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지역 축제인 "탐라 문화제"의 일환으로 이곳 서귀포에서도
10월2일부터 7일까지 6일간의 다양한 행사중에 장애우들과 함께 걷는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일(토요일) 아이들 그림 그리기대회가 중복되었지만
그림대회는 포기하고 걷기대회에 참가하기로 정하고 신청을 하였다.
그동안 내가 건강에 자신이 없어서 이런 대회가 마음뿐이었는데
9월부터 걷기운동을 시작하여서 이제 조금 걷는것에 자신이 생기는지라
아이들과 함께 꼭 참가해보리라 내 마음이 아이들보다 더 설래었다.
처음에 아이들이 가져온 정보로는 10km 코스라하여서 실은 나도 벅차고
특히나 막내 예인이가 가기에는 너무 무리한것 같아서
미리부터 별별 궁리를 다하다가 일단 밀어 부쳐 보기로 하였다.
중간에 너무 힘들면 막내는 차를 태워서 데려오더라도 일단은 참가하고보자며
세아이와 나 이렇게 토요일 오후2시 천지연 폭포 광장으로 갔는데
참가자는 거의 200여명 될듯 하였고 장애우들이 절반은 되는것 같았다.
그런데 코스가 6.5km라하니 한결 수월하게 느껴져서 난 막내의 손을 잡고
역사적인(우리가족에겐) 구보를 시작했다.
위 사진은 출발전 장애우들이 준비한 축하 한마당이고 아래 사진은 출발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우리 가족에게도 의미깊은 행사였지만 참여하면서보니 다리가 저는 장애우,
뇌성마비,휠체어를 끌고 가는 장애우,...성한 내 모습이 몹시 미안해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풍처럼 나온 내 모습이 고개가 자꾸 숙여졌다.
와이리 가슴이 저리누...걷는 내내 내 눈시울이 짓무르듯 내려 앉으려했다.
걷는 모습을 보기에도 불안한 장애우들에게는6.5km가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닐터...
4km쯤가니 예인이 힘들어 하는 것을 저 아픈 사람들도 잘 걷는데
성한 너가 못하면 되냐고 부추겨서 걸었다.
절반이상의 코스에서 만난 아저씨는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어서
걷는 모습이 곧 쓰러질듯한데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걷고 있었다.
한참을 그 아저씨 뒤에서 걷가다 아무래도 너무 늦게 도착할듯해서 앞질렀는데
도착해서 그 아저씨가 완주를 하나하고 계속 살펴보니 거의 제일 마지막 순간에
숨이 턱에 찬 표정으로 들어오고 계셨다.
그 감격의 장면이 너무 아름다와서 난 허락도없이 아저씨를 찍고는 아저씨께
격려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었다.
오늘 월계관을 주고 싶은 분.
그리고 막내 예인이에게도 월계관을 주고 싶었다.완주를 했으니까...
월계관을 드리고 싶은 아저씨가 완주하여 들어오는 모습이다.
옆에 똑바로 서서 걸어오는 도우미 아저씨와 비교되는 자세....
<너,나, 그리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 참가한 것이
그 어떤 축제에 참가한것보다 의미깊은 행사였다.
마지막에 경품 추첨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은근히 당첨되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난 제발 당첨되지 않기를 바랬었다.
미리 아이들에게 혹시나 당첨되드라고 장애우들에게 양보하자 했더니
선뜻 대답을 하지않아서 내가 그리 빌었더니...다행이 경품에 당첨되지 않았고
장애우들이 많이 탔는데 그들의 기뻐하는 모습이 천진난만 하였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고, 도중에 장애인이 된 사람도 있고...
우리가 더불어 함께 어깨동무하며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임을 일깨워준 좋은 행사였다.
장애우님들께 더욱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4.9.4 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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