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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9월의 꿈꾸는 귤나무

by 농부김영란 2013. 9. 18.

 

 

 

 

 

 

언제 우리가 그 뜨덥고 힘든 여름을 겪었나싶게

가을이 어김없이 찾아 왔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높고, 귤나무는 이제사

가뭄에 지친 몸을 추스리며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 배경으로 보이는 청귤이 어찌나 예쁜지요.

 

 

몸이 타들어 가는 극한의 시련을 이겨낸 귤들이라

더 애틋하고  찌르르르한 감동이 전해옵니다.

 

귤나무도 귤농부도 아직도 가뭄 휴유증으로 갈증에 시달리지만

그 시련을 이겨낸  귤밭에는 넘치는 결실의 기쁨을 보여주니

매일 귤밭을 돌아보는 농부의 가슴이 다시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가뭄전에 설레다가 가뭄을 겪으며 혼비백산 했었지요.)

 

 

 

 

 

 

 

 

 

 

 

 

 

 

 

 

 

 

 

 

 

 

 

봄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귤농부는 귤나무 돌보기에 열중 했었지요.

농사의 절반 이상이  봄에 집중되어 있어서

봄이 어찌 갔는지도 모릅니다.

 

뜨겁고 습한 계절 여름에는 방제 관리를 제때 잘 해야해서

4군데로 흩어져 있는 귤밭을 매일 이밭 저밭 다니느라고

여름도 어찌 갔는지도 모릅니다.

 

특별한 재난이 없어도 여름까지는 부지런히

귤나무를 보살펴야 가을에 건강하고 맛있는 귤을 생산하기에

해마다 여름까지는 쉬지 못하고 보내게 되지요.

 

그런데 이번 여름은 유례없는 가뭄을 겪게 되면서

귤농부도 귤나무도 그 무더위를 온 몸으로 다 막아내야 했지요.

가뭄으로 온 몸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던 8월 막바지에는

오직 이겨내야한다는 투지로 더운 줄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이번 여름을 보내고 난 후

귤나무도 귤농부도 긴장이 풀리면서 기진맥진했었지만

이제는 몸도 마음도 다 회복 되어가고 있습니다.

귤농부는 귤나무와 일심동체라

건강을 회복한 귤나무를 보면 귤농부의 모습도 보일 것입니다.

 

견디고 이겨낸 자의 기쁨의 세레나데가  귤밭에 넘치고 있습니다.

 

 

 

 

 

 

 

 

 

 

지금 귤밭을 돌아보면 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올해 <믿음밭>에서는 4년만에 풍성한 결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 휴유증으로 열매가 좀 작긴하지만

아직은 성장중이라 수확때는 기쁨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귤밭 구입하던 첫해(5년전)는  많이 달려서 2월달까지도 귤을 땄더랬지요.

그 다음해는 그 휴유증으로 상품귤을 10박스도

수확을 못한 극심한 해걸이 현상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는 봄에 냉해가 와서 꽃눈이 다 얼어버리는 바람에

귤을 거의 생산하지 못하였습니다.

3년째인 지난해도 평년작의 절반 정도도 열매를 맺지 않아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농사접어야 할 판이었지요.

나무 수세는 아주 좋은데 수확량이 적어서

유기재배로 접어 들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건지 관찰하며

열매가 안 달렸어도 나무는 똑 같이 성심껏 돌보았지요.

 

 

올해를 좀 더 두고 보아야지~하고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4년을 믿고 기다려 준 <믿음밭>귤나무...

올해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태풍등의 시련이 남아있어서

여름까지는 조심스럽게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가뭄의 시련이 기다릴 줄은 모르고 .....

 그래도 가뭄은 어느정도 농부의 노력으로 막아낼 수가 있었기에

열이틀동안 새벽부터 저녁때까지 물을 준 덕분에

지금 귤나무는 많이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지요.

 

 

 

 

 

 

 

 

 

 

 

 

 

 

올해 믿음밭에서 회원의 날 겸 추수감사제를 열 것입니다.

4년만에 주렁주렁 달린 믿음밭 귤나무의 장관을

저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유기재배로 이렇게 풍성한 결실을 거둔 것이

가슴이 벅차 오를 지경이랍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너무 너무 예쁩니다.

친환경 약제로 부지런히 방제를 해도

온갖 해충들이 덤벼들어서 나무들이 많이 시달리고

화학비료 치지않고 축분도 쓰지않고 유기질 퇴비로만 영양관리를 하는 것에

한계를 늘 느꼈었는데 그 모든 것을 다 이겨내고

올해는 그간의 모든 것을 극복한 귤나무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흑점병(깨순이)도 별로 안와서

겉모양도 깨끗하고 이쁩니다.

 

유기농 귤농부로서의 자긍심이 마구 피어 오릅니다.  

 

<예지가 초등때 만든 세자매네 반디농장 로고>

세자매가 귤나무 아래에서 신나게 뛰고 춤추는 모습입니다.^^

 

 

 

 

 

 

 

 

 

 

 

 

 

 

이 예쁜 귤을 바라보는 제 가슴이 마구 뛰지 않겠습니까?

 

굴농부 9년 차...아득하던 순간도 더러 있었지요.

3년을 수입없이 기다리고 견뎌 낼 수 있는 내공도 키웠지요.

