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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한살 엄마

by 농부김영란 2012. 3. 20.

 

 

여든 여섯살 나의 엄마,

작년 4월에 넘어지셔서 대퇴골반이 부서져 대수술을 하셨다.

이후...엄마는 일어나 걷지를 못하시고 

식사도 ,대소변도 스스로 하지 못하시고 반 식물 인간이 되셨다.

지난여름을 넘기지 못하시는가 하였더니

여름도 지내시고, 가을도 지내시고,지난 겨울까지 지내시고

여든 여섯 생일을 맞은 지난 1월 5일 이후 스스로 곡기를 끊으셨다.

엄마가 할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일체의 음식을 거부 하시고 일주일이 지나자 탈진하여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었다.

나는 한창 바쁜 시기라서 큰언니까지 오셔서 수확일을 돕고 있었는데

큰언니가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 갔었다.

주변 사람들 여론이 일주일을 못 넘길것 같다고 하셔서

난 미처 못 끝낸 태산같은 일때문에 가슴만 태우고

마음으로 텔레파시를 보냈다.지금 돌아 가시면 안된다고...

큰언니의 극진한 간호로 엄마가 다시 어느정도 원기를 회복 하셨다.

그래서 나는 밀린 일들을 다 마무리하고 휴식도 좀 취하고...

그리고나서야...엄마에게로 향했다.

나를 기다려 준 엄마가 눈물이 나게 고마왔다.

쉰둘 나이까지 엄마라고 불러 볼수 있었으니 무슨 여한이 있겠냐마는

자식도리 한번 제대로 못한  자책과 회한 때문에

내내 맘이 무거운 추를 달고 다녔다.

 

 

 

 

 

<버들 강아지>

 

 

엄마는 한살아기로 돌아가 있었다.

표정은 잔잔한 수면 같았다.

이제는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내가 누구냐고 물어보니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데

입모양새로 보아 "영란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듣는 것과 기억력은 어느정도 기능을 잃지 않았나부다.

"엄마,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하고 엄마에게 응석 부리듯 물어 보았다.

엄마의 표정에 희미한 미소가 스쳐 지나 갔다.

뭐라고 말하고 싶으신데 목소리가 들리지를 않아서 무슨 말인지 들을 수가 없었지만

나는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을 들었다고 생각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겠는가?

 

 

"엄마,잘 살아가 볼게요~~~"

 

 

 

 

 

 

 

 

엄마표정이 하도 맑아서 더이상 슬픈 마음은 일지 않았다.

여든여섯의 삶 동안에 온갖 풍상을 겪어 내었건만

이제 미련없이 내려 놓을 수 있다는 표정이셨다.

이런 평화로운 모습을 내게 보여 주고 싶어서 기다리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봄일이 태산이라 일 좀 해놓고 다시 올게요~"

돌아서 오면서 애잔한 아픔이 전기에 감전된것처럼 몰려왔지만

엄마가 표정으로 보여주는 말이 가슴으로 전해져 와서인지

내 일상으로 담담하게 돌아 올 수 있었다.

 

 

엄마를 만나고 돌아 왔읍니다.

마음에 먹먹한 구석이 있지만 ...

내 삶에 충실하는 것이 순리이겠지요.

 

엄마가 계신 병원에 침과 뜸을 잘 놓는 의사선생님이 계시다고

큰언니가 짬을 내어서 빨리 와보라고 하는 것을 귓등으로 듣다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큰언니에게 붙잡혀서 얼결에 치료를 받았읍니다.

지난겨울부터 왼손 엄지,검지, 중지 손가락이 저리면서 마비증상이 느껴지고 점점 심해져서

정형외과에 가서 사진도 찍고 치료도 며칠 받았어도 전혀 차도가 없어서

의사선생님이 소견서를 써 줄터이니 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엄마에게 다녀와서 치료를 받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큰언니가 팔을 잡아 끌고 간 한의사 선생님께서

손가락 세개와 팔목,어깨에 침과 부황을 뜨고 오른쪽 다리 발목에 침을 놓고

이틀째 차도가 느껴졌어요.

처음에 선생님께서는 목디스크나, 어깨,아니면 중풍 전조증상이라고 하셔서

아버지가 중풍으로 돌아 가셨기에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했었어요.

그런데 이틀째 손가락 세마디중에서 한마디는 통증이 사라지고

사흘째 치료 받고 손가락 두마디가 차도가 있었어요.

그런데 주말이 끼면서 저는 더이상 치료를 못 받고 돌아 왔는데

그럴줄 알았으면 앞당겨서 갔거나,뒤로 연장해서 더 치료를 받으면 나을것 같았는데

월요일부터 간벌 신청을 해놓아서 돌아 올 수밖에 없었어요.

침과 뜸으로 치료가 되는것에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제가 침맞으러 기다리는 동안에 만난 몇명의 환자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니 신기했어요.

한분은 지난여름에 허리디스크로 부산 우리들병원에서 수술 받으라고 하는것을

이병원에서 침과 뜸으로 석달정도 치료 받고 나았다고 합니다.

우리들 척추병원에서는 치료비 700만원과 간병비까지 천만원 정도 들것을

100만원도 안들었다고 좋아 하시더군요.(이분은 76세할머니고 엄마와 같은 병실에 계셨는데

10년째 당뇨를 앓고 계시는데 당뇨수치가 올라가서 입원하고 계셨어요)

그리고 다른 분은 매일 머리가 아파서

치료를 받았는데 이제는 가끔만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고

또 다른 분은 발가락이 너무 시려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

그 증상이 없어지고 발가락 두개가 붙었는데 떨어져서 자유롭다고 하셨읍니다.

이런 소문이 나서 매일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었는데

저도 직접 치료를 받아보고 입소문을 보태려고 합니다.

아픈 사람은 소문을 내어야 병을 고칠 수가 있다고 하잖아요.

저도 엄마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치료를 받고서 이런 차도가 보여서

일주일만 치료받고 왔으면 거의 다 나았을터인데 싶어서

빨리 일을 마무리 해놓고 다시 가서 치료를 받을까 생각중입니다.

혹시나...관심이 있으시면 저에게 비밀글로 연락 주시면 알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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