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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첫 바다 낚시

by 농부김영란 200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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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었지만 회사 특성상 주말에는 쉬지 못하고

평일에 느닷없이 쉬는 남편이라

동료 직원들 바다낚시에 장비없이 그냥 따라 다니던 남편이 낚싯대 운운 하기에...

난 낚시에 문외한인지라 몇만원정도 하겠지하고서

흔쾌히 인심쓰듯 장만 하시라 하였다.그런데 알고보니...이 취미가 돈먹는 하마라네.

장비도 고가에다가 한번 나갈때마다 경비가 쏠쏠치 않다한다.

그동안 헉헉대며 취미다운 취미생활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산 나와 남편인지라

모처럼 제주도의 일상을 좀더 누려 보고자 바다 낚시 동호회에 들어서 취미를 삼아보라 하였는데...

멋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고 권유한 내가 이미 배가 떠난지라 줏어 담을수도 없고...

한치 낚싯배 한번 따라간 남편덕분에 한치회 실컷 먹은 값이 그리 비쌀줄이야...

(회 몇번 먹은 재미에 내가 눈이 멀었었다.아주 비싼 회를 먹게 되는줄 모르고서...)

 

오만가지 장비에다가...낚시 매는 법도 머리 나쁜 사람은 잘 따라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 하였다.

얼결에 낚싯대 사라 했더니...남편은 기세좋게 카드를 긁어대고...

왕초보임에도 갖은 폼은 다 잡는 현란한 장비를 갖추고...미안한지...쉬는날 "따라가볼래?"한다.

내 언젠가부터..."햇볓이 났을때  건초를 말리라"는 철학을 익히 터득한지라

차 지나가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기회만 오면...군말없이 주섬주섬 챙겨 따라 나선다.

평일임에도...먼저 남편따라 바닷가로 가서 자리 봐두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의 하교 시간을 기다려 모두 실어 날랐다.

어떤 일에도 빠지면 안된다던 예지의 꾸러기 튼튼 교실도 빼 먹고서...

노는데 열성 엄마이다.마치 그동안 노는 것에 한이 맺인 사람이기나 하듯이...

 

우선 나가서 먹을 것들을 눈에 보이는대로 챙겼다.

찬밥 덥히고,제육 볶고...된장국 끓이고...멸치 볶음에 김치,김...

삼겹살 가족답게 어딜가나 먹는것은 잘 챙기는 나이다.(이래서 pig가족이 되었겠지만)

아주 위험하게 보이는 방파제에서 남편이 낚시를 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서귀포 칼 호텔 앞 <검은여>라는 곳으로...

제주도는 이름도 희귀한게 참 많다. 왜 <검은여>일꼬...

 

남편은 폼은 그럴듯하나...잡히는 것은 모두 잔챙이 아기 물고기들이다.

(나중에 모두 놓아 주었다.)

예슬이는 누가 버리고 간 긴 장대끝에 매단 낚싯대에 미끼를 달아 한번 잡아 보겠다고 기염을 토하는데...

이 에미..."내가 느그들한테 잡히면 물고기가 아니쥐~"하며 옆에서 초를 쳐댔다.^^

그런데...해가 으스름할때 쯤...정말 물고기가 아닌 놈이(물고기 망신 시키는)

아이들 낚싯대에 한마리 걸렸다.ㅎㅎ...

아이들 손바닥만한 어린 놈이...색깔이 이쁘게 생겼다.

그놈 참...어쩌다가...불쌍해서 놓아 주면서...또 에미 한마디 한다.

"세상에는 미끼가 많단다.아무거나 덥석 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이 물고기 신세처럼 되지 않을려면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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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었다.

하늘에는 반달이 걸려있고

밤바다에는 한

 

 

배들이 환하게 바다를 밝히고 있었다.

아이들과 남편은 그윽한 밤바다를 바라보며 남은 밥을 최고의 정찬이라며

주린 배를 채우며...

가족이란...이렇게 함께할 때가 최고로 행복한 순간임을 서로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혼자였으면 아마도 무서웠을 어두운 바다에서 우리는 대 부대라 거리낌없이

준비해간 밥과 차를 마시고 달구경까지 하고 느긋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물고기 한마리없는 빈 바구니를 들고서...

난 그동안 회 먹는 재미에 눈 멀어 장비를 사라 했는데 ^^

먹는 재미보다 잡아보는 재미가 훨씬 크다는 것을 간접 체험하면서...

우리 가족 앞으로 제주도 어린 물고기를 많이 괴롭힐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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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24.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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