줍니다.
인스턴트 음식을 더 선호하는 요즘 아이들이지만
엄마표 음식을 기억하며 훗날 엄마가 되었을 때
되물림 해주어야 할 명절 음식들이지요.
약식으로 했지만 오랫만에 아이들과 행복한 만찬이었습니다.
배가 부르니 더이상 바랄게 없는 부자된 것 같습니다.
등 따시고 배 부르니 부~자임에 틀림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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