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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유기농 귤농사, 누구나 할 수 있읍니다.

by 농부김영란 2012. 7. 11.

 

유기농 귤농사,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2012년 06월 25일 (월) 09:10:19 김영란 webmaster@seogwipo.co.kr

   

전편에 귀농귀촌 정착 첫과정 농지구입을 저의 경험에 비추어 썼습니다.

잘 관리된 농지를 구입하게 되면 금상첨화이지만

적당한 땅을 사서 부족한 부분을 정성껏 보완하여 옥토를 만드는 것은

땅을 관리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이지요.

 

농지를 구입하면서 저는 다양한 가격과 입지의 농지를 많이 보아서

전체적인 가격 형성을 살펴 보았습니다.어떤 위치에, 어떤 땅이,

얼마의 가격을 형성하는지를 두루 살펴 보면서

내가 사고자하는 농지의 가격이 적정가인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가지려고 하였습니다.

농지는 정해진 가격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잘 보는 눈이 있거나

정직한 조언자의 도움을 받는게 좋습니다.

재배 작물을 선정한 후에는 어떻게 농사 지을 것인가를 정해야지요.

 

유기농 귤 재배 8년차인 저는 제가 알고 경험한 부분을 피력하겠습니다.

저는 농사짓기 이전부터 꽃과 식물과 자연과 교감할 때가 행복했었기에

늘 자연으로 돌아가서 사는 꿈을 꾸었습니다.

남편 회사 발령으로 서귀포로 이사오게 된 저는

전원과 도시와 관광과 교육이 공존하는, 도시가 서귀포라는 생각이 들어

정착을 결심 하였습니다.이사 온 이듬해 작은 귤밭을 사서

남편이 명퇴하기 전 생산과 판매를 하면서 전업농부로 살아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았습니다.귤농부가 되기로 하고, 귤 재배방식은 유기농법으로 정하면서

유기농 귤 생산의 선구자인 EM센터를 찾아 2005년 2월 교육을 받고

곧바로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관행의 방식에 적응해 있던 귤나무들이 유기농법에 적응하기 위해

몸살하는 것을 가슴 옭죄이면서 지켜 보며

유기재배 2년차에서 5년차까지는 나무가  금단현상을 보이면서

몸살을 하다가 차차 적응을 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초생재배하면서 퇴비를 주면 나무보다 풀이 먼저 영양을 섭취하는 것에

처음에는 발을 동동 굴렀지만 일정한 크기가 되면 베어주는 풀이

최고의 유기질 퇴비가 된다는 것을 알고나서

의연하게 풀을 바라볼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잡초는 다양한 미생물을 살게도 하여

토질이 좋아지게 하고 맛도 풍부하게 합니다.

풀뿌리는 땅에 공간을 확보하여 숨쉬는 역할을 해주어서

건강한 땅으로 돌아가게 해주었습니다.

밭에는 지렁이도 살고, 땅강아지도 살고,

온갖 벌레들과 개구리, 뱀도 함께 사는 밭이 되었습니다.

직박구리와 까치가 둥지를 틀고 먹이사슬의 강자인 솔개가

과수원 위를 하루종일 선회하는 것을 볼수도 있었습니다.

진딧물과 깍지벌레를 먹는 무당벌레와 풀잠자리의 개채수가

늘어나는 것을 관찰하면서 자연생태계가 순환의 질서를 찾아가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한방에 싹~)하는 살충제는 벌레들도 죽게 하지만

사람 몸에도 해를 주는 농약입니다.

친환경 약제는 벌레를 쫒거나 소독하여 해충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소극적인 효과를 주지만 나무와 자연에 해를 주지 않습니다.

고독성 화학농약으로 소독할 때 온 몸을 감싸야 하는 이유는

사람에게도 그만큼 해를 주는 것입니다.

농약성분은 시간이 흐르면 공기에 희석되고 비에 씻겨 내리지만

땅속으로도 스며들어 다시 나무가 흡수하여 열매속에 잔재하게 됩니다.

 

내가 먹고, 내 가족이 먹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먹어야 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가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려는 의지가 굳건하면

땅도 살아나고, 자연 생태계가 복원 됩니다.

환경을 되살리고 보호하자는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내가 짓는 농사가 친환경이 되면 환경에 기여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는 그동안 너무나 무분별하게 훼손한 댓가를

이제 우리가 되돌려 받고 있습니다. 건강한 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농부가 해야할 일은 친환경적으로 농사 짓는 것입니다.

귀농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친환경 농사를 지향하지만

도전해보지도 않고 막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쉬운 관행농법을 선택하는 것을 보며

유기농 귤농부로서 안타깝고 우려합니다.

저는 농사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유기농 귤재배에 도전하여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시점에 왔기 때문에

유기농 귤농사를 두려워 말고 의연한 자세로 도전해 보기를 권유합니다.

저도 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하고자하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당당하고, 소비자에게 떴떳하고,

후손들에게도 떳떳한 농사인 친환경 유기농 농사...

하고자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친환경 농부로서 작지만 단호한 소리로 전하고 싶습니다.

떳떳하니까 내면이 풍요해지고 행복해졌음도 나지막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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