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은 혼자서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스스로 일량을 정하고 목표를 정하고 하지 않으면
게으른 농부와 방치농이 되기 쉽상입니다.
고온다습하여 일하기 힘든 여름철에는 자기와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고행까지는 아니어도 일이 밀리지 않도록 스스로 자기를 곧추 세우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꾸준히 하여야 합니다.
장마철 친환경 농사는 방제도 어렵고 풀이 일주일에 한길씩 자라는지라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순식간에 정글이 됩니다.
2:4식 보르도액 방제를 과원마다 한차례씩 하고나서
요즘은 남편은 예초기로 풀을 깎고 저는 낫을 들고 주변정리와
귤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넝쿨을 처치중입니다.
서귀포는 장마가 실종되고 가뭄이 들어서 비상사태로 돌입했습니다.
제발 비 좀 내렸으면...이런 기원을 하게 되니
몸서리 처지는 물폭탄 중부지방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숨이 막히는 더위도 중복을 지나면서 살짝 가을바람이 스며든 듯 합니다.
하늘에는 고추 잠자리가 가득해지는 것을 보니 입추가 멀지않은 절기가 실감납니다.
서귀포는 연일 흐리면서도 비는 오지 않는데
그나마 일하기에는 땡볕이 아니라서 견딜만 합니다.
5월이 지나면서 봄 농사가 얼추 끝나는 시점이라
일을 조금 조절하면서 갈 수 있는 여유가 되겠다 싶어서
남편을 월요일과 수요일에 목공교실을 신청해 주었습니다.
농촌에서 살려면 웬만한 것은 스스로 자급자족해야 하는지라
목공일은 다양하게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남편이 목공교실 가는 날은 나도 해방이다~(남편에게서 해방^^)며
못 만난 사람들에게 만나자고 연락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궁리 합니다.
나 혼자 땀 뻘뻘 흘리며 일 하지는 말겠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하는데
눈에 크게 뜨이지는 않아도 소소한 일들이 많아서
빛도 안나게 하루가 다 가버리는 일이 거의 다 이지요.
남편이 목공교실을 가고나자 저는 믿음밭 텃밭 풀잡기와
로즈마리 삽목,채송화 삽목등에 한나절이 가버렸습니다.
꽃밭이나 텃밭을 돌보는 것은 제게는 일이 아니고 힐링 입니다.
좋아하는 꽃들과 마주하니 풀을 뽑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요.
한나절 풀 정리하고나니 누구랑 점심을 먹을까하고 궁리를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람 적당히 불고 구름낀 날씨가 일하기가 좋은 날씨입니다.
누구랑 만나서 수다 떨고 밥 먹고 하면 오후가 그냥 가버릴 것 같아서
두세시간만 일 더해야지~하고 귤나무들을 살펴보니
초록색 탱자만한 귤들을 달고 있는 귤나무가 너무 너무 예쁩니다.
올해는 신효 믿음밭이 귤이 예쁘게 달렸습니다.
많이 달려서가 아니고 적당히 예쁘게 달려서
나무를 쳐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귤이 다 익었을 때의 풍경이 그려집니다.
4년만에 믿음밭이 장관의 풍경을 제공 할 것 같습니다.
귤나무가 너무 예쁘게 보이니 갑자기 일할 의욕이 팽배해졌습니다.
이 예쁜 귤들이 더 잘보이게 해줘야지~하면서
중간 중간 전정을 해주니 숨어있던 귤까지 모습을 드러내서
나무가 더 예쁜 모습이 되니까 저는 점점 더 흥이나서
숨어있던 전투적인 자세가 고개를 듭니다.
오늘 일 빡세게 해야지~하며 열의를 불 태웁니다.
한 여름에 일 하고싶은 날이 잘 없는데
역시나 저는 귤나무만 보면 기운이 샘 솟는 사람입니다.
갑자기 심하게 의욕적이 되어서 전정과 풀베기를 하고나니까
말끔해지는 과수원 모습에다가 귤이 주렁주렁 달린 귤나무를 보니까
더운지도 모르고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했지요.
그런데 저녁때 집에 오니까 만사가 다 귀찮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서
저녁을 배달시켜 주게 되었습니다.일할때는 몰랐지만
나도 모르게 넘쳤나 봅니다.
