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귤밭

심술 부리는 날씨...3차귤 천천히...

by 농부김영란 2023. 12. 14.

날씨가 기가 막혀~~~

 

 

 다음주 회원 3차귤 내보내야 하는데...

드디어...

날씨가 심술을 있는대로 부린다.

한꺼번에 다 따서

그냥 내보내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나무에서 익힌 싱싱한 귤을  보내 드린다고,

나무에서 얼리기도 몇번이나...

 

<제비꽃>

 

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있다.

자연에서 익은, 지상 최고의 맛있는 귤을 보내 드리겠다며...

귤나무 고생, 사람 고생, 개고생이 따로 없다.

경제개념은 반영되지 않는다.

내 마음에 들 때까지~~~그것을 19년째 하고 있다.

 

<뱀딸기>

 

징한 인간 김영란!...하며 한라산 설문대 할망이 내려다 보시다가

나를 혼비백산하게 날씨로 심술 부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건만...

"맞장 뜨자, 설문대 할망!" 하며 날씨와 곡예를 하며 귤 수확하기가 어언...`19년.

 

<방가지똥풀꽃>

 

그냥 유기농농부가 아니다.

신념이 신앙이 되었고, 스스로 교주가 되었다.

그렇게 무장하지 않았으면 벌써 무너졌을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의 세상에서 타협하지 않고,

홀로...굳세게...앞만 보고...유기농농부로 살아내기 쉬운 환경이던가?

 

<뽀리뱅이꽃>

 

기후는 그렇다쳐도...

세상이 다 병들어 가는데도 ,모든 것이 오직 돈으로만 환산되는  세상에서...

나 홀로, 내가 무어라고,...초지일관...

거기에다가 유기농 농부에게 말도 안되는 이상한 제도(인증제도)를 굴레 씌워서,

인증을 취소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참으로 아수라의 세상에서...

신념 가지고 올곧게 살기가 힘든 세상이다.

행심에서 이기긴 했으나,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기분을...

나는 올해 어싱과 그림으로 회복하였다.

나의 다음 세대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되어야, 사람답지 않겠는가?

아직도 분노의 일부가 사그라들지 않고, 누가 건들면 다시 활활 타오를 것만 같은,

2022년 나의 투쟁.(세상이 곳곳에 너무 많이 썪어 있는 것을 몸소 체험)

그래도...나는 이겼다.

정의가 다 죽으면 어찌 이 세상을 살아 가겠는가?

2023년 귤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이제 나는...많은 것을 내려놓고 , 초연하게 자연인으로 살고자 소망한다.

자연인 김영란으로 살기를 꿈 꾼다.

세상 사는 기준을, 사람답게, 행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가볍게 살아도 좋다고...내 몸으로 보여 주어야지.

 

우리 반디 회원님들, 저를 오랫동안 지켜보셨지요?

그 따뜻한 눈빛으로, 응원으로, 저를 늘 곧추 세워 왔어요.

살아있는 동안,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어요.

 

회원 3차귤은 이번 주 수확에 차질이 빚어져서

다음주 며칠 밀릴 수도 있어요.

여유있게 기다려 주세요~~~

 

바빠서 황토운동장에 못 갈때는 맨발로 귤 따고 있어요.

어싱인간으로 미쳐 가는 중...ㅎㅎ...행복한 중독이예요.

귤 따며 내려다 보는 곳곳에 풀 꽃들이 방긋방긋,

전 이런 자연 속에서 재생되는 것 같아요.

'귤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귤즙 편지  (0) 2024.02.14
4차귤 ---1월 3일 4일 발송  (2) 2024.01.01
반디농장 귤밭 풍경& 1차귤편지  (2) 2023.11.21
귤꽃 향수  (0) 2023.05.03
인증서 회복  (0) 202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