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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대공사, 삼나무 정리,묘목심기

by 농부김영란 2018. 4. 2.



올해 저는 큰 마음 먹었습니다.^^


제가 경관상으로는 아주 좋아하는 삼나무를 과감하게 정비 하기로 했어요.

제주도의 바람을 대표하는 풍경이 삼나무이지요.

귤밭 주변에 삼나무를 둘러쳐서 바람피해를 막으려고 심은 방풍림인데

이제는 바람피해보다도 과일에 일조량이 더 중요하여 베어내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보조사업으로 60% 지원해주고 자부담 40%로 삼나무 간벌사업에 신청했는데

여러가지 조건이 합당하여서 당첨(^^).


여러가지 조건이란 실적이 있어야 해요.

우리는 1/2 간벌 사업에도 지원했고(농가들이 귤 수확량이 줄어들까봐 지원 안하기도 하지요)

지원사업 보조사업에는 처음 신청 했고요.

이런 조건이 맞아서 1순위로 신청 된거 같아요.

몇년전부터 귤밭의 대대적인 정비 작업의 일환으로 방풍수를  제거 했어요.

귤을 더 맛있게 하기 위한 방법인데 얼마간의 손실과 희생을 감수해야해서

저도 수년간 망설이다가 눈 딱 감고 십년대계를 위해 감행 했어요.

지원사업에는 삼나무를 잘라서 그 자리에 놓아주는 것까지이고

우리는 98그루 정비하는데 1035000원 보조에 690000원이 자부담입니다.

삼나무 간벌 신청은 1월에 읍면동 사무소에 신청 하면 자격이 되면 신청 됩니다.


우리는 삼나무 가지랑 기둥을 모두 파쇄 제거해주는 조건으로

추가 200만원을 내고 자른 삼나무를 다 실어내고 가지는 파쇄했습니다.

전에 같으면 제가 삼나무로 집을 지어봐~ 하면서 또 태산같이 쌓아두었겠지만

보나마나 또 주변만 어수선 하고  산더미같이 쌓아두었다가

결국은 실어내는 우를 범하겠기에 과감하게 다 정리해~ 정리해~~

 저는 며칠동안 따라 다니는데도 몸살이 왔네요.


기계의 엄청난 위력을 또 실감하면서

몸을 아끼지않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느꼈지요.

어디에나 고수가 있는 법.

삼나무 자르시는 분들은 혀를 내두르게 일을 하시더라고요.

삼나무 제거를 위해 포크레인과 파쇄기, 트럭이 들어가야해서

귤나무도 수십그루가 다른 집으로 이사 갔습니다.

잘라내야 했는데 마침 지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캐서 싣고 갔습니다.

누군가에게 다시 가서 살게 되서 다행이지요.


우리는 북쪽에 삼나무가 있어서 햇빛을 가리지는 않았으나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바람이 삼나무를 넘어 오다가 중간에 내려 앉으니

중간지점에 냉해를 입어서 나무가 고사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지나가라고 삼나무를 제거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낭만농부인 저는 삼나무가 멋져~하며 바라보다가

이제는 한라산이 더 멋져~ 하는 마음이 되어서 한라산이 보이게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삼나무 높이는 아파트 3층 높이보다도 더 높습니다.그래서 경관상으로는 멋있지요.














아깝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삼나무에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수십년을 살아냈는데...온갖 태풍 막아 주면서....

그런데...우짜노~~~ 시대가 변했는기라.

이제는 과일이 맛 없으면 팔 수가 없는 시대라~~~

(나부터도 맛 없으면 안 먹잖아~)

이렇게 또 삼나무가 공룡처럼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몇년전에 자비로 길가에 있는 삼나무 잘라내면서

혹시나 땔감으로 쓸까해서 몇날며칠 잘라서 쌓아 두었던 잘 마른 삼나무 토막은

운 좋은 다른 이웃에게 줘버렸네요.

화목보일러 쓰는 분이 1톤으로 3차 반정도 가져 가셨어요.

그 분은 횡재한거지요.잘 마르고 잘 다듬어 놓은 장작더미가 거저 생겼으니...

(가끔 가다가 이런 횡재도 있어야 살맛 나긴 하지요^^)






포크레인이 삼나무 줄기를 잡고 아래 밑둥을 사람이 전기톱으로 자르는 방식으로 작업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포크레인이 나무를 들어서 옆으로 눕히고 가지 치고 기둥은 따로 모으면서...

사람이 기계를 발명 하였고, 기계는 수백명이 할일을 혼자서 해내더라고요.


몇년전에 사람이 하는것도 봤지만 기계는 사람 100명분도 더 넘는 일을

순식간에 해냈어요.








대형트럭같은 파쇄기가 가지친 것을 다 파쇄하고요.

파쇄도 포크레인이 가지 집어넣고 파쇄하였어요.

























삼나무 베어내느라고 큰 신작로가 생겼어요.







삼나무 기둥이 5톤차로 5차 반이 나왔어요.

아까운 재목을 ...아까버라~~~계속 이런 생각 들었지만

제가 이거 탐해서 쌓아두면 또 언제 정리가 되겠나 싶고

이제는 무엇이든 쌓지말고  정리~~가 최선이라는 자각이 와서

그냥 내 보냈습니다.

두고 두고 아까울 것 같지만...

귤밭정리에만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동안 쌓아논 물건들에 치여서 머리가 어지러운지라~)








그리고 한쪽에서는 묘목을 심었습니다.

아마나쓰(하귤 종류)와 황금향 묘목을 70그루 심었습니다.

하귤은 관상용이기도하고 먹기도 하는데

몇년 키워서 귤밭 주변에 여름풍경을 조성하려고 심었습니다.

황금향은 가족들이 먹을만큼만 심고 아마나쓰로 주로 심었습니다.






레몬나무묘목도 10그루 심고

지난해 삽목한 수국도 옮겨 심었습니다.

이 봄에 옮겨 심어서 돌봐 주어야 한해에도 많이 자라거든요.

그래서 봄날은 이것 저것 많이 바쁩니다.







삼나무 작업이 일주일 앞당겨져서 부랴부랴

감태액비도 걸렀습니다.

바다해초 감태를 액비로 담가두고 거르지 못했는데

삼나무제거하러 차가 들어가는 길을 만들어야해서

한시바삐 감태액비를 걸러야 했습니다.

많아서 이웃에게 나눔했는데 그 분은 또 횡재를 했습니다.

운 좋은 사람들은 이렇게 행운이 따르는데

우리는 맨날 몸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땀 뻘뻘,뼈가 노곤노곤하게

일해야 먹고 사는 소띠 팔자인지라...에휴...한숨이 나오다가도

일 할 수 있는게 얼마나 큰 복인데...하며 안에서 자아비판이 호통 칩니다.

그렇지...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힘들때마다 나를 달랩니다.

사실, 일주일 내내 내리 달렸다가...몸이 천근이 되어 몸살을 며칠 앓았는데

그래도 아침이 되면 눈이 떠지고 일하러 가고 싶어집니다.


반디농장의 2018년 봄도...씩씩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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