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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5차귤12일 발송(햇볕에 말려 주세요)

by 농부김영란 2021. 1. 10.

지난주는 수십년만의 폭설과 한파가 제주도도 강타했습니다.

중산간보다 조금 더 고지대인 희망밭(호근동)은 눈이 쌓여서 녹지를 않았습니다.

믿음밭(신효동)에 살고 있는 저희는 4일만에 귤을 저장해 놓은 창고에 가서

이번주 귤을 발송하기 위해 선별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서귀포이면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데도 한라산과 더 가까운 곳과

해변이 가까운 곳은 기온 차이가 많이 납니다.

믿음밭(신효동)은 눈이 다 녹아서 출발했는데 희망밭은 30cm정도 눈이 쌓여서 녹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몇번 얼린 경험을 한 저는 매일 날씨를 체크하면서 귤을 수확하였고

한파직전에 상품귤을 모두 구출하여서 창고에 잘 보관해 두었어서 맘 편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4일간의 강제휴식(^^)은 피로에 쩔어서 정신이 혼미했던 제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이제는 몸이 또 자꾸 자려고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서 충분히 잤는데도 눈꺼풀이 내려앉네요.

며칠만에 일을 했더니 몸이 더 뻐근하더라고요.(역시 계속 일하는게 좋아~^^)

 

지난주 주문한 귤과 5차귤, 그리고 앞으로 받을 1월의 귤들은

받는대로 상자를 펼쳐서 배송도중 깨진 것들을 골라내고

햇볕이 들어오는 거실이나 베란다등에 2-3일간 말려 주세요.

추위에 떨었을 귤들이 최대한 긴장하고 있어서 햇볕을 쪼여주면 따뜻해서

긴장을 풀고 숙성하면서 더 맛있어질거예요. 햇볕이 없으면 따뜻한 곳에서라도 말려 주세요.

배송 도중에도 육지는 영하의 기온이라서 살짝 얼수도 있어서 껍질이 가볍게 언것은

따뜻한 곳에 두면 원래대로 회복이 된답니다.

 

 

 

 

 

 

1월 10일 희망밭 풍경...아랫녘은 눈이 녹았는데 이곳은 눈이 30cm 정도 쌓여 있었어요.

4일동안 눈이 흩날렸거든요.

 

 

 

 

귤농부만 아니였으면 풍경이 이쁘다고 좋아라 하였겠지만

농부 되고 나서는 늘 마음 조립니다.

 

 

 

 

이번주에 택배를 보내야하기때문에 차가 들어 오려고 눈길을 씁니다.

한낮이라 많이 녹았네요.

 

 

 

 

창고안에서도 귤이 얼까봐 이렇게 비닐포장으로 덮어 두었어요.

창고에서도 언적이 있었거든요.

귤농부 17년 경험이 만반의 준비를 하게 했답니다.

 

 

귤들은 무사히...방긋!^^

 

 

 

 

귤 받으시면 참 못 생겼구나~ 하시겠지만

그 중에도 이쁜이들을 보낸답니다.

더 더 더 못난이들은 이렇게 비품귤로 빼고, 그나마 얼굴이 말쑥한 아이들이 선별되어 간답니다.

더러 아주 못난이도 몇개 넣어 두는데 맛을 비교해 보시라는 저의 배려(^^).

실은 못난이들이 맛이 더 좋은게 많은데 이 모습을 보면 소비자가 놀라실까봐 빼는거랍니다.

방치했다가 수확한 결과물이 아니라 자연의 부산물로 1년에 20여회 이상 소독하고 영양제를 준 아이들이랍니다.

유기농산물은 드시는 소비자가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2020년산 1월의 귤은 태풍 세개를 직통으로 맞았고 지금까지 나무에 있으면서

눈과 서리를 맞으면서 강인하고 튼튼한 귤이라서

저는 산삼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가장 오랜 기간을 자연이 주는 온갖 혜택과 풍상을 겪은 이런 옹골찬 과일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입니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경험하면서 이겨낸

세상에서 제일 강인한 과일, 1월의 유기농 귤입니다.

절대, 절대 겸손할 수 없는 지상 최고의 과일입니다.^^

온갖 시련을 다 이겨낸...최고의 과일, 1월의 유기농귤을 드시면서

올 겨울 건강 꿋꿋이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요즘 알로에꽃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해 당근마켓을 많이 이용해서 올해의 당근인으로 선정 되었잖아요.ㅎㅎ...

이 알로에도 당근에서 산거랍니다.

처음에는 알로에는 잘 몰라서 알로에를 담은 항아리화분이 맘에 들어서

1만원에 구입한건데 어느날 삐죽이 뱀머리같은 것이 쑥~ 올라오길래

이건 대체 뭘까~~~했더니  겨울 오기 전...아래서부터 계속해서 꽃을 피워내는군요.

 이 겨울에 황금 트럼펫을 마구 불어 대면서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네요.

제가 올해 반려식물을 키우시라고 적극 권하는 이유입니다.

새싹을 키워도 자라는 모습이 이쁘고, 잘 자라서 꽃을 보여 주는 것도 힐링 되고

열매까지 맺어서 또 번식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소박하게 살아도 절대 결핍감이 없습니다.

식물은 우리를 구원해주는 지상의 천사들입니다.

귤 대충 마무리하고 꽃씨 나눔 해서 올해는 우리들 신산한 마음에

꽃을 키우고 심고 가꾸면서...잘 보내 보아요.

 

 

 

 

 

* 5차귤 편지

 

11월 중순부터 수확 발송하며 쓴 귤편지가

드디어! 마지막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두달 동안 밤낮으로 쉬지 않고 달리느라 이맘때는 녹초가 되어서

새해 새희망의 멧세지를 전해야 함에도 넋두리가 되기 일쑤였지요.

그런데 지난 며칠동안 강력한 시베리아 한파가 몰려와서

제주도도 강풍에, 폭설에, 빙판이 지고 눈이 쌓여서

부득이 집에서 강제휴식을 하였더니 정신이 하얀 눈같이 맑아졌습니다.^^

 

새해이기도 하고 2020년 마지막 귤 편지이기도 하여

마음 가다듬고 희망편지를 써 보려고 합니다.

 

저는 올해 한국나이로 환갑을 맞은 해입니다.

2005년부터 귤농부가 되어서 어느덧 17년을 귤농부로 살았네요.

그 기간이 제 삶의 가장 치열한 시간들이었고

회원님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누가 보아도...이 사회의 어른반열의 나이가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삶을 돌아보지만, 사회적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야하는

나이가 되었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봅니다.

 

목소리 드높여 외치기보다 작은 실천이라도 하여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나부터 실천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저는 올해 우리 회원님들께 꽃씨와 꽃을 나눔하여

회원님들 마음에 꽃을 피우게 해드리려고 합니다.^^

풍선초 꽃씨와 흰부용 씨를 받아 두었으니

동참을 원하시면 제게 연락해 주세요.

새싹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잘 넘기고자 합니다.

저도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 나온 사람이라서 꽃을 가꾸면서 치유해 왔습니다.

 

매월 보내 드리는 귤즙 회원님을 신청하시면 매월 신선한 귤즙편지를 보내 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어렵고 혼란한 시기에 모두, 마음 잘 동여매고 잘 이겨나가 보아요.

 

무엇보다도 건강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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