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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3차 귤편지

by 농부김영란 2022. 12. 13.

 

 

*3차 귤 편지

 

드디어, 겨울다운 매운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무더위에 지치는 한여름이었을 때는, 겨울이 올까 싶더니,

이제 두어 달 겨울을 만끽(^^) 해야겠지요.

 

우리 회원님들은 반디귤과 함께 겨울을 보내면

감기가 덤비지 못하는 경험 하셨었나요?^^

저는 제주도라 하여도 겨우 내내 귤 밭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일하는데도,

귤을 많이 먹는 겨울에는 감기가 걸리지 않다가,

끝나갈 즈음에 기진맥진해져서 몸살감기가 오곤 했지요.

 

저는 나무마다 귤 맛을 보느라고 하루에도 수십 개 귤을 까먹어 봅니다.

아롱이 다롱이 자식들처럼 귤도 나무마다 맛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천차만별이랍니다.

어떤 귤은 껍질이 가죽보다도 더 질긴 아이들도 있고,

어떤 아이들은 껍질도 야들야들하고, 맛도 부드러운가 하면,

어떤 아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못생겼지 싶은 아이들도 있고,

어떤 귤은 주먹보다도 더 큰 귤도 있고,

어떤 아이들은 자라다가 말았는지 사탕만한 것도 있습니다.

 

우리 회원님들께 보내 드리는 귤은 그래도 상품이라고

당첨된 미모(^^)의 귤들이랍니다.

겉모양이 심하게 미워도 속은 모두가 다 온전하게 이쁘답니다.

그런데 올해는 또 다른 현상이 있네요.

겉은 멀쩡한데 속이 바람 든 것처럼 즙이 없고,

푸석한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이 무슨 현상인가 싶어서 곰곰 생각해보니,

가을에 심하게 가뭄이 들면서 제가 내내 물을 주었어도

수분부족현상으로 그런 현상이 생겼는지 유추해 봅니다.

 

겉으로 봐서는 잘 몰라서 혹시 그런 귤이 두어 개 쯤 섞여 있으면

널리 헤아려 주시고, 많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참으로 농사가 힘들다는 것을 갈수록 많이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고난을 이기고 결실한 귤들의 애환을 헤아려 주세요.

3차 귤을 따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휴~~~~~^^

 

*반디회원님들께서는 귤껍질로 차를 만드셔서 일년내내 따뜻한 차를 드시도록 하세요.

기 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항산화작용과 항암효과도 있는 귤껍질은 보약입니다.

실은 귤껍질이 주인공이고, 알맹이는 덤으로 먹는 것이지요.^^

 

 

제주도의 또다른 겨울

 

 

 

 

 

 

너무 화사해서

눈물이 난다,

애기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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