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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2차귤 발송과 편지

by 농부김영란 2014. 12. 7.

 

귤나무 회원님 2차귤  월요일(12월 8일)부터 발송 합니다.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수확을 제대로 못하여서 수확하는대로 보내 드립니다.

뒷번호 회원님은 조금 밀릴 수가 있습니다.

이번 택배는 일요일에도 배송을 하는 KGB택배로 절반을 보냅니다.

날씨 안좋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택배포장하였습니다.

우체국택배는 월 화 수밖에 못 보내는데다가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또 밀리고 육지에 눈이 많이 온 곳도 밀리고...

택배 사정도 날씨 사정도 좋지 못합니다.

모든 상황이 비상시국이라  초긴장을 하며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니다.

널리 헤아리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2차귤은 보름내내 우중이라서 충분히 말리지 못하고 수확하여서

귤껍질에 수분을 많이 머금은 상태입니다.

받으시는 즉시 모두 꺼내서 햇볕 잘드는 베란다에서 2-3일 말려 주시고

환기를 잘 시켜 주셔야 보관이 오래 가고 맛이 돌아 옵니다.

수확시 내내 눈 비가 예보 되어 있어서, 수확도 어렵고 저장성도 떨어지게 되어서

받으셔서 잘 관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차귤 편지)

우리 삶에서 시련 없는 무풍지대가 있을까요?

저의 귤 농부 10년 중에도 여러 가지 시련을 마주하고

이겨내는 과정이었어서 이제는 태풍이 불어와도

미리 조바심을 크게 내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1차 귤 내보내고 나서 거의 매일 비, 눈이 흩뿌리는 날씨인지라

귤을 딸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어서 애간장이 타면서도

다 잘 될거야~” 스스로를 다독이며 의연하려고 하였습니다.

짬짬이 귤을 따서 모아서 2차 귤을 내보내는 상황이 되어 날씨도 힘들고

귤 맛도 2% 부족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 되었습니다.

하늘마음, 사람 마음이 합일하여 최상의 농산물이 나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데, 늘 그렇듯 우리네 인생사 시련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시련의 시기에 위기대응능력도 나오고 내공도 쌓이는지라

시련 마주하고 마음 힘을 키웁니다.

2차 귤의 메세지는 앞으로~ 앞으로~전진 입니다.

그 어떤 시련이 와도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자고

저에게도 전하고 회원님께도 전합니다.

 

이제부터 귤나무는 눈과 찬 서리에 자신의 분신

귤을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면역물질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몸에 수분을 빼고, 당을 더 올리고, 귤을 얼리지 않으려고

껍질을 더 두텁게 만들게 됩니다.

반디 귤이 거친 시련을 일부러 겪게 하여

더 건강한 귤을 만드는 시도를 하는 이유는

시련을 이겨낸 귤과 사람이 가진

단단하고 건강한 생명력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유기농 귤로 자란데다가, 눈 맞고 서리 맞고 한라산 북풍한설을

온 몸으로 이겨낸 귤이 회원님께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달다~ 맛있다~의 차원을 넘어선 숭고한 삶의 이야기를요.

200일 이상 비, 바람, 이슬, 햇빛 기운 다 모아서 만든

옹골차고 건강한 귤의 가치를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차원이 다르다~고 말하는 유기농 귤.

그 자부심의 실체를 함께 느껴 주시기 바랍니다.

 

 

 

 

 

 

 

 

 

 

 

하루종일 눈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12월 6일)

중요한 시험을 친 아이를 데리러 가던 길에서

눈부신 무지개를 만났어요.

시간에 쫒기지 않았다면 어수선하지 않은 풍경을 찾아서

무지개를 찍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무지개는 1-2분 사이에도 사라지기도 하더라고요.

무지개를 만났으니...만사형통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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