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것들과 제주도 사람 | ||||||
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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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은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제주도살이 9년차에 들어 섰으니 육지것들이란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것 같기도 합니다.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 육지것들의 범주에 나도 속하는지라 미간이 절로 찡그려졌습니다. 그 말속에 함축된 수많은 의미들을 차분하게 헤아려보기 보다는 어감이 주는 불쾌감이 앞서서 반사적으로 거부반응이 생겼더랬습니다. 왜 그런 말이 생겨서 회자되는지를 되짚어보기 보다는 미개한 문화에서 오는 날서고 각진 감정들이라고 폄하했습니다.오는 말이 경우가 없으니 가는 말도 당연하다고 받아쳤습니다.
육지것들이라니...
그런데 그 거북한 말이 내포한 수많은 뜻이 서서히 고개가 끄덕거려지니 저도 어느새 제주도 사람이 반은 되었나 봅니다. 오죽했으면 그런 표현을 하게 되었을까 하며 제주도 사람들편에서 생각이 들고 처음에 이곳에 와서 하나도 입맛에 맞지않던 제주도 음식들도 이제는 찾아가서 먹게 되고 지인들이 여행 오면 추천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쯤에서 내가 거북하게 여겼던 육지것들이라는 표현과 괸당문화를 논해도 어느 한쪽에 너무 치우친 감정은 아닐듯합니다.
육지것들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게 된 제주도 사람들은 그동안 제주도를 살러 왔다가 간사람이나 살고있는 사람들에게서 엄청난 실망과 배신감, 모멸감이나 피해를 입은 경우에서 나온 말이 통용된게 아닌가 합니다. 근본을 모르고 떠돌던 사람들이 순박한 제주도 사람들을 이용만 하고 돌아선 경우도 있을 것이고,범죄자가 흘러 들어와서 그 전에는 생기지 않았던 범죄들이 생기기도 하였을 것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아서 절로 손가락질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간 쓸개 다 빼주며 입에 혀처럼 굴어서 마음문을 열고 모든 것을 다 공유하였더니 이용만 하고 돌아서는 파렴치한 사람도 보았을 것입니다. 모두가 삼촌이던 제주도의 괸당문화에 잠깐 살러 왔다가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철새같은 사람들을 보고 마음문을 닫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저런 육지사람들을 경험하면서 한 사람 두사람 같은 의견이 모아져서 하나의 대명사처럼 <육지것들>이란 말이 통용된게 아닌가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저는 괸당이라는 생소한 단어도 제주도에 와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 독특한 문화가 육지사람과 제주도 사람의 경계를 구분짓는 잣성처럼 보입니다. 물과 기름처럼 융화될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지의 대형마트가 들어 올때도 반대의 이유를 공공연히 제주도 돈이 육지로 다 나간다고 플래카드를 걸은 것을 보고 왜 표현을 저렇게 하는지 싶었습니다. 제주도가 먹고 사는 수산물, 농산물과 관광객은 모두 소비자가 육지에 있는데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듣는 육지것이 보기에 상당히 불편한 표현입니다. 육지것들이라고 말하는 것도 육지사람 모두를 칭하는 표현이니 듣는 육지것들은 상당히 불쾌할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그런 표현은 삼가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육지사람 모두가 제주도에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육지사람들이 제주도를 동경하여 봇물처럼 살려고 오는 마당에 더 이상 그런 표현으로 편가르기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육지사람과 제주도사람의 아름다운 공생으로 더 행복한 제주도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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