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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편지

반디 가을 뜰 (늦게 핀 으아리에게)

by 농부김영란 2024. 11. 9.

 

스페인에서 사온 조각타일로 간판을 만들었다.

문패라고 해야겠다.

 

 

 

 

여름에 피어야 할 으아리가

노랑나비 애벌레에게 새순과 꽃순을 다 먹이로 내어주고

앙상한 모습으로 여름 나더니...

나비들이 모두 부화하고 난 후...

다시 기운내어 꽃대를 만들었다.

장하다, 으아리...

이런 모습 원해서 내가 널 지극정성 돌보았지.

올해의 반디꽃 중의 여왕...야생 으아리...

 

 

 

 

데크목으로 담장을 한 것은

벽을 칠판처럼 쓰려고 한 것인데

아직까지 바라 보고만 있다.

시도 쓰고, 그림도 그려서 붙이고.......하냥 바라보고만 있다. 무슨 말을 쓸까....

 

데크목이 빛바랜 색이 되고 싶어서 일부러 색도 칠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붙였지만, 나는 그사이...

가슴으로 수많은 말을 썼다가 지우고를 반복했다.

나뭇잎을 다 떨구고나면, 겨울에는 꽃 송이 하나 그려 놔야지.

춥지 않게...외롭지 않게...허전하지 않게...

그렇게...나는 그 자리에 늘 있을테야.

 

 

 

 

황금회화 나무가 노랗게 물들고 있다.

여름동안 연두로 웃고 있었다.

겨울에는 줄기를 노랗게 물들여서...뜰에 색을 더해 줄

황금 회화나무가 올해 새로 들인 식구이다.

이제는 꽃 보다도 다채로운 잎과 줄기로 자연스런 뜰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

양미역취가 노랗게 뜰을 장식하니...

노란 가을도 좋구나...

 

 

 

 

 

칸나는...여름부터 지금까지...

번식력이 너무 성해서 고개 절래절래 흔들었는데...

여름에서 가을까지...풍성하게 해주는데는 효과 만점.

 

 

 

 

 

태국에서 온 루엘리아...너무 무성해서...크기를 줄여야겠다.

 

꽃보다 어여쁜 열매...좀작살나무...

돋보이라고 주변 잎들을 따주었다.

 

 

늠름한 기세는 그 누구도 못 따라오는

우리집 유카...

봄 가을 두번 꽃대를 올리는데

가을에는 늦게 꽃대를 올려서 일찍 달려오는 겨울에게 항상 세게 얻어 맞고...

꽃망울로 지는게 안타까와.

 

 

당근마켓에서 한포기 1만원 주고 산 파초(바나나가 아님)가 많이 번식했다.

무심히 멀리서만 바라보았는데...가까이 가보니...꽃 피었다가 지고 있네.

파초도 뜰에서는 이국적인 한 풍경 하는데 일조.

 

 

농산물 판매장이라며 만들었지만...

내 공간으로 쓰기로...

길가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서...꽃들을 번갈아 가면서 피게 하고 있다.

지나 가는이들...중...누군가가...이 꽃때문에 잠깐 즐거우시길...

 

 

 

귤농부가 귤 이야기는 안하고...꽃 이야기만 하네...

귤밭은 매일 한바퀴씩 돈다.

너희는 언제 익을거니?

가을볕이 부족하여...귤들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 전투태세 갖추고...너희들 수확할 날만 손 꼽고 있다구...

귤농부도 아린 가슴 부여안고 귤들을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