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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귤이 익어가요.

by 농부김영란 2013. 8. 25.

 

망각의 축복!

비가 오기시작하니까 그토록 타던 가슴도 활짝~

어제 일을 잊어 버렸습니다.

나쁜 일은 빨리 잊고

좋은 일은 오래 되새기고 감사하자~

 

귤나무도 저도 기운을 왕성하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시련의 끝에는 언제나 교훈이 남습니다.

점점 더 광폭해지는 기상재해를 대비해야 하는 것.

 

 

가뭄끝에

귤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어요.

앗, 벌써 귤이 익어 가는구나~하고 반가와 하시겠지요?

귤만 봐도 반갑고 입에 침이 고이시지요?

(그런데 이 귤이 정상으로 익는게 아니고

폭염에 데어서 익는 거랍니다)

 

실은 귤나무는 가뭄에 죽을만큼 혹사당했지만

귤맛은 최상이 될거라는 예측이랍니다.^^

저도 귤나무에 물을 주면서 작은 열매는 적과(솎아내는 것)한다고 따서

맛을 보았더니 의외로 맛이 들었더라구요.

이맘때 아직까지는 맛이 덜 들어서

맛만 보고 뱉아 버렸을 터인데

제법 먹을만큼 당이 올라서 몇개나 먹었으니까요.

귤나무가 최악의 상황에 놓였을 때(죽기직전의 나무등에서)

종족 번식(열매를 지켜내는 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방어하게 되는데

그때 특별한 물질을 만들어 낸다고 해요.

그래서 죽기 직전의 나무가 만들어 내는 귤이 특별히 맛있답니다.

 

이번 가뭄에 귤나무가 죽을만큼 힘들었기에

있는 힘을 다해서 귤을 지켜 내려고

귤나무가 사력을 다해서 특별한 물질을 분비하였기에

올해산 귤은 작은 귤이 대부분이고

아주  맛있을 예감입니다.

소비자는 좋아할 상황이고^^

귤나무와 농부는 눈물이 찔끔 날 상황이지요.^^

 

저는 이런 귤나무들이 고사하지 않도록 특별 관리에 들어가야 하고요.

봄 여름 내내 귤나무 돌보고 가을이 되어서나

허리 피면서 쉬엄 쉬엄 가리라던 귤농부 마음에 비상이 걸렸지요.

귤과 귤나무를 지켜주어야 하는 소임이

귤농부에게 달렸으니까요.

그래도 이번에 귤나무에게 물을 주면서 생긴 투지가

여전히 이글거리고 있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귤나무를 돌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번에 귤나무를 보살피면서

막바지 무더위를 싹 잊어 버렸습니다.

 

그래도...언제나...그 어떤 시련에도...

남은 귤이 더 많았기에...늘 꿈꾸고 희망합니다.

견딜만큼의 시련과 꿈꿀만큼의 희망을 늘 남겨 주시기에

곧바로 긍정 모드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귤이 정상으로 익어 가는게 아니고,

<일소>라고 하는 폭염에 데인 증상인데

가뭄 피해 후폭풍이 이렇게 나타나고 있지요.

일소된 부분이 돌덩이처럼 딱딱해져서 비상품이 되는데

벌써부터 노란 황금물결을 이루려고...TT

 

그래도 남은 귤이 더 많다~~~

 

 

 

 

 

 

 

<열과>라고 하는 가뭄피해 후폭풍 현상인데

갑자기 수분을 마구 빨아들여서

미처 과피가 크지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인데

여기저기서 밤송이 벌어지듯 쫙쫙~~~

한나무에도 하루에 몇개나 따내야 하는...TT

 

그래도 남은 귤이 더 많다~~~

 

 

 

 

 

 

 

 

 

 

 

 

 

 

 

 

 

 

 

 

 

    그래도 남은 귤이 더 많다~~~ 

 

 

 

 

 

 

 

 

 

 

 

 

 

 

 

 

비가 오기 시작하자 가을 텃밭을 만들었지요.

욕심이 과하여 온갖 것을 잡다하게 다 심었더니

너무 너무 어수선하여 정리의 달인 남편이

이렇게 구획 정리하여 심으라고 뽐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거금 들여 목공예 교실 보냈더니 효과가 나타나고 있네요.ㅎㅎ...

고추, 토마토는 노린재가 달려 들어서 뽑아 버리고

가을 배추 심었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부추는 잘라주고 물 주었더니

싱그럽게 예쁘게 자랐습니다.

 

 

 

 

 

 

 

 

부추밭에 웬 전복 껍질일까요?

"세우리는 전복껍질로 자릅니다게" 하던

제주도 아주망의 말을 듣고 전복껍질을

군데군데 던져 놓고 부추 자를때 쓰는데

무릎을 칩니다.

세우리(제주도 말)는 전복 껍질로 잘라요...

넘 예쁜 말이지요?

 

 

 

 

 

 

 

 

 

제가 토종 채송화 씨 받으려고 공을 들이는데

요즘은 채송화 씨를 받을 수가 없네요.

저보다 먼저 채송화 씨를 훔쳐가는 도둑이 있어서요.

채송화 씨 도둑을 몇시간 잠복끝에 찾았어요.

제 손가락 비교하면 채송화씨 크기가 짐작이 가지요?

샤프펜으로 점 하나 찍은 것보다도 더 작은 씨앗을

채송화씨 도둑이 훔쳐가고 있어요.

그런데 채송화씨 도둑 등짝이 꼭 원숭이 얼굴 같더라구요.

 

 

 

 

 

 

 

 

 

채송화씨 도둑 잡으려고 잠복하다가

난장이 방아개비를 발견 했어요.

채송화꽃이 100원 동전만한데

방아개비 크기 비교해 보세요.

저도 생전 처음 발견한  난장이 방아개비네요.

 

 

 

 

 

 

 

 

 

 

 

 

 

 

 

 

채송화,지니아,난타나...

가뭄을 화사하게 즐긴 종족들입니다.

 

 

가뭄은 지나갔고

이제부터 귤나무 지극정성 돌보아서 

가을 귤 축제를 행복하게 하는 꿈 꿉니다.

 

그동안 마음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께

오늘은 화사한 이야기로 안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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