저는 역시 의욕이 불 탈 때를 경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한번 필 꽂히면 먹는 것도 잊고 자는 것도 잊어 버리다가
체력이 방전되는 순간을 종종 겪어서 이제는 뭐든 적당히 하자고
스스로에게 누누히 다짐하는데 조금만 기운이 쌓이면 여전히
그 기질이 발휘되곤 합니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부대끼지 않으려면 뭐든 적당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귤나무가 너무 예뻐서...일 해도 즐거웠습니다.
모처럼 일하고 싶은 의욕이 충천한 날이었습니다.
귤나무 사진으로 보여 드릴게요.
벌써부터 얼마나 예쁜지...동감 하시지요?
지금 귤 크기는 500원 동전만한 크기입니다.
올해는 극성맞은 충들이 불구귤을 많이 만들었지만
멀리서 보면 탐스럽게 열린 귤들이 너무 너무 예쁩니다.
올 가을 수확할때 쯤 의 멋진 귤밭 풍경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입니다.
올해 회원의 날은 첫 귤 수확하는 날로 정 할 것입니다.
귤도 따고 귤나무 바베큐도 하고...
전정하다가 딴 귤을 갈라 보았습니다.
레몬맛인데도 살짝 단맛이 도는 군요.
당이 올라가면서 노란색도 짙어지지요.
벌써부터 귤이 그리워지지요?
신효동밭은 서귀포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곳이라서인지
늘 진딧물 극성에 몸살을 앓곤 합니다.(다른 밭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나요)
텃밭 가지잎이 꼴이 말이 아니어서 뒷변을 살펴보니
진딧물의 피해이군요. 청량초 고추에는 노린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보니
멀지않아 고추도 장렬히 전사할 것 같네요.
아무 약도 안 쳐주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거랍니다.
그런데 호근동(희망밭) 텃밭은 벌레 피해가 이 정도는 아니랍니다.
밭마다 다른 상황을 보여주니까 비교관찰은 잘 해볼 수가 있습니다.
가지가 이 꼴이니 만약 가지 팔아 먹고 살아야 한다면
그대로 굶어 죽을꺼야~하는 생각 듭니다.
매끈한 가지 만들려고 얼마나 농약을 뿌릴지 상상이 되는군요.
사실 귤나무에도 관행은 농약을 많이 뿌리지요.
농약 장아찌라고 말할만큼 다양한 농약을 뿌리는 것을 보았지요.
앗, 처음보는 진딧물입니다.
치커리 줄기에 다닥다닥 붙은 빨간 진딧물.
아무래도 신효밭 텃밭은 잔디밭으로 변경해야 할 듯,
제가 꿈꾸던 그런 텃밭 모양 되기는 그른 것 같아요.
텃밭에서 바로 따다가 먹는 싱싱한 야채를 꿈꾸었는데 말이지요.
그런데 올해 호근동 텃밭의 고추와 가지는 좋습니다.
올봄에 비닐벌칭을 하였더니 텃밭농사이래 가장 좋은 수확을 보여줍니다.
(이맘때쯤 전부 풀속에 갇혀서 찾을 수도 없었는데)
어제는 귤이 예쁘게 달린 신효밭(믿음밭)에서 열심히 일했구요.
그저께는 토평 사랑밭에서 예초를 하면서 병해충도 관찰 했네요.
유기인증심사를 눈 앞에 두고 있어서 주변 정리를 열심히 했지요.
유기농 인증은 해마다 새로 받아야 하고 여러가지를 통과해야 해요.
영농 일지를 곰꼼하게 써야 하고, 토양검사, 수질오염검사, 잔류농약검사를 거치고
이 서류를 검토하고 실사를 나와서 꼼꼼히 살펴봅니다.(인증서 나오는 동안 두달정도 걸립니다)
유기인증은 3년동안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주지않고 재배한 귤나무에게 주는 인증이지요.
저농약은 일반 농약의 절반정도 주는 것인데 코에 걸면 코걸이라 없어질 인증제도이구요.
무농약은 화학농약은 쓸 수 없지만 화학비료는 일부 허용하며 1년이상 영농일지를 쓴
농가에 주는 인증제도입니다.
요즘은 GAP농산물이라하여 이름은 거창한 우수농산물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이 농산물은 사실 화학농약, 화학 비료 다 써도 되지만 안전수칙을 지켰다는 농산물인데
친환경 농산물로 분류 되는 것이 유기농 농부가 보면 마뜩잖은 제도입니다.
