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지인이 와서
"19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래? 줄거리는 대충 보았는데...
느낌 있는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나오네~ 하며 흘깃 제목만 훝어본 그 영화를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그녀가 한번 더 보아야겠다고 했다.
그럼 나도 가 보아야지.
내 감성이 자꾸 무디어져만 가는데...일깨워 봐야지.
그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영화 "1982년생 김지영"을 보았다.
우리(특히 대한민국의 여자들)가 늘 느끼고, 늘 겪고, 늘 감당해 왔던
너무나도 평범한 이야기들인데
한귀절, 한장면들이 깊이 빠져 들게 했다.
생각하게 하는...아픈, 상처들을 건드려 주는...
82년생 김지영보다 50년생 김지영 엄마의 삶에 더 가까운 시대를 산
1961년생 김영란은...
82년생 김지영에 비하면
태풍이 열개 쯤 더해진 삶을 견디고, 헤쳐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그랬고,내 처지가 그랬고, 의식의 흐름들이 그렇게 변해 왔었다.
살아내기위해 용트림을 하면서...
원석이 빛 바래고 원형을 알수없이 변해 갔었고
나를 까마득히 잊으면서...전쟁터의 군인처럼 처절한 군가를 부르짖으며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그래야 살아냈던 그 군인은 살아서도 산게 아니었을텐데...)
행진, 행진, 행진...
나도 삶에서는 살아남았지만 몸과 마음이 온갖 부상 투성이.
간간히, 아프고 저렸었다.
휘청 휘청~~~이 나이 쯤 와보니
그게 삶이었구나.
그게 삶이었구나.
행, 불행 온갖 것들이 다 섞여있는 종합선물 세트인 인생.
61년생 김영란의 삶이 오버랩 되었다.
두달 후면, 두번째 서른살을 맞게 되는데...
첫번째 서른 살은 홀로서기위한 예행 연습이었고
두번째 서른살은...
이제 진정하게 독립된 나로 살아보고 싶어 한다.
그 모든 나를 둘러싼 구속으로부터의 자유.
의무도 책임도, 구속도...스스로 다 떨쳐내고
오직 나를 위해 살아보는 시간이 되어보고 싶어한다.
이제 내게 정신이 맑고, 온전한, 빛나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의 오후 다섯시를 가르키는 시점에
남은 한줌 햇살을 맞으면서 나답게 살 시간을 도모해 본다.
1961년생, 김영란은
이제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이 되어보고자 한다.
내 인생의 가을...매일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기로...
두번째 서른살을 맞는 나에게 주는 선물,
창고를 개조했다.
이제는 모든 것에서 내가 중심이 되기로...
이기적으로 살기로...
그래야만...될 것 같아~~~^^
언제나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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