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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친환경 인증 농산물

by 농부김영란 2007. 12. 18.

 

 

공식적인 친환경 인증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초보농부임에 틀림없는 제가

감히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논하고자 함은 대선배님들이 보시기에

치기로 비칠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시장과 소비자의 인식이 너무나 부족하기에

짧은 소견으로 어떻게 친환경 인증을 받게 되었는지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귤 농사의 경우 친환경 인증이 저농약인증, 무농약인증, 유기전환인증, 유기인증등으로

구분이 됩니다만 장차는 저농약인증은 통폐합된다고 합니다.

저농약의 기준이 명확치 않아서 시중에서 유사 저농약 농산물이 많이 나돌아서

그 구분이 명확치 않다고 합니다.저도 작년에 제 나름대로 관행농법의 절반이하로

농약을 사용했지만 작년에 저의 귤을 드신 분들은 그 깨끗함과 맛을 기억 하실겁니다.

그래서 저도 올해 관찰을 통해 과감하게 무농약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하고 고심이 많았습니다.

선구자이신 대선배들이 계시지만 이 길을 가다가 포기한 농부들이

무수하다는 이야기에 지레 겁부터 났었지만, 또한 지금 당당하게 성공하여

자리를 잡은 선배님들이 계시다는데,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3년전 귤밭을 구입하면서부터 곧바로 친환경 농사를 짓기로 마음먹고

EM 미생물농법으로 방향을 잡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저의 기질을 십분 발휘하기로 하였습니다.^^

http://www.emcenter.or.kr/

에서 교육을 받게 된것이 제겐 행운이었습니다.

 

 

 

 

첫해부터 초생재배를 시작하여 풀과의 싸움을 벌였고, 농사라고는 집에서

화초 키우는 것과 작은 텃밭정도였는데 갑자기 한아름이 넘는 귤밭을 갖고보니

일에 헉헉대기 일쑤였습니다.하루 두시간부터 차츰...이제는 하루종일까지 버티는

농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제가 소비자였을때 찾아 헤메던 농산물을 농부가 된 지금...

당연히 그 농산물을 생산해야하는 사명감(^^)을 느꼈습니다.수확하느라

거의 한달을 하루도 쉬지않고 가다보니...이제는 땅속으로 꺼지는 느낌을 받습니다만

작년보다도 더...적극적으로 도와 주시는 지인들도 계시고, 차츰...제 농산물을 믿어 주시고

찾아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감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돈만으로 계산할수 없는 더 큰 의미가 있기에...힘든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갈수 있는것 같습니다.

관행의 농법으로는 일년에 제초제(풀을 제거하는 약)도 몇번 칩니다만

일단 친환경으로 가고자하는 사람은 초생재배를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초생 재배를 하자면 그 노동량이 제초제를 칠때보다 10배는 더 든다고 봅니다.

그 수고로움이 여름철에는 굉장한 고민과 함께 다가 오지요.(풀이 일주일에 한길씩 자랍니다)

그리고 무농약인증을 받으려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제시하는 친환경 약제 이외에

고독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칠수가 없고,친환경적으로 자가제조한 퇴비나, 액비등등

친환경 약제로 소독을 해야만 하는데 아무래도 일반 농약에비해 성능이 약하므로

미운 겉모습을 되기 쉬운것 같습니다.(저는 EM환경센타에서 구입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토양검사, 수질검사도 거쳐야하고

이웃하는 주변밭에서 농약이 날아오는 환경이어서는 안됩니다.

(저희는 길과 이웃밭은 농사를 짓지않고 다른 일부 한면은 일정거리가 있으면서

저의밭이 고지대기 때문에 통과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년도의 농사지은 영농일지와 당해년에 꼼꼼히 기록한 영농일지를 검토하고

현장실사를 나와서 기록사항과 틀림이 없는지를 체크 하였습니다.

태풍이후 혼비백산하여 인증절차를 받던것조차 잊어 버리고 있다가

수확기가 되어서 늦었지만 모든 자료를 점검하여 인증절차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다행이도 통과되어 저도 명실공히 친환경인증 농산물 공식적인 생산자가 되어서

너무나도 기뻤습니다.의지만 가지고는 된다고 볼수 없기에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농부가 되라는 채찍으로 여기겠습니다.

 

 

 

얼마전...수확에 정신이 팔려 미처 친정 부모님께도 선물을 못보내다가

친정 작은 아버님께 한박스 보내 드렸는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전화가 오셨습니다.

제가 농사를 짓는다는 것도 별로 미덥지 못하셨는데다가 귤 모양이 시중과는 많이 다른

모습에...뭐라고 말해야할지 고심하신듯한 목소리셨습니다.

"야야~ 귤이 맛은 좋다만 모양이 왜 그렇노?"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시장에서 보던 귤과는 많이 다른 모습에 조금은 실망 하신듯 했습니다.

