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기 공부를 한 적이 한번도 없다.
블로그에서 20년 가까이 떠든 수다 저력이 쌓여서 활자화가 되니
더러 사람들이 나더러 글을 잘 쓴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냥 잘 떠드는데...떠드는 것을 글자로 그냥 옮겼을 뿐인데...
그냥 막 떠드니까 용두사미인 글일 때가 다반사고,
휘리릭 생각나는데로 써서 올리고, 퇴고도 없으니, 철자법, 띄워쓰기, 오타도 다반사다.
내 삶 자체가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 보니
글에서조차 차분하지 못하고 숨이 차기 일쑤였다.
스스로 글이라 말하기 부끄럽지만, 누가 나에게 뭐라한들
내가 작가도 아니고, 그냥 농부가 제 멋대로 지껄이는데 내 수준을 뭐라한들, 어쩌겠어~ 이런 식으로...
깊은 사고가 없는 글이다보니 삶이 유리알처럼 투영되어
좋게 말하면 진솔함 그 자체. (이 나이에 그게 자랑이냐고...^^)
절제하고, 갈고 닦고, 잘 연마된 연장이 아니라
대충 깨서 뽀족한 쪽으로 사용하는 구석기시대의 돌도끼처럼
연장인 듯 한데 자연 그대로인 인간이 바로 나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타고난 촉은 예민해서 남의 티끌은 잘 보이고, 자신은 자유로운 영혼이라며
천방지축 야생마처럼 길들고 싶지 않아하는 모순이 아직도 내제한다.
우아하고 절제된 사람들을 보면, 갑자기 닮고 싶어져서 따라해보려고 해도,
절대로 다듬어지지않는 야생마 기질이 다분한 나, 김영란!
어쩌겠노...내 생에 우아해 보기는 글렀다.
이제라도 좀 다듬어볼라치면 내 안에서 아우성이다.
"생긴대로 살아~ 그게 젤 속 편해~~ 속 편한게 제일이지~~~" 내 안에서 이렇게 속삭인다.
어쩌면 좋아~~~
이런 내가...그래도 나이 60을 넘기니 이순(耳順)답게
들리는게 좀 걸러지고, 마음도 축이 바뀌기 시작한다.
노년에 제일 보기 싫은 인간이 스쿠루지더라.
교양으로 위장하고, 현란한 말로서 포장한 위선자들이
욕망의 화신이라는 것을 알면 더더욱 노추(老醜)를 경계하게 되겠더라.
나 이제는 누가 봐도 노년이니...
경계하자! 추해지지 않게 늙기를...
(아~~ 또 글도 아닌 것이 주제도 없이 지껄이다가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하네~~~)
하고싶던 말은...
글쓰기의 어려움이었는데...
농촌여성신문에서 나더러 전원일기를 써달라고 해서
깊은 생각도 없이 오우케이~ 하고서는 얼마나 머리를 쥐어 뜯게 되는지 경험하게 되었다.
그냥 막...떠들 때는 "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마~"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글을 써 달라고 좌판을 벌려주니.... 막막....
일주일 내내 제목만 정하고 마감일까지 맴맴맴 그 자리에서 맴돌다가
마감기한을 넘기고 급기야 후다다닥,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자수 채우기 위한 글을 억지로 채우기 다반사...
진짜로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비로소 ...
내 바닥을 깨닫게 되고 반성하지만...
여전히...일주일 내내...제목만 정하고...내용은 막막하다.
에라 모르겠다...휘리리릭 그냥 날려! (어차피 나는 작가도 아니니까)
그렇게 쓰고 있는 농촌여성신문의 <김영란의 전원 일기>
그것도 기록하기위해 블로그에 올리기까지 하고 있어서 실상을 고백한다.^^
엊그제는 그런 잡문에 원고료까지 받았다. 액수는 많지는 않았지만
나같은 농부에게 지면을 할애해 준 것만도 고마운데
원고료까지 준 농촌여성신문에 감사 드리며 그 돈을 무엇에 쓸까 궁리해본다.
글 써서 번 돈...얏호~~~~
"책을 사서 읽고 내 수준을 올릴까"
"아님 꽃나무를 사서 큰 꽃나무로 자라는 기쁨을 누려볼까?"
나는 꽃나무를 사기로 했다.
갑자기 목표가 생겼다.
글 써서 번 돈으로 꽃나무 다섯그루 살때까지
글 잘 써보도록 노력해 보려는 마음!
이것도 탐심(貪心)일까? 노추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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