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녀네 뜰답게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난다.
그래도 4월은 아픈 역사가 가득한 달이라 묵묵히 일하며
가능한한 들뜨지ㅡ 않기로....
지난해 옮겨 심고 올해는 자리잡았다.
소원대로 꽃동산을 만들어서 살게 되었다.
한줌 눈주름, 한줌 버베나, 한뼘 삽목해서 키운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더 정이 간다.
돈 되는 비싼 식물은 거의 없는 풀꽃 세상.
보라보라한 무우꽃 보자고
무우를 먹지않고 기다린 결과...
소원대로 꽃밭이 되었다.
계절마다 피는 꽃들을 섞어서 심었다.
빼곡 빼곡...
꽃밭이 꽃밭다우려면
쉼없이 돌봐야...
실은 노동의 댓가.
즐거운 노동.
몇년전
사촌오빠네서 공수해 온 한뼘 불도화가 드디어 꽃 피우다.
꽃잎을 흔드니 우수수수...
4월이 가고 있다고 불도화가 알려준다.
불도화, 설구화는 4월에 피고
6월에는 하늘색 수국 피고
7-8월에는 목수국 아나벨 수국 피고...
수국수국하려고 종류별로 수국을 심었다.
내가 언제 너를 심었더라...
기억력이 뚝 떨어진 요즘..
흰 붓꽃이 피어서 설레이며 대화해 본다.
참으로 예쁘구나~
흰색, 보라색 좋아하였는데 점점 다양하게 좋아진다.
그래도 흰 아이들이 단연코 으뜸이다.
쨍한 보라붓꽃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난다.
착한분이 나눔해주신 뫼발톱
그냥 봐라만 봐주는데도...튼튼.
생명체는 사랑을 먹고 사는게 맞다.
올해 가장 큰 목표
흰민들레 번식하기.
한참전에 흰민들레 모종을 육지에서 공수해서 심었는데
관리를 제대로 안했더니 시나브로 사라져서
모체에서 부지런히 씨앗 받아서 포트에서 싹 튀우려고 받고 있다.
가능하면 귤밭 전체를 흰민들레 밭으로...ㅎㅎ..
씨앗의 위대함.
지난해 귤나무를 이사 시키고 만든 꽃밭과
길가까지 심은 꽃들에게 물 주는 시간만도 두시간이 더 걸린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 짓을 하랴~ㅎㅎ...
꽃에 미친 녀자(꽃미녀)는 꽃만 먹고 산다.^^
농촌여성신문에서 잡문을 실어주시고 원고료까지 주셔서
그 돈으로 꽃나무를 사고 있다.
올해 갑자기 목련에 필 꽂혀서 흰목련나무를 12그루(작은 묘목)
토종자목련 한그루를 사다가 심었다.
5년 후...목련꽃이 만개할 때 목련 축제를 해볼까나...ㅎㅎ...
10년 후에는 어른 나무가 되어서 눈 부시겠지.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서 하루종일 뙤약볕 아래서도 혼자서 싱글벙글.
혼자서 나지막히 나와 대화하며 일할 때가 좋다.
10년 후, 20년 후...세월이 깃든...사랑이 깃든...정성이 깃든...
햇살 가득한 뜨락에서...
나무를 심던 내 마음을 반추하겠지~
꽃, 함께 했던 매순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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