친환경이니, 웰빙이니...요즘 유행(?)하는 그런 단어들이 익숙지 못한 어른들이시라

그리고 귤은 직접 재배하는 것을 보지도 못하셨고, 원래 모양이 깨끗하고 이쁜 것이

라고만 생각하신것 같습니다.아무래도 제가...영 미덥지 못하여 역시 내가 농사를 짓는다더니

이렇게밖에 못 지었나 싶으신가 봅니다.그래서...우리가 흔히 집에서 텃밭에라도

조금식 키우는 야채들을 비유했습니다.화학비료 주지않고, 농약 주지 않고 키우는

야채가 시중에 깨끗한 농산물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할수 있는지...생각해 보시면

친환경 농산물재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아실것이라고 일러 드렸습니다.

아마도 저의 작은 아버지께서는 이제부터...우리 조카딸이 무농약귤을 보냈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서 동네방네...자랑하실게 선하였습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자가 겨우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그만큼...어려운 길이라는 것일테지요.

그래서 역시 소비자도...일부...특별한 인식을 함께하는 분들이 선호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친환경농사를 지으면서도...최상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생산자의 목표겠지만

짧은 농사경험에 비추어봐서도 만만치 않은 길이며, 농사는 하늘이 지어준다는 옛어른들 말이

절대적으로 맞는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우직하지 않으면 감내하기 어려운

노동력에비해 수입이 낮은 구조가 농사라는 것도 실감 합니다.

 

 

 

건강에 좋다는 친환경 농산물...재배하기의 어려움때문에 그동안 일반 대량생산한 농산물보다는

비싼게 대세였고 저도 농사지어보니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수확량도 절반가량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제가 아이 셋 키우면서 호사스럽게 유기농까지

찾으면서 가계부를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서 어쩌다 유기농 매장에 가면

작은 한봉지정도 과일과 귤을 살수밖에 없었던 점을 떠올리고

저는 저와같이 아이들 키우는 엄마가 건강한 먹거리를 크게 부담없이 구입할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만 소비자도 생산자의 고충을 잘 이해해 주어야 상호 믿음과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조금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건강한 생명력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널리 이용해 주시면 관행의 농법을 고수하던 분들도

친환경농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게 될것이고, 많은 농부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면

시장에서의 가격도 대중성을 띌수 있겠지요.

왜 건강한 먹거리를 섭취해야만 하는지는...건강을 잃어버리고난 분들은 가장 잘 알것입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기 보다는, 미리부터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서

건강한 식단에 길들여진다면 지금처럼 병원에 입원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말도 없어지겠지요.

제가 유기농매장을 검색해보니...귤껍질차도 작은 가격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가격을 할인하거나 하지는 않을것이며 제 농산물을 알아주는 분들께는

더욱 돈독한 유대를 가지고서 제가 드릴수있는 기쁨을 찾아 볼것입니다.

그리고 며칠전에 방송되는 귤 이야기중에서 귤껍질의 효능이 아주 좋음을 강조하면서

농약을 친 귤을 소금물에 담그었다가 귤 껍질을 사용하라고 하는데 저는 믿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농약을 치면 겉표면에만 농약이 남는게 아니고 땅으로 스며들어서 결국 내피 외피 모두

농약이 잔류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차라리...친환경 농업이 육성되도록 발상을 전환하는

계기를 가졌으면 합니다.상혼을 앞세워 호도하는 내용들은 지양해야 할것입니다.

저는 이제야 인증을 받았지만 앞서가신 대선배님들의 고독과 번민을 조금은 느낍니다.

이 외로운 길에 응원을 아끼지 않고 보내 주시는 사랑하는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명품 농산물을 생산할수 있도록 일일신 노력하겠습니다.

 

너무...너무...감사해요.

 

2007.12.18 英蘭

 

 

그동안 수확에만  온 정신을 쏟고 있어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 일일이 표현치 못해 죄송합니다.

이제 거의 수확을 끝내가고 있기에 조금씩 여독을 풀어가며 숨을 돌리고 있습니다.

바쁜 중에 주문 들어온 택배를 보내느라 제가 일일이 혼자서 포장할수 없어서

부족하고 미흡한 귤들도 더러 섞여서 나간것 같아 제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누구에게도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제 자식같은 농산물이면 좋겠지만

제 마음에 미흡한 것이 많았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다고 격려해주시는 그 마음...읽고 있습니다.

조금 부족해도 미흡해도...모두 저를 봐서 너그러이 받아 주신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초보 농부의 미숙함이 여실한 제 농산물이라 스스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결실해준 것만해도 너무 기특해 콩깍지를 쓰고서 내보내게 된 어미 마음입니다.

그 고마운 마음...너무나 감사해서 무엇으로 보답할까...궁리해 봅니다.

제게 보내주신 그 따뜻한 시선을 한없이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고마워도 일일이 고맙다 표현치 않고 가슴에 묻어 두었다가...되새김질하는 저입니다.

휘청거리던 여름을 지내고... 결실을 수확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회복 하였고

변함없는 여러분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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