소비자를 교묘하게 햇갈리게 하는 제도인 것 같아서요.
친환경농산물의 최상위에 있는 <유기농산물>은 재배가 어렵고
수고에 비해 수확과 수입이 적다는 이유로 관에서도 권장하지 않는 농법입니다.
특히나 제주도는 관에서는 말리는 농사이니 친환경 농부로서는 울분이 터질 일입니다.
그래도...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유기농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저희 반디농장도 꿋꿋이 유기농을 하겠다고 각오하며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무소의 뿔처럼 나아 가려고 합니다.
차원이 다르다~~~
제가 이렇게 외치는 이유는 현장에서 지켜보면 절로 그 말이 나온답니다.
각설하고...이 더위에 누굴 성토 하려는 것은 아니고...
유기농 귤나무가 이렇게 건강해도 되는거야~싶게
반디농장 귤나무들은 아주 건강하게 온갖 병해충들을 잘 이겨 내고
예쁜 귤아기들을 잘 키워내고 있는 중입니다.
연두색 순은 여름에 나오는 새 순입니다.
열매가 적게 달리거나 안달린 나무에 여름순이 많이 나지요.
봄에 극성을 부리던 진딧물들의 잔해입니다.
새 순이 굳으면 진딧물들은 이렇게 껍질만 남기고 사라지지요.
이제 여름순이 나니까 또 진딧물과 귤귤 나방이 극성을 부리며
새순의 즙액을 빨아 먹을 때입니다.
자벌레가 귤을 갉아 먹은 흔적입니다.
올해는 자벌레도 극성이네요.
이렇게 충의 피해를 받으면 멀지않아 귤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저렇게 귤들이 손실을 입게 되니 수확량이 줄어 들게 되는거지요.
6학년 농부는 이제 예초의 달인이 되었습니다.
위생청결을 강조하던 전직장에서 몸에 밴 정리정돈 습관이
귤밭을 청소(^^)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어지럼대장인 제게 천군만마이지요.헤헤...
내게 없는 것, 남편에게 없는 것 서로 나누어 가진게 다행이지요.
예초한 귤밭이 이발한듯 시원해지고 있어요.
그사이 하늘타리가 귤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꽃까지 피웠군요.
순식간이지요.
저는 이런 덩쿨을 잡고 예초기가 못 들어간 곳을 낫으로 잡초를 베지요.
낫질을 하루종일 하고나면 손목이 마비 될 정도지만
이젠 무리하지 않으면서 나누어서 일하려고 노력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충이 극성을 부리는데
이세리아 깍지벌레가 많이 보이네요.
깍지벌레 종류는 나무 즙액을 빨아 먹어서 나무 줄기를 고사시키거나
심하면 나무도 고사시키기도 하지요.
귤나무 가지가 노랗게 말라죽어가는 것을 살펴보니
누구의 짓인가? 줄기를 군데군데 갉아 먹어서
가지가 죽어 가네요.
이런식으로 밑 둥치도 갉아 먹거나 나무를 파고 들어 가거나
여러종류의 충들도 친환경 과수 농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지요.
정성껏 관리 않으면 나무를 죽이는 일도 다반사이지요.
올해 잘 달린 귤나무와 안달린 귤나무입니다.
해걸이를 하는 중이지요.
반디농장은 절반의 나무는 쉬고 절반은 열심 일하고 있답니다.
결실의 열매는 항상 예쁩니다.
고추가 빨갛게 물들어 가는 것은
가을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지요.
일요일 날은 주영씨가 친구와 아이들이랑 방문 했습니다.
오전에 예초하고 잠깐 점심으로 비빔국수 해서 같이 먹었습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 왔는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텃밭 야채 송송 썰어넣고 귤효소 넣은 양념장 만들어서
비빔국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고운 연이 된 반디농장 회원님들,
서귀포에 오시면 간단하지만 비빔국수나 야생화 비빔밥이나
해드릴테니 들리셔서 차도 마시고
건강한 유기농 귤나무도 보시고...
제가 사랑하는 꽃들도 보아 주시고...
연락 주시길요.^^
'귤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슴이 타들어 간다. (0) | 2013.08.16 |
---|---|
파란 하늘이 미워요. (0) | 2013.08.12 |
7월의 귤밭<2> (0) | 2013.07.22 |
7월의 귤밭 (0) | 2013.07.15 |
무당벌레 (0) | 2013.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