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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대~~박~~~

by 농부김영란 2024. 9. 8.

대박 감정의 희열을 맛 본지가 언제였든가?

운명을 바꿀만한 대박은 언감생심,

소소한 일상의 대박감정조차 만나기 쉽지 않은 게,

나이 들어가면서 감정이 점점 퇴화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사소한 일조차도 깔깔깔깔 웃는 어린이의 그 감정이 사라진 지 오래~~~

얼굴 근육이 점점 경직 되어 가는 게, 사느라고 힘 들었다고 핑계된다면...

그것은 내 삶에 대한 도리가 아닐 터...

사실은 감사하고 웃을 일은 매일, 지천에 있다.

 

나는 올해 텃밭 농사로 대박 감정을 만끽하고 있다.

꽃에만 미쳐서 주구장창 꽃만 심다가(이제 포화상태라 심을 자리가 없음), 

올해는  봄을 다 보내고 아주 늦은 봄 정신이 들어서,

채소모종들이 다 사라지고, 작은 묘판에서 웃자란 찌꺼기 모종들을 간신히 구해서

5월 중순에야 그냥 땅에다가 꽂았다.

(일단 땅 냄새만 맡으면서 생명 유지 하고 있거라~가 무대뽀 전략)

 미리 땅을 만들고 할 시간이 없어서, 일단 땅에다가 심고,

그 후 시간이 될 때 다시 땅을 만든다~가 나의 전략.(급할때는 거꾸로 일하기)

대충 풀만 뽑고 모종을 심었다. 자갈 땅에 호미도 잘 안들어 가는 척박한 땅에.

 

고추 모종, 가지 모종, 애호박 모종을 사고, 재미로(혹시나 열리나 보려고) 수박 한포기도 샀다.

그런데...수박을 박 모종에 접을 붙였는지 한줄기는 박줄기가 한줄기는 수박줄기가 나왔다.

긴 장마가 효자가 되어서 무럭무럭 줄기를 뻗더니.....

우와... 대~~~박!

수박도 열리고, 박도 열리는...횡재를 만났다.

내 생에 거저 생기는 것은 잘 없는데...이런 횡재가 있다니...

수박 3개, 박 3개...

대~~~박...수박...박...

박 속에 금은보화까지 들어 있으면 나 어떻해~~~~^^

 

 

 

 

박, 박, 박...

바가지 박박박 긁으라고...박이 주렁주렁....

 

가지도 대박

말리고...말리고...말리고...

 

부추 양념 간장에 비벼서...

말린 가지밥, 얌냠...

꿀보다 더 맛있는 맛^^

 

토란도 처치곤란할 정도...

 

 

 

이 아이들 덕분에 몸과 마음이 많이 회복 중입니다.

그동안 극심한 사추기를 앓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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