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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꿈밭 꽃길

by 농부김영란 2016. 5. 6.


꽃에 미친 여자.

유전자 속에 꽃이 있는 여자.

하루라도 꽃을 못 보면 정서불안이 오는 사람.

꽃을 보면서, 가꾸면서 행복을 자가제조 하는 사람.

꽃만한 인테리어도 없고

꽃만한 힐링 도구도 없다고 생각 하는 사람.

나는 돌보지 않고,밥도 먹지 않고,꽃만 봐도 배부른 여자.

이름자에 꽃이 들어서인가~英蘭...

꽃과 나는 어릴때부터 늘 함께 해 왔지요.


혹자는 내가 꽃만 가꾸며 팔자 좋은 사람이라고도 생각 하지만

저만큼...드라마틱하게 산 사람도 많지는 않을거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나를 달래고,나를 치유하고,나를 풍요롭게 해주는게 꽃이어서

치열한 내 삶 일부를 쪼개서 늘 꽃을 가꾸는데 쏟아 왔지요.

꽃이 있어서 내 감성을 유지 할 수 있었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저는 꽃을 키웠었지요.

꽃이 있어서 어렵고, 힘들고, 아득했던 길을 잘 지내올 수 있었고

나를 잃지 않고 내 감성을 간직 할 수 있게 해 주지요.

대체로 소박하고, 키낮고, 작고,앙증 맞은,꽃들을 좋아해요.


지난해 꿈밭을 대대적으로 정비 하면서

저는 꽃길을 만들었지요.

과감하게 귤나무 한 줄을 제거 하면서 꽃길을 내었지요.

오직 나를 위해서~ 내가 하고픈 것을 맘껏 해보기 위해서...

길을 꿈처럼 거니는 꿈을 꾸며...

1년 사이에...제가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꿈밭 꽃길을 그대와 걷고 싶어요.^^





아래 좀씀바귀...땅에서 한뼘 키...들판에 지천으로 나는 야생화인데

이 아이들이 예뻐서 데려왔더니 너무 심하게 영역을 확장해서

다른 꽃들을 전멸시킬 것 같아서  어느 구역까지 넘어서면 퇴출시킬 예정이예요.











지난해 이 낮달맞이 꽃에 반해서 지인의 집을 몇번이나 들락거린지 몰라요.

한여름 뙤약볓 아래서도 옮겨 심고

하루에 두번씩 물을 흠뻑 주어서 잘 살려냈더니

올해는 몇배로 번식을 했어요.

여름까지 피어날 겁니다.











세가지 종류의 낮달맞이꽃이 있어요.

아래는 중간 크기인데 꽃송이를 보면 이 아이가 제 맘에 들어요.

가장자리 테두리를 은은하게 두른 폼이 아주 맵시있는 연꽃버선코 같아요.








언제부터인지, 웬지는 모르지만

저는 흰꽃을 많이 좋아 하는 것 같아요.

구절초를 좋아했고 마가렛, 샤스타데이지 등 흰꽃을 좋아 했어요.

아래 샤스타데이지는 작년에 씨 뿌려서 번식 했는데

존재 자체가 눈이 부신 종족들이지요?

온갖 화려한 색들을 무시하며 빛나고 있잖아요.








아이리스, 붓꽃도 피어나고 있어요.

1년에 두배씩 번식 하네요.





소나무 아래에도 심었는데 이름 잘 몰라요.^^






우리집 업둥이들 청복이와 홍복이는

꽃길을 밟고 다녀요.







텃밭까지도 가꾸어야 직성이 풀리니

제가 이런 일로도 봄은 무지하게 바쁜 사람이랍니다.ㅎㅎ...

산에는 고사리, 산나물이 자랄텐데 거기까지는 못 갑니다.

5월달까지도 내내 심어야...여름 가을에 결실을 하게 되지요.


귤밭은 누가 하나?ㅎㅎ...

남편과 멘티에게 맡기고...(종종 시찰해서 지시하고 있어요.^^)

올해도 멘티가 왔어요.

남편은 제자를 둔 즐거움에 제가 꽃에 빠져 있어도 봐 주네요.^^

전에는 제가 귤밭에 안가면 절대로 혼자서 자발적으로 하지 않았거든요.

저의 안식년이 찾아 온 셈입니다.

이제 좀 눈이 떠지네요.

전에는 피로에 쩔어서 눈을 떠도 게슴츠레하게 떴는데

이제는 반짝반짝 눈이 떠져요.ㅎㅎ..



꽃이 저만 행복하게 해줄까요?

전 귤나무도 행복하게 해 줄거라고 믿어요.

행복한 귤나무가 건강한 귤을 생산하다고 믿어요.

우리  반디회원님들도 작은 화분이라도 길러 보세요.

꽃과 식물이 온갖 시름을 달래 준답니다.

최소 비용 최대 효과가 꽃 가꾸는 것이예요.





일부러 심고 가꾸지 않아도 피어나는 들꽃

등심붓꽃




양지곷




돌나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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