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내 주구장창 귤 얘기만 하다가...^^
드디어...세자매네 사는 이야기를 올리게 되었네요.ㅎㅎ...
제 삶에서 가장 길었던 출타를 했다가 집으로 돌아 왔어요.(10일간의 외출)
세자매가 드디어 모두 제곁을 떠나 사는 시대가 도래했지요.
막내가 대학생이 되어 집을 떠나게 되어서
세자매를 모두 한곳에 몰아 넣고...
"이제는 너희가 알아서 살거라~"하고
생존서바이벌 수칙을 내리고 돌아 왔습니다.
막내 예인이는 7살때 서울을 떠나 왔다가
초.중.고를 서귀포에서 마치고 다시 도회지 삶을 꿈꾸며
육지(^^) 유학길에 올랐습니다.(젊은 날의 로망)
예슬이는 임용고시 3수생이 되었습니다.^^
(청춘이 아프고 아득한 시절이지만
이 또한 삶에서 단단해지는 시기일거라 생각하며)
고시원 생활이 너무 열악하여 공부를 떠나서도
건강부터 해칠까 걱정 되어서
예인이와 자취를 시키기로 결정 했습니다.
각각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 경비도 많이 들기도 하지만
걱정이 더 되기에 한곳에 있도록 했지요.
둘째 예지는 올해 농수산대(3년)를 졸업하게 되어
4학년 편입을 하라고 권했는데
학교 특성상 농업계열에서 1년간 일해야만 편입 자격이 주어져서
기술원이나 기술센터에 이력서를 넣었더니 ...
함흥차사 연락이 오지 않아 청년실업의 쓴맛을 맛 보려는 찰라에
단기알바로 일하겠냐고 연락이 와서(4개월)
찬밥 더운밥 가리지 말고 무조건 달려가라고 독려하여
둘째까지도 한곳에 생활하게 되었어요.
"일자리가 없다고 하나 제대로 일할 사람을 못 구하는 게 현장이기도 하다.
이제부터 길을 열고 나가는 것은 너의 몫이다.
많이 벌려고만 하지 말고 잘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등을 떠밀고 마구 마구 격려 중입니다.
그래서 아주 오랫만에 세자매가 한곳에 모여서 살게 되었어요.
엄마인 저는 아이들이 한곳에 모여있게 되어 한시름 덜었지요.
막내가 유모차를 타고 있는 것을 보니
제 나이가 39세쯤 때인 것 같네요.^^
서귀포는 남편과 저만 남게 되어
빈둥지 증후군이 밀려올까 옆에서 걱정들 하시지만
저는...자유인의 심정이 되어서 기분 띵호아 입니다.^^
고3엄마를 졸업하여 초저녁에 잠이 몰려 와도
맘껏 잘 수가 있겠다~하는 해방감 때문이지요.ㅎㅎ...
아이들이 밤 늦게 집에 돌아오니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수면부족현상까지 겹쳐서 만성피로에 시달렸거든요.
2002년이나 2003년도 서귀포 내려오기 1년 전 사진
세월은 가고 사진이 남아서 추억하게 하네요.
이제부터는 아이들이 학업을 마치고 제 길을 찾을 때까지
학비와 생활비를 대주는 지상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제 몇년만 더하면 저의 짊도 가벼워지겠지요.
지금부터 아이들에게 강조 하고 있습니다.
"공부 하는 것까지만 대준다.
그 이후는 절대 자립해야만 한다.
나도 은퇴가 필요하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죽는날까지 자녀 뒷바라지 하다가
노후준비도 못하여 슬픈 노년의 자화상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며
미리부터 시시때때 주입 시키려고 합니다.^^
등 떠밀어내는 훈련을 부모가 먼저 해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결혼하는 요즘 결혼 풍속도 때문에
자녀 교육 다 시키고도 부모가 등골 빠지는 거 많이 보게 되어서
저 스스로 자녀와 분리하는 훈련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먹고 사는 일에 골몰하느라 잊고 살았던 물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었지?"
하고 내 자신에게 물어 보려고 해요.
자식이 부모 곁을 못 떠나는 것 보다도
부모가 자식을 못 떠나 보내고
삶의 명분을 계속 자녀 뒷바라지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이 밀려 와서요.
예인 6살 때
외할머니네 옥수수 밭에서 풀매기 하는 예슬 예지.(초딩 때)
치열한 삶의 현장 한겨울이 지나니
이제 좀 한가해졌냐고 지인이 안부를 물어 왔어요.
겨우내내 밤 낮으로 달린 직후에
일 손을 놓자마자 온 몸이 안 아픈데가 없었어요.(해마다 반복되는)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살필 겨를이 없이 바빴던 겨울이 지나면
노독이 밀려 와서 겨울잠 자듯이 칩거하며
몸과 맘을 자가치유 해야만 다시 세상이 보이고, 내가 보이거든요.
겨울 직후 지인의 안부 물음에
"전쟁에서는 이겼는데 만신창이가 된 병사같은 기분이다"고 답을 했드랬지요.
안간힘을 다해서 행복의 아성을 쌓고
방둑이 무너질까봐 온 몸으로 방어하느라고 기진맥진한 기분...
전쟁터에서 앞장 선 장수가 느끼는 기분이 이런걸까?
사진속의 어렸던 세자매가 다시 한곳에 모여서 둥지를 틀었고
저는 빈 둥지를 청소하며 삶을 반추하고 있습니다.
제게도 새로운 출발, 새 봄이 왔어요.
이제 새 봄입니다.
기지개를 펴고 대청소와 새출발을 합니다.
이제 새싹같은 봄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행선 부부 (0) | 2016.04.13 |
---|---|
디톡스하는 봄날 (0) | 2016.04.09 |
매화꽃 (0) | 2016.02.20 |
천사들의 날개짓(2015년 귤축제를 마감하며) (0) | 2016.02.08 |
반디농장 <희망>꿈나무 (0) | 2016.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