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로 만나 백년해로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살아내는 일은 도를 닦는 일이라 생각 된다.
소크라테스가 성인 반열에 들게 된게
악처 크산티페 때문이라는 후설도 있는데
내가 그것을 인용하는 이유는 나도 이성호씨를 만나서
성인까지는 아니라도 세숫대야만큼 물이 담길 그릇이
어거지로 작은 호수만큼 늘어난 까닭이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않으면 함께 동거할 수 없는 종족와 살게 되다보니
처음에는 이해 못하는 내가 이상한가? 하는 물음을 던지며
양보의 미덕을 발휘했었다.
결정적인 이혼 사유는 되지 않는데 분통이 터지고 열 받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보니
이런 것을 성격차이로 이혼한다고 두루뭉실하게 표현하는 것인가?
이혼이라는 단어까지 떠올리면서 내가 부글거리는 일련의 사건들이
매번 주기적으로 반복되기때문에
참느냐, 고치느냐, 갈라서느냐의 가늠을 종종 해보게 된다.
사실 갈라서는 것은 최악의 경우이기 때문에
결정적인 이혼사유는 아닌 것 같아서
내가 이런 일로 이혼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비난 당할지도 모르지만
공개석상에서 남편의 생각과 행동을 비난하여 분이라도 풀어 보려 한다.^^
내가 이상한가 싶어서 주변 지인들을 만나서 속 터지는 심중을 풀어 놓으면
다들 봇물처럼 쏟아 내기에 나만 이런게 아닌가 위로 받으며
결국은 맨날 성을 쌓았다 부쉈다하며 결혼생활 24년차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큰 아이가 중 3때 명퇴 당하여 의기양양하게(^^누굴 믿고서) 집으로 돌아왔어도
그날부터 내가 가장 아닌 가장이 되어서 가정경제의 주역이 되어서
내 역활이 일당백을 해야만 했을때도 나는 대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큰 일은 통 크게 이해를 해 줄 수 있었는데
자잘한 일들이 오히려 염통을 자극하고 여운이 남아서 내내 되새김질 하게 한다.
요즘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다.
1월4일 사랑밭에서 택배 작업을 하는데
요렇게 귀여운 강아지 두마리가 놀러 와서는 며칠동안 돌아 가지를 않아서
우리가 키우게 되었다. 福이 들어 왔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빵강 파랑 목줄을 걸어 주고 청복이와 홍복이라고 부르며
믿음밭 부엌에다가 지금까지 키웠다.
바깥에서는 추울까봐 부엌에다가 키웠는데 똥 싸고 오줌 싸고
부엌이 초토화 되었다.
강아지때문에 매일 믿음밭에 가서 먹이도 주고 배설물도 치워 주어야 했는데
이런 일이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자식도 강아지도 애교를 부릴때만 이뻐하고
울거나 떼 쓰거나 똥 싸거나 할 때는 나 몰라라 하며
심지어 도로 내 쫒아버리라는 말까지 하는 남편을 달래서
청복이와 홍복이는 우리 가족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동안 요 귀여운 강아지들이 걸신처럼 먹어대며 폭풍성장을 하여
어느덧 잘 생긴 청년 똥개(^^혹시 진도개는 아닐까?)로 잘 자랐다.
내가 지난달에 막내 집도 얻어주고 하느라고 10일을 출타했을 때
남편에게 이 아이들을 잘 돌봐 달라고 신신 당부 했다.
강아지 운명은 남편에게 달린지라 혹시나 귀찮다고
밥도 며칠만에 주고 개들이 실신직전에 있는 것은 아닐까 잠깐 걱정했는데
돌아와보니 의외로 강아지들을 잘 돌봐 주어서
강쥐들이 아빠를 잘 따르고 남편도 그새 강쥐들과 많이 친해진 듯 하였다.
개똥과 오줌도 잘 치웠다고 하길래 크게 치하해 주었는데...
항상...잘 하고는 욕 먹는 상황...이 또 발생했다.
생각없는 행동...2개를 생각해야 하는데 1개만 생각하는...
3개의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내가 보기에는 이해가 안가는 상황.
부엌 대문을 열면 바로 앞에 귤나무가 있고
내가 귤나무 아래에 새우란을 심어서 지난해 새우란을 즐기며 행복해 했었다.
새우란은 그늘에서 자라기에 귤나무 아래에 심었고
부엌 대문을 열면 바로 보이게 심어서 문을 열고
나는 거기서 새우란을 보며 행복해 했었다.
그런데 대문을 열자마자 어디서 개똥 냄새가 코를 찌르네~하고 살펴보니
세상에나~ 마상에나~ 내가 새우란 심은 자리에 개똥이 수북이 쌓여서
냄새가 바람 타고 부엌을 향해서 들어 오고 있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이런 것을 이혼사유라고 들먹이기도 애매하지만
이런 무심한 행동들이 반복이 되어 산을 이루니
내가 복장을 치지 않을 수가 없다.
개 똥을 치웠으니 임무 완성한 것은 틀림 없는데
나는 도리어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내가 나쁜 인간인가? 그가 나쁜 인간인가?
매번 이런 식으로 복장을 치는 일을 겪다가 보니
나를 달래려고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람의 수칙을 적용하면 안되는구나~
코끼리에게, 개에게, 하마에게,아메바에게 다른 룰을 적용해야 하듯
남편이라는 종족에게는 다른 외계인 룰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자기는 잘 했는데 왜 화를 내냐며 멀뚱히 쳐다보는 남편에게
내가 뭐라고 해야...성인처럼 행동하는 거쥐?
