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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2월은 망중한

by 농부김영란 2025. 2. 20.

치열했던 겨울이 지나고

본격적인 농사에 들어 가기 전,

2월은 귤농부에게는 농한기인 셈이다.

어수선한 주변 등 정리 할 것은 많지만...일단 뒤로 돌려두고...

무위도식 하듯...쉼을 허락하는 시기. (몸과 마음을 이완 시키는 기간이다.)

소소한 잡일 들은 끝이 없기에...과감하게 잊어 버리고 무념무상, 나에게 집중해보는 시기.

일년을 계획도 해 보고, 나를 돌아 보기도 하고, ...

 

요즘은 희망이와 카페도 자주 가고(카페에서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내가 카페족이 된 것은 내게 허락한 최고의 사치 중 하나이다.

"시끄러운 카페에서 무슨 공부를 해~" 하며 아이들이 카페에서 공부한다기에

비아냥 거리던 내가 카페족이 된 것은 의외로 카페에서 더 집중이 잘 되는 것을 알게 되어서이다.

조용한 집 놔두고 왜 돈 낭비 해가면서 카페에서 공부하냐구? 싶지만,

역설적이게도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잡생각이 몰려 오고,

집에서는 눈 돌리면 해야 할 일들이 산재해 있어서, 집중이 잘 안되는 것이다.

 

모닝 커피값이 저렴한 카페에서 몇시간을 보내면서, 그림일기도 쓰고

책도 읽고, 올해는 영어공부도 기초부터 다시 해 보려고 한다.

공부라는 것을 등 돌리고 산지가 수십년인지라...머리는 녹슬고, 집중도 안되고,

기억력도 점점 없어지고, 심지어...치매 초기가 아닌가 싶게 잊어 버리기 다반사라서

두뇌 훈련을 위해서라도 밀도있는 공부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서이다.

책은 가볍게 읽고 흘려보내기 일쑤라서, 인지능력을 키우는 것은 도움이 별로 안되는 것 같아서

영어 단어도 좀 외우고, 문장도 외우고, 회화 실력도 키우기위해,

완전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봐야지 한다.

 

대학 시험을 보기 위해서 성문종합영어를 외우다시피한 세대이지만,

정작 기본 회화능력조차 없는지라...아주 기초부터 가볍게 도전하기로 했다.(중 1부터)

수학은 못했지만 영어는 재미있어서 수능에 만점 가까운 성적을 맞았었기에,

항상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는 나를 과대평가해서 

너무 높은 수준부터 도전하다가 중도 포기한 적이 몇번 있었다.

예를 들자면 공부 손 놓은지가 언제인데 원어민 수업부터 신청한다든가,

영어원서를 도전한다든가, 그런 식으로 접근하니까...얼마 안가서 중도포기한 적이 몇번 있었다.

그러고는 간단한 영어회화조차 잘 못하는 지경으로 살아왔다.

 

실은 내 인생 전체가 그런 식이라서...그 무엇 하나 기본이 탄탄하게 반석을 쌓은 것 같지 않다.

휘리릭 휘리릭...내 달리는 습관이 붙은 뒤로는 뭐든 집중해서 차근차근하지 않고,

한번에 두세개씩 동시에 처리한다든가,생각도 하나를 하면서 바로 이어서 다른 것 까지 생각하니...

언제나 숨가쁜 일상을 보낸 것 같다.

(나는 달리면서 생각한다....이런 식으로)

 

이제부터는 좀...차분하게...하나씩 다시 리셑 해봐야겠다.

그래서...그림일기도 끄적거려보고...기초 영어회화도 끄적거려보고...

주변 정리도 깔끔하게 하고...정신도 맑게 정화하고...

나라만 어수선한게 아니라, 나도 숨가쁘게 살았다는 핑계를 대면서 정돈되지 않았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느낌,

그러니....다시 리셑팅 해야지. 

근본부터 돌아 보고, 새로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지.

나라도, 나도.

각성하는 2월.

(나라가 하루 빨리 정성화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림일기는 모아지면 그림동화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면서...

혼자놀기 좋은 놀이로...그림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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