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감정의 희열을 맛 본지가 언제였든가?
운명을 바꿀만한 대박은 언감생심,
소소한 일상의 대박감정조차 만나기 쉽지 않은 게,
나이 들어가면서 감정이 점점 퇴화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사소한 일조차도 깔깔깔깔 웃는 어린이의 그 감정이 사라진 지 오래~~~
얼굴 근육이 점점 경직 되어 가는 게, 사느라고 힘 들었다고 핑계된다면...
그것은 내 삶에 대한 도리가 아닐 터...
사실은 감사하고 웃을 일은 매일, 지천에 있다.
나는 올해 텃밭 농사로 대박 감정을 만끽하고 있다.
꽃에만 미쳐서 주구장창 꽃만 심다가(이제 포화상태라 심을 자리가 없음),
올해는 봄을 다 보내고 아주 늦은 봄 정신이 들어서,
채소모종들이 다 사라지고, 작은 묘판에서 웃자란 찌꺼기 모종들을 간신히 구해서
5월 중순에야 그냥 땅에다가 꽂았다.
(일단 땅 냄새만 맡으면서 생명 유지 하고 있거라~가 무대뽀 전략)
미리 땅을 만들고 할 시간이 없어서, 일단 땅에다가 심고,
그 후 시간이 될 때 다시 땅을 만든다~가 나의 전략.(급할때는 거꾸로 일하기)
대충 풀만 뽑고 모종을 심었다. 자갈 땅에 호미도 잘 안들어 가는 척박한 땅에.
고추 모종, 가지 모종, 애호박 모종을 사고, 재미로(혹시나 열리나 보려고) 수박 한포기도 샀다.
그런데...수박을 박 모종에 접을 붙였는지 한줄기는 박줄기가 한줄기는 수박줄기가 나왔다.
긴 장마가 효자가 되어서 무럭무럭 줄기를 뻗더니.....
우와... 대~~~박!
수박도 열리고, 박도 열리는...횡재를 만났다.
내 생에 거저 생기는 것은 잘 없는데...이런 횡재가 있다니...
수박 3개, 박 3개...
대~~~박...수박...박...
박 속에 금은보화까지 들어 있으면 나 어떻해~~~~^^
박, 박, 박...
바가지 박박박 긁으라고...박이 주렁주렁....
가지도 대박
말리고...말리고...말리고...
부추 양념 간장에 비벼서...
말린 가지밥, 얌냠...
꿀보다 더 맛있는 맛^^
토란도 처치곤란할 정도...
이 아이들 덕분에 몸과 마음이 많이 회복 중입니다.
그동안 극심한 사추기를 앓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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