남들이 손사레 치는 유기농업의 길에서

희망을 노래 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었지요.

유기재배로 가면서 귤나무가 제 스스로 몸에 맞게 열매를 맺게 되니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어 들게 되는 것을

꿋꿋이 감내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옹이도 생겼지요.

관행귤보다도 두 세 배는 더 수고하고 노력해야만 하는 것은

농부된 자 근면성실이 기본 덕목인데 싶어서

몸 아끼지 않고 온 몸으로 일해냈었지요.

 

<귤농부는  귤로서 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귤밭에서 귤나무와 살았습니다.

 

 

 

 

 

 

 

 

 

 

 

 

 

 

 

 

 

 

귤은 그 어느 과일보다도 오랫동안

햇볕과 바람과, 이슬과 별빛 달빛의 기운을 몸에 품은 과일입니다.

자연이 주는 옹골찬 기운을 가장 많이 오랫동안 받는 과일이지요. 

 

봄에 꽃 피는 것은 다른 과일과 같지만

수확을 하는 것은 초겨울입니다.

특히나 반디농장 유기농 귤은 어떤 인위적인 방법도 가하지 않고

자연으로 색을 내고 나무에서 완숙된 귤만 따기에

다른 귤보다도 더욱 늦게 수확하고

심지어는 일부러 눈도 맞히고 혹한에 견디게도 합니다.

눈바람과 서리에 귤껍질이 질겨지고 단단해지고 말라가도

시련을 겪으면서 자기 방어물질로 만들어내는 면역물질을

키우기위해 일부러 눈과 서리도 맞히곤 하였지요.

그러다가 상품귤을 대량 얼려버린 대형사고를 친 경험까지도

이젠 미담처럼 말할 수가 있습니다.^^

<굳세어라 금순이귤><유관순귤><설풍 아망귤>...

그때 그때 시련의 강도에 따라서 귤이름도 짓곤 하였었지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시도를 늘 하곤 하였었지요.

 

유기농 귤인것만해도 찾아보기 힘든 것을

더 맛있고 싱싱한 귤을 보내 드린다고

귤나무에서 다 익은 것만 골라 따느라고

따는 인건비는 두배 이상씩 들었어도

내 입에 맞지 않으면 수확하지 않았었지요.

그렇게 하느라고 귤나무와 귤농부는 겨우내내

 피곤에 찌들어서 녹초가 되곤 하였지만

최고의 귤을 생산하겠다는 욕심으로 그렇게 달려 왔었지요.

 

저희밭 귤나무는 절반은 해마다 쉬고 있습니다.

제가 귤나무에 귤을 오래 달아두니까 피로 회복을 못한 귤나무가

이듬해는 푹 쉬게 되는 해걸이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수지타산의 개념을 제게 강요하면 할말이 없어집니다.^^

 

 

회원제를 하여 늘 일정한 수입을 내라라던 계획도

해마다 찾아오는 이상기후가 주는 재난으로 차질이 빚어집니다만

 늘 도전하는 정신으로 또다른 돌파구를 마련 할것입니다.

 

 

 

 

 

 

 

 

 

 

 

 

 

 

 

 

 

 

 

 

 

 

 

세 아이를 키운 엄마인 제가, 엄마의 마음으로

건강한 귤을 키워 착한값에 공급하여서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그동안의 저의 행보를 지켜보신 우리 회원님들은

저의 꿈과 함께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희가 세자매와 꿈을 꾸며 건강한 가족의 삶을 보여주고

건강한 정신으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함께 응원해 주셨지요.

 

<희망밭><믿음밭><기쁨밭><사랑밭>에서 나는

건강한 유기농 귤은 우리들의 꿈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힘든 순간 때때로 겪어 나왔지만

늘 희망을 잃지않고 멀리 내다보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해지려고 했었지요.

귤나무가 온전히 유기농 귤나무로 다시 태어나면서

귤농부의 마음가짐도 다지고 다져서 더 단단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결실을 잘 맺어준 믿음밭귤을 보며

오래 기다려 준 보람과 기쁨이 두둥실 두배입니다.

 

 

 

아직은 축제의 기분을 미리 내기에는 조심스럽지만

귤나무가 가뭄을 극복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결실을 보여주는 것만해도

절로 콧노래가 나와서 올겨울 <2013년 회원의 날> 소식을 살짝 비추어 봅니다.

올해 회원의 날은 11월 20일에서 25일 사이(11월에 결정할 것임)

첫귤 수확하는 날로 정하여 참석하시는 회원님은

하루 온전히 귤농부 체험도 하고 수확의 기쁨을 함께 누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른 저녁에 귤이 익은 풍성한 농장에서

귤나무 바베큐로 추수 감사제를 하려고 합니다.

오실 수 있는 회원님은 미리 미리 알려 주세요~

믿음밭 풍경이 올해 최고의 장관입니다.

 

올해 회원의 날은 그전과는 다른 기획을 하려고 합니다.

귤이 너무 예쁘게 달려서 저는 기쁜 맘으로

행복한 귤축제를 준비할 것입니다.

이 가을동안 귤나무가 왕성하게 결실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응원 부탁드려요.

 

초록귤 사진만봐도 행복해지지 않나요?

저 혼자 보기 아까와서 예쁘게 달린 귤들로 사진 찍어 보았습니다.

다 익었을 때 모습 상상만해도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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