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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2011년산 귤 축제를 미김합니다.

by 농부김영란 2012. 2. 2.

 

 

오늘 엄청나게 추운 날,

입춘을 눈 앞에 두고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군요.

2011년도 1월이 너무나 추워서 귤을 나무에서 다 얼리고

지난 겨울 추위는 추위도 아니라며 지난주까지 귤을 나무에 두었다가

지난주 금요일 토요일 마지막 수확하여 월요일 화요일 지난해 이월한 5차귤을 보냈읍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귤을 내보내고나니 엄청난 한파가 몰아쳐서

귤이 얼지않고 제대로 가는지 걱정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노심초사하게하는 농사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무사히(^^)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되었읍니다.

부족하고 미흡한 점도 느꼈지만 저희가 할 수있는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하였읍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따뜻하고 감사한 응원을 가슴에 품고서...

일일이 답변을 못해드렸어도 그 마음 다 전해받고 기운내어 달려왔읍니다.

 

우리는 서로...말이 필요없는...

말 없어도 소통이 이루어지는 특별한 교감을 하게 되었읍니다.

우리들의 소통의 방법...저는 귤로서 말하고

회원님들은 그 안의 말을 다 읽고 헤아려 주셨지요

귤 하나에 모든 것을 다 담아서...그렇게 전해지는 우리들의 언어.

그렇게 깊고 깊어 갈 것입니다.

 

2011년도 1월 <눈물의.샤베트귤>을 선물로 보내고

2012년도에 못보낸 2011년도 5차귤을 <약속>의 이름으로 마지막 내보냈읍니다.

<약속>의 귤까지 내보낼 수가 있어서 감사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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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지난주에 오른쪽 손목을 접질러서 기부스를 하는 바람에

남편과 아이들이 남은 귤을 따고 저는 말로서 지시를 하였읍니다.

큰 불은 끈 상태였기에 남편 주관하에 아이들(그중에 예슬이가 큰 몫을 하였어요)이

지난 주말에 모두 참여하여 귤을 따고 고르고, 포장하고...

월요일에 이미 남편도 큰 몸살이 몰려와서

못 일어나는 것을 화요일 일기를 들어보니 폭설이 온다고하여

마지막 힘을 내어서 남편과 예슬이를 동원하여 마무리를 하였읍니다.

(예슬이는 화요일 저대신에 20kg콘테이너 박스를 다 들고 내렸는데

너무 미안하고 안스럽고 고마왔읍니다.)

 

다들 지쳐있어서  저도 더이상 기부스하고 있을 처지가 못되어

병원에 가지않고 스스로 기부스를 풀고 남은 마무리를 하였읍니다. 

 

이맘때면...이렇게 마무리를 하게 되지만 마음은 태산준령을 넘은 기분입니다.

또 한 해를 잘 보냈읍니다.

 

 

 

(2012년 1월28일 귤 수확하면서 만난 아기 풀잠자리가 살아 있어요.

익충인 풀잠자리를 만날때마다  반가운데 한겨울에도 잘 살아내주었네요)

 

돌아서면 바로 봄 농사 준비에 들어가야 하므로

몸과 마음의 휴식은 서서히 풀어내야 할 것 같읍니다.

 

2011년도 농사의 모든 공은 저희 남편 초보농부 4학년에게 바칩니다.

남편은 이제는 정말 튼실한 농부가 되었읍니다.

 

 

 

 

 

이 안타까운 귤은 며칠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모두 상품 사이즈 귤인데 이 모양이 된것은 초기에 제가 귤을 완숙과만 따라고 하는데

따는 분들이 구분을 잘 못하여 제 맘에 안들게 땄다고 다 골라내 놓은 귤들을

제가 미처 처리를 못하여 상하게 한 귤들입니다.

(너무 바빠서 아직까지 효소를 만들지도 못했고 말랭이도 하나도 못했읍니다)

 

조금만 파란색이 있어도 제가 골라낸 것들인데 이렇게 골라낸 귤이 300여박스정도 됩니다.

완숙과만 골라따라고하여 인건비는 두배이상 들었고 그 중에도 제가 선별하면서 골라냈읍니다.

지난해 귤이 유난히 맛있었다고 하는데는 이런 노력이 있었답니다.

9월 10월 날씨가 좋아 맛이 잘 들었어도 수확시에 이렇게 완숙과만 따느라고

일이 계속 늦어지고  끝이 나지를 않아서 남편과 갈등도 많았었읍니다.

하지만 하늘이 해주는 것도 있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지키고자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하였다고 생각 합니다.

저의 이런 마음이 다 전해졌으면 했읍니다.

 

 

 

 

 

 

 

 

 

 

 

 

 

 

화요일 택배작업을 마치고 가족들 기력을 회복해주려고

밭에서 찾아낸 봄나물입니다.

나는 이런 것에서 기운을 얻는데 남편과 아이들은 나와는 체질이 다른지...

나만 보약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벌써 봄을 먹었읍니다.

기운이 회복되면...이제 일일이 한분 한분 안부를 묻고 소통하겠읍니다.

그동안 고마운 마음...받기만하고 전하지 못했음을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하고, 감사한 2011년도 귤 축제였읍니다.

(몸 추스려지면 기록하고 싶었던 소소한 이야기를 더 풀어 놓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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