아~ 전생에 원수가 만난게 틀림없어~하고 자조할 수밖에.
청복이와 홍복이는 둘 다 수컷이다.
둘이 의지하며 잘 지내다가도 때로는 피멍이 들게
물어 뜯고 싸우기도 한다.
둘이서 서열 다툼을 하는 것 같은데 싸울 때 보면
죽일 듯 물어 뜯고 싸워서 내가 놀라곤 한다.
목을 물고 피가 나도록 물어 뜯고 상대가 항복 할때까지 놓지를 않는다.
사냥개 본능인가? 혹시 진도개 피가 흐르는 것은 아닐까? 하고 요즘 궁금해진다.
똥개 치고는 잘 생긴 것 같아서(내 눈에는) 혈통 좋은 개이길 바래본다.
서로 사이가 좋다가도 둘이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을 보고
인간이나 개나...늘 평화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부부라는 명칭으로 살아내야 하는 과정도
찌지고 볶고...그게 당연한 것인가?
서로 목을 물어 뜯어서 핏자국
내 입이 더 크니까 까불지마!
청복이가 힘이 조금 더 쎄서 홍복이를 이기는 것 같다.
그래도 홍복이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다.
개때문에 또 하나의 사건이 요근래 발생했다.
청복이와 홍복이를 더이상 믿음밭 부엌에 둘 수 없고
집을 마련해 주어야 해서 꿈밭으로 이동 시켰다.
새로 시설을 하지 않아도 비를 피할 지붕도 있고
바닥도 시멘트로 발라진 곳이라 집만 장만해주면 되었기에 궁리 하다가 꿈밭으로 옮겼다.
우리가 밭에 갔을 때는 풀어 주어서 맘껏 뛰놀게 해주고
집에 돌아 올때는 묶어서 멀리 가지 않도록 했는데
기둥에 묶어 놓으니 뱅뱅 돌아서 반대로 풀지를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기둥을 감지 않도록 판자를 대 놓았다.
이것은 남편이 기꺼이(^^) 했는데 나는 웬지 모르게 뭔가 문제가 발생할 것 같았다.
그런데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남편에게 이의를 제기하면
화를 내고 안하고 갈게 뻔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문제의 소지를 내가 나중에 개선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내게 일어 났다.
똥개 치고는 너무 잘 생겼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진도개의 특징을 살펴보니 비슷한게 여러개 있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
하기사 거슬러 올라가면 거의가 진도개 잡종일 수도 있다.
진도개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만.
진도개라 생각하기로 하고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한다.
(굳이 혈통 검사는 안할 것이지만)
먹는 것은 걸신 들린듯이 품위없이 먹어서 똥개 같긴 하다.^^
열흘전에 난 아찔한 사고(^^)를 경험했다.
남편이 개를 위해 설치해놓은 판자에 걸려서 뒤로 꽈당탕...뇌진탕 잃어날 뻔 했다.
창고에서 귤즙 택배상자를 리어카에 담아서 끌어내다가
창고턱이 있어서 리어카를 힘 주어서 끌어 당겼다가
리어카가 갑자기 확 밀려 나오면서 내가 밀려서 개때문에 막아 놓은 판자에 걸려서
뒤로 꽈당탕 넘어진 것이었다.
뒤로 넘어 지면서 머리를 땅에 박고 다리는 리어카에 걸려서
뒤로 활처럼 휘어진 상태...아찔 했다.
넘어진 상태에서 한참을 누웠다가 털고 일어나보니...
아~ 모든게 한순간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더 재수 없었으면 이 세상 하직 할뻔 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생각하니
한편은 이 정도가 감사하고 한편은 이 조잡한 설치물을 한 남편이 미워지기도 했다.
턱을 더 높이라도 설치 하던지~하며 부아를 남편에게 돌리다가보니
엄밀히 따지면 이것은 내 잘못이기도 하였다.
이 설치를 할때 남편은 내가 넘어지라고 한 것은 아니고
개가 기둥을 감지 말라고 해 놓은 것인데 사고는 내가 발생 한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이런 일도 일어 날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여러 각도로 생각해 보고 안전하게 설치해 놨어야지~하며
난 애궂은 남편을 원망했다.
그래도 내 과실이 인정 되므로 공식적으로 화는 내지 못하고
아직도 멍든 다리를 절뚝 거리면서
남편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라고 일부러 보여지게 하고 다니는데도
남편은 사과 한마디도 위로도 없다.
니가 잘못 한거잖아~하며...TT
멍이 시퍼렇게 든 다리를 내려다 볼때마다
"하여간에 도움이 안되는 인간이여~"하고 속으로 눈을 흘기고 있다.
얼마나 아픈가~하며 약이라도 사다주면 내가 그간 쌓인 모든 분이 다 풀릴텐데도
눈치코치가 젬병인 남편은
"갓한 밥에 갓한 반찬 아니면 안먹는다"며 대접해 달라고만 하는데...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여~하고 아무리 말하고 일러 주어도
일부러 안들으려고 하는지 효과가 없다.
(남편의 말과 맘은 "니가 약 사먹으면 되잖아`" 이런다)
내가 잔다르크처럼 폭력자에 항거하며 깃발을 높이 쳐들어야 하나 마나
나는 매번 시기를 저울질 하다가
가화만사성을 위해서 마음 넓은 내가 이해하고 만다며 살아 왔는데
아무래도 내가 영 길을 잘 못 들인 것 같다.
우리의 평행선은 언제 만나는 날이 올까?
이제는 남편을 연민하지 않고 나를 연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