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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글

2019년산 1차귤20일부터 발송시작

by 농부김영란 2019. 11. 17.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 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햇살을 베푸시어

과일의 완성을 재촉 하시고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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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신령한 명산 한라산이 첫귤 수확하는 날

미소 지으며 내려다 보고 계십니다.

올 겨울도 무사히 임무 완성하게 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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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농장 유기농귤 회원님~

2019년산 반디유기농귤 햇귤을 드디어 보내 드릴 때가 왔습니다.

이 감격적인 순간에 저절로 릴케의 가을날 시가 읊조려 지는군요.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는

지난 여름은 참으로 험란 했습니다로

귤나무들이 바꾸어 표현해달라고 합니다.^^

몇번의 태풍에 귤나무가 뿌리째 흔들리면서도 지켜낸 귤들은

인고의 열매입니다.

긴긴 장마는 더욱더 못난이 귤로 만들었습니다.

(못난이귤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그래서 시장에 일찍 출하된 극조생 귤들은 귤맛이 밍밍~

하지만 10월 한달내내 가을 가뭄처럼 비가 오지 않아서

이제부터 시장으로 나갈 겨울귤 조생귤들은

일조량을 채우고 단맛이 가득히 배었습니다.

여느해와 비교해서 크게 부족함이 없습니다.



2주간격으로 귤을 받으시는 귤회원님들은

첫귤의 상큼발랄한 맛,

두번째귤의 달콤향기로운 맛,

세번째귤의 깊어가는 겨울귤맛,

네번째귤의 투지를 느끼게하는 진한맛,(눈과 서리를 이겨내는...)

다섯번째귤의 만고풍상을 겪은 튼튼한 귤맛 느끼실 것입니다.



겨우내내 기후변화를 몸으로 이겨내는 과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반디유기농귤은 지금까지 굳건히

겨우내내 눈 서리 다 맞은 귤을 나무에서 따서 내 보냈습니다.

시련을 많이 겪을수록 면역력이 올라간다는 지론하에...^^



한꺼번에 귤을 따서 저장약을 뿌려서 겨우내내 내보내는 귤들과는 차원이 다른

눈, 서리 맞으면서 더 단단해지고 더 맛이 깊어지는 유기농귤의 진수를

오랜 회원님들은 알고 계시지요.









새들도 츄릅~ 츄릅~~멈출수 없어라~

영리한 새들도 껍질째 찹찹찹~~~

새님들께서 반디유기농귤맛을 먼저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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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맛도 다르고 특성도 다릅니다.

기후변화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오랜 회원님들은 그 변화를 다 알고 계시지만

처음 회원님이 되시면 시중귤과 다르다고 타박을 하시기도 합니다.

시중귤과는 다르지요.

심지어 다른 유기농귤들과도 차별성이 있습니다.

겨우내내 나무에서 익은 귤만 따느라고 따는 인건비는 세배이상 듭니다.

몇번이나 나무에서 얼리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소의 뿔처럼 타협하지않고 걸어 왔습니다.

얕은 계산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더더욱 고집쟁이가 되어야 했던

유기농농부의 길.

한결같으려고 다짐 다짐 하면서 왔었지요.



고비고비 힘든 순간 있었고

몸으로 막아낸 시간들이었어서 살짝 자조에 빠질뻔도 했는데

돌아보니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혼자가 아니였고,

진정어린 수많은 응원과 함께였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가슴이 절절해지고, 뭉클해지고,따뜻해집니다.



앞으로도,

영란이답게

잘 걸어가 보겠습니다.













꽃과 귤을 사랑하는 <영란이네~>

가끔은 멍 때리는 <영란이네~>

예술을 사랑하는 <영란이네~>

수요일 두시간은 수다 떨고픈 <영란이네~>

이제라도 정진하여 70세때 전시회를 하고픈 <영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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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간판을 걸어놓고 이제 60대를 맞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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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으로 사랑하고나면

한덩이 재로 씁쓸하게 남는게 두려워서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도 되지 못하였네.


안도현님의 <연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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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고마운, 우리 반디 회원님...



2019년산 반디유기농귤 첫번째귤은 11월 20부터 발송합니다.

바빠서 일일이 안부 못 드리고

블로그에 소식 올려 놓을테니 보아 주세요~



이제 저는 신발끈을 동여메고 겨우내내 힘차게 달려 보겠습니다.

가즈아~~~시작


#서귀포유기농귤회원제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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