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꿈밭 꽃길 풍경입니다.
겹 물망초가 2년만에 번식하여 꽃길이 되었는데
지난해 제가 봄에 이사도 하고 손목수술도 하느라고
지난해는 꽃길을 잘 돌보지 못했어요.
1년을 방치(^^) 하였는데 그사이 꽃길은 풀밭으로 변했어요.
꽃길을 포기하느냐~
꽃길을 구하느냐~
참 엄두가 안나는 일이었지만
억센 풀들 사이에서 다 살아낸 겹물망초들을 보니
다시 기운을 모아서 도전했어요.
한달이 걸리더라도, 내 너를 구해 주리라~
풀과의 전쟁에 들어 갔습니다.
(내가 왜 이런 큰 꽃길을 만들어 가지고 개고생 하느냐며 가슴을 또 치면서~)
귤밭관리는 남편에게 맡기고, 저는 또 개념없는(경제개념 없는) 도전 중입니다.
하루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풀을 뽑는 저를 칭찬도 하고, 자책도 하면서
거북이 걸음으로 조금씩 풀을 제압하고 있어요.
오직, 겹물망초가 피었을 때 장관을 상상 하면서...
2016년 6월에 핀 꿈밭 겹 물망초
크게 보면 심각성을 잘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수없이 올라오는 풀씨와
그사이 억세까지 자라잡아서 지금 잡아주지 않으면
완전히 풀밭 정글이 될거예요.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겹 물망초 옮겨 심고 물주고 공들여서 번식 시켰는데
이 못된 풀들을 용서 할 수가 없지요.
(사방이 풀밭이라 온갖 풀씨가 날아와서 순식간에 풀밭에 됩니다)
가까이 보면 겹 물망초는 풀속에 숨었어요.
이 풀들이 그냥 두면 올해는 정글이 될거예요.
풀들을 뽑아내고 겹 물망초가 드러났어요.
이렇게 살아있는데 어찌 안 구해 줄 수가 있나요.
쑥부쟁이가 있는 가장자리는 더 심각해요.
한 숨부터 나오지만
마음 다잡고 조금씩 조금씩 해보자고 독려 합니다.
하루종일 풀 뽑기는 그 어떤 일 보다도 지겨운 일이지만
인내심의 한계를 실험하지요.
이 과정 중에 저는 또 저를 자책 해요.
왜 이런 일을 저질러서 사서 고생 하느냐~~~
아~ 나도 몰라~~ 꽃만 보면 앞 뒤 생각없이 덤비는 나를 나도 몰라~~
무슨 계획이 있냐고?
아니~~ 그냥 무작정 좋아서 이런 짓을 벌이지.
요즘 들판에는 고사리가 지천인데도
고사리 한번 꺾으러 갈 시간이 없네요.
누가 시켰냐고요, 제가 왜 이런 짓을 벌렸는지 저도 몰라요.
(한숨 푹푹 쉬면서 풀 뽑아요.^^)
이 풀 다 제압 하려면 한달도 더 걸릴 것 같아요.
하루종일 쉬지않고 뽑아야 3m 정도 진도가 나가네요.
뻗어나가는 억세들까지 뽑느라고 ...
풀 뽑으면서 함께 풀 뽑아 줄 사람 없나 궁리해보지만
이 일은 오직 제가 해야만 할 일이예요.
큰소나무 한그루는 재선충 걸려서 베어졌어요.
억세는 뿌리가 깊은데다가 계속 뻗어 나가서
방치하면 순식간에 두손 두발 다 들어야 해요.
가장자리는 그냥 두고 먼저 겹물망초부터 구해주는 중이예요.
뒤돌아보면 이발한 듯 말끔한 모습이
일하는 기쁨을 줍니다.
이런 성취감이 일 하게 하는 원동력이지요.
귤밭에는 꿩들이 짝짓기하여 알을 낳고 부화중이라
여기저기서 꿩들이 돌아 다니고 꺽꺽 거리고 있어요.
귤꽃은 이제 막 부풀어 오르기 시작해서
얼마후면 귤꽃 향기에 멀미를 할거예요.
꿈밭 창고옆에는 큰 녹나무가 있어요.
언제 보아도 늠름하고 멋있는 녹나무
이렇게 큰 나무는 수백가지의 꽃들을 존재 자체만으로 다 제압합니다.
꽃밭 만들어서 풀 뽑느라 진을 빼느니
이런 나무 하나만 있으면 될텐데
저는 꽃에 미쳐서 이 바쁜 봄날에 고생 하나를 더 제 어깨에 더 올려 놓았어요.
그래도 꽃을 보는 순간 그 노고를 다 잊고
세상 다 가진 듯 기쁘니
해마다 꽃에 미쳐서 꽃밭과 꽃길을 만들고 있어요.
겹물망초가 장관으로 피어나면 이길이 그냥 탄생한게 아니란 것을 보여 주려고
풀 뽑는 과정도 기록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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