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감자 튀김 | |
내겐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 사재기 버릇이 하나 있다. 맘에 드는 토종 먹거리를 보면 일단 사고 본다. 살 때는 귀하다 싶어 (요즘 토종 보기가 어렵기에) 덜컥 샀다가 요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버리기까지한 예도 꽤 되고, 냉장고가 쓸데없이 늘 복잡한 이유도 그런 모아 들이는 버릇도 한 몫 한다.
요즘 많이 나오는 단 호박이 내 눈길을 끌어 시장 갈때마다 한덩이씩 사 왔다. 호박죽,단호박찜,호박범벅,단호박 부침,튀김등등 머릿속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단호박 해 먹을 궁리에 실한 놈으로 한덩이씩 사들이다보니 몇덩이나 굴러 다니게 되었다. 물건 살 때는 근사하게 아이들 요리해서 먹이리라하고선 집에 오면 정작 더위에 늘어져서...나 몰라라하고 굴러 다니던 단 호박을 보고 먹쇠 둘째는 자기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아냐고 넌즈시 선수를 쳤다. "니가 싫어 하는 것도 있니?" "단호박과 당근"이란다. 흠...그래... 내 단호박과 당근으로 요리해 주리라~ 먹기 싫어 한다고 안해주는 에미인가 말이다.^^
날씨는 푹푹 찌는데 무신 지지고 튀기는 음식인가 싶지만 요즘 너무 시원한 것만 찾고 음료만 들이키니 더더욱 늘어지는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든든하게 해 주는 것을 해 주리라하고 큰 맘(?) 먹고 만들어 본 음식이다.
요즘 자축할 일도 생겼고... 아이들이 이곳 학생 문화원에서 실시하는 여름 방학 프로 그램인 종이 구슬 공예와 논술 교실, 바이올린등을 무료로 배울수 있는 기회를 모두 추첨하여 당첨된 것이다. 특히 비이올린은 전 학교에서 특기 적성으로 배우다가 왔는데 이곳에 오니 없어서 감각이 굳을까봐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학생 문화원에서 바이올린 프로그램이 신설되어 일주일에 한번씩 무료 수강을 할수 있는데 기간은 본인이 포기할 때까지니...이런 횡재가~싶은 맘이다. 교육 정책이 문제가 많다고는 하나 이런 사교육 절감 차원에서 나온 정책을 잘 활용하며 덕을 보는 나로서는 고마울데 그지없는 정책이다. 첫째 둘째가 그 바이올린 혜택을 받게 되어 쾌재를 부르고 있는 중이어서 아이들에게 큰 맘먹고 <엄마표 단호박 감자 탕수>를 만들어 주게 되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로 이사와서 난방은 기름 보일러인데 취사는 LPG 가스라 매월 가구당 사용량을 게시판에 공고하는데 첫달에는 다른집보다 많이 나온것을 보고 경비 아저씨가 지난번 사람이 쓰고 갔기 때문인것 같다고 했는데 이달에도 단연코 톱이다. 기본 2200원 나온 집도 많고 8800원을 넘은 집은 우리집 뿐. 곰국을 끓여대는 것도 아닌데 15900원이니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 나도 어리둥절...남들은 대체 어찌 살기에? 이웃들은 그러겠지? 저 집은 도대체 뭘 맨날 지지고 볶는걸까? 잘하는건지 못하는건지...나도 알뜰 아줌니인데 말이다. 아리송송하다.
자랑으로 여겨야 하나, 수치로 여겨야 하나 고민중이다.
2004.7.29 英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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