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장마 후 우기 시대가 도래하여 장마 끝났다는데
비는 장마때보다도 더 많이 와서
영농활동이 제대로 되어지지가 않아서 밀린 일이 산적했어요.
소독도 밀리고,비가 많이 오니까 풀은 어찌나 잘 자라는지
밭마다 발 디딜 틈이 없어요.제초제 안 치고 버티던 사람들도
이맘때는 백기를 들고 제초제를 치는 일이 다반사지요.
그만큼 친환경 농사는 장마철에는 풀과의 전쟁입니다.
소독도 밀려있지만 인증 실사 심사가 다가와서
이런 풀밭의 모습을 보여 드릴수는 없어서
태풍 전서부터 <희망밭><믿음밭><기쁨밭> 예초와 넝쿨잡기에 돌입했는데
네번째 <토평동 사랑밭>은 토요일에 <수눌음> 으로 하룻만에 끝냈어요.
<사랑밭>은 1700평이라 남편과 나 둘이서 이틀은 꼬박해야 하는 일인데
멘티의 도움을 받아서 하룻만에 끝내고 나니 얼마나 뿌듯한지요.
제주도 말중에 <수눌음>이라는 말이 있어요.
품앗이,두레...이런 뜻이라고 보면 되지요.
품앗이는 서로 일품을 주고 받는 것이지만
수눌음은 주고 받는 상호교환 의미보다는 주는 의미가 강하다고 해요.
댓가없이 돕는다는 뜻.
마음 따뜻해지는 단어이지요?
어제는 수눌음으로 밀린 예초를 해결했어요.
제가 서귀포시청 귀농멘토가 되어서 유기농 귤로 농사짓겠다는 분들을 조언해주고 있는데
교육 받을때는 많은 분들이 친환경농사에 열광하더니
막상 농사에 들어서니까 실제로 친환경으로 하시겠다는 분들이 거의 없을 지경이었어요.
그런데 자발적으로 한분이 나타났는데 제맘에 쏙 드는 사람들입니다.
그 분들도 농사라고는 농자도 모르는 분들이지만 유기농으로 농사짓겠다 하셔서
우리가 가는 길을 고대로 일러 주고 있는데 제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새로 부딫혀야 하는 일인데도
잘 따라하고 있는데다가 마음가짐도 반듯하여
기꺼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다 일러주고 있답니다.
그동안 소독하는 법과 예초하는 법을 일러 주었는데
마침 전화가 왔길래 우리밭 예초할 때 함께 해줄수 있냐고 물었더니
약속까지 미루고 달려와 주었어요.
지금은 남편이 예초를 하지만 저도 처음에는 예초기로 풀을 베었던지라
그것도 처음 하는 사람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여 잘 알고 있지요.
예초기를 하루종일 들고 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온 몸이 예초기 진동으로 떨리거든요.
무슨 일이든 익숙해지기 전에는 극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저도 잘 알기에
멘티가 그날 하루종일 함께 예초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을 했다는 것을 알아요.
힘든 중에도 잘 견디며 끝까지 함께 해 준 멘티에게 감사하며
덕분에 이틀 할일도 하룻만에 끝냈고 심지깊은 사람을 만난 인연에도 감사했어요.
귤이 모습을 드러내는 때에는 하루가 다르게 크는 귤을 바라보는 재미는
아무리 힘든 일도 다 이겨나가게 해주는 원동력이지요.
이제 4학년 농부 이성호씨는 예초의 달인이 되어 가고 있답니다.
올해 1학년 농부입니다.
온 몸을 무장하고 예초기를 들었는데
모습만 봐도 귀엽지요?^*^
우리 이성호씨는 배둘레햄이 빵빵하여 걱정인데
인격이라며(언젯적 표현이여) 빼려고도 안하는데
일할때는 낙타등에 물주머니처럼 에너지를 꺼내 쓰는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구...귀엽고 기특하다~그런 소리
절로 나오는 1학년 농부의 멋진 폼.
종횡무진 하는 모습^*^
(흐뭇~)
행님 농부가 지켜보다가 일러줍니다.
너무 바닥이 드러나게 깎지말고 5cm쯤 남기고 깎으라고 일러줍니다.
그리고 힘으로만 하려고하면 너무 힘드니까 요령으로 해야한다고 일러줍니다.
사실은 이런 실전 경험이 10번의 이론 수업보다도 더 도움이 되지요.
풀을 5cm 남기라고 하는 것은 우리식이지요.
풀벌레들의 밥을 남겨 주는 것이예요.
땅속에서도 땅위에서도 건강한 벌레들이 잘 자라는 땅이
건강한 땅이라고 믿고 있어요.그들이 살아야 우리도 사는 것이지요.
군데군데 풀더미를 남겨 놓기도 하고요.
태풍 잘 이겨낸 호박꽃이 방긋 웃고 있네요.
빛이 납니다.
이 아이는 벌써부터 아주 우량합니다.
귤밭에 거미줄이 어찌나 많은지 한바퀴 돌고나면
온통 거미줄로 휘감지요.
4학년 농부와 1학년 농부가 예초를 하고 있는 사이
저는 그 사이 귤나무로 기어 올라가서 귤나무를 덮어버린 넝쿨들과
가장자리나 예초기가 못들어가는 곳,담벼락등의 풀을 낫으로 베어 냈어요.
기쁨밭에서 그러다가 말벌에게 쏘인것이라서 얼굴을 마스크하고 일하고 있어요.
씨원~합니다.
토평밭은 1/2 간벌하여 일하기도 좋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올해는 이 밭이 회원밭입니다.그런데 나무 이름이 왜 안 보일까요?
태풍에 다 날아갈까봐 떼어 놨는데 9월 중순 이후에 다시 달거예요.
재작년에 태풍에 1/3은 다 날아가서 일을 다시 해야 했거든요.
태풍 나리때가 9월 중순이었어서 아직도 태풍 걱정 놓을 때가 아니지요.
기쁨밭 이발한 모습입니다.
이번 태풍에 이렇게 잔가지들이 많이 부러지긴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 정도는 다행이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달린 귤이 떨어진 귤보다 더 많이 남았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요.
이것은 길가에 있는 가로수 하귤(여름귤)인데요.
태풍에 잎사귀는 다 떨어지고 열매는 그 와중에도 달려 있네요.
눈물겨운 투혼입니다.
고추잠자리(태풍전의 평화)
들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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