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 쉬고 싶다며 노래를 하다가 구정전 5차귤을 보내고
아직 일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명절 빙자해서 이틀만 푹 쉬어야지~
맘 먹은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빙산 녹듯이 마구 녹아 내려서
감기몸살이 강도떼처럼 몰려왔읍니다.아득한 심연...나락속으로 가라앉았읍니다.
눈만 꿈뻑거리며 아이들에게 말로서 지시하고 누워서 며칠을 뒹굴었읍니다.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무중력 상태로...
늘 이맘때면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농부의 삶, 더구나 유기농 농부의 길...고래 힘줄같은 고집 없으면
지탱하여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참으로 힘든 길입니다.
그 중에도 남들처럼해서는 경쟁이 될수 없다는 지론을 가진 내가 시도한 길,.
여태까지 귤이 나무에 일부 달려있읍니다.
일부는 얼었다가 아주 서서히 다시 회복 했읍니다.
귤나무의 투혼과 생명력을 믿고 시도하는 길.
주인 잘못 만난 귤나무의 원망이 들리는 듯 하지만 한눈 감고
무소의 뿔처럼 가는 고집쟁이 농부입니다.
귤나무가 내 방식에 길들고나면 더 강인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2010년도 귤을 나무에서 얼리고서도 또 이런 짓(^^)을 하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남편은 저와 이맘때면 이런 문제로 많이 부딫힙니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길도 아니고,노동은 몇배를 해야하고...남편이 셈을 해보면 이런 얼간이가 없읍니다.
쉽게 가는 길을 놔두고 굳이 굳이 어려운 길로 가는 고집쟁이 마누라때문에
남편은 화를 내다가, 강짜를 부리다가, 서로 갈라서기로(일에 있어서) 합의를 보았지요.
나는 내 방식, 당신은 당신 방식대로 해보자고...
그렇게 치열하게, 팽팽하게 맞서다가 동업은 못한다며 돌아섰다가 곰곰 생각해보면
둘 다 서로가 없으면 못해낼 일들이라 슬며시 꼬리를 내리곤 합니다.
(저는 마누라라고 져주지 않습니다. 이것은 가정사가 아니고 일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수지타산을 먼저 계산하는 현실주의자이고
저는 내 맘에 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는 이상주의자에 가깝지요.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가 만나면 누가 이길까요?
우리 두 부부는 동갑내기 황소띠들입니다.숫소와 암소가 누가 이길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근 숫소가 이기지만 (저도 가정사로서는 한번도 이긴 적이 없지만)
모성애로 투철해진 암소가 죽기를 각오하고(^^) 덤비면 호랑이도 이깁니다.
더구나 나이 오십을 넘긴,이제 더이상의 배수진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암소는
호랑이가 다가와도 눈빛으로도 이겨낼 투혼이 생긴터라
남편에게 나를 이길 생각은 말고 정히 맘에 들지 않으면 당신 방식대로 분가하라고 선언합니다.
나는 앞으로도 쭉~, 눈 맞히고, 한파를 이겨낸 <설풍 아망귤>을 고집할 것이라고...
이 과정중에 남편만 적이 아니었읍니다.몇몇분은 귤껍질이 질겨지고 겉이 말랐다고 항의를 했읍니다.
야들 야들 보들보들한 것, 맛있는 것만 드시고 싶다고 화를 내었읍니다.
보들보들한 백미밥을 먹던 사람이 까슬하고 꺼끌꺼끌하고 입안에서 밥알이 낱낱이 뒹구는
현미밥을 대하면 의식은 몸에 좋은 거라는 것을 알지만 입은 거부하는 현상.
내 몸에 좋은 것을 섭취하기위해 내 혀와 입을 개선하지않고
본능이 요구하는대로 가다가보니 오늘날 농부들도 소비자 기호에 맞추어서
농약을 드립다 부어서 농약장아찌가 될정도로 겉포장을 잘하는 농산물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저는 생산자 탓만이 아니라 소비자가 그런 농산물을 요구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1월 12월에는 상큼하고 보들보들하던 귤의 섬유질이
1월 들어서면서 나무에서 껍질이 마르고 껍질이 두꺼워지고 질겨지고...
그래서 화를 내고 나쁜 귤이라고 탓하시는 분들도 이해는 가지만
그 과정을 면면히 들여다 볼 사려깊은 배려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퇴비용 효소를 만들고 있는데 겉은 말할수없이 미운데 속은 하나같이
말짱하고 예쁜 것에 콧등이 찡했어요.
이 아이들은 너무 못생겨서 혐오스럽다할까봐 비상품 분류된 것인데
알맹이는 모두 이렇게 건강하고 맛도 있었어요. 우리들의 의식을 어디까지 바꾸어야 할까요?
살아있는 생물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않고 수확한 상태에서 얼마나 신선도와
생명력을 보존할 수가 있겠어요. 저는 저희 귤로서 관찰해 보았읍니다.
보름정도까지는 큰 변화없이 버티는 것 같았읍니다.저희귤은 재배과정에서도
온갖 벌레와 충을 스스로 이겨내야하는 단련을 받은지라 일반귤보다도 더 오래 버티지만
보름이 지나면서 서서히 맛 변화가 오고,상해가는 전초현상이 나타납니다.
한달여 지나면서 상한귤 골라내기가 바쁩니다.
상해가기 시작하는 귤이 우리 몸에 좋을리 없읍니다.이미 모든 균형이 깨어졌기 때문이지요.
버틸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저장약을 개발하여 수확직후에 담그거나 뿌렸다가 저장합니다.
그래도 공산품이 아니라 영구보존은 어렵고 두어달까지는 그런대로 버티는 것을 보았읍니다.
일반 관행농 귤의 저장방법입니다.약으로 생명활동을 정지시킨 것이지요.
그래도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읍니다.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지요.
그리고 그 약이 사람몸에 좋은 것을 고려했을까요?
귤을 바로 따서 보내면 숙성되지 않아서 신맛이 강합니다, 그런데 따서 서서히 숙성이 이루어지면서
점점더 맛이 있다고 느끼는데 그 산이 다 빠지면서 귤의 신선도도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12월까지는 귤이 나무에서도 싱싱한 상태로 보존되다가
1월 들어서면서 눈도 몇번 맞고 서리와 한파를 이겨내면서 껍질도 두꺼워지지만
맛의 상태도 나무에서 완숙하는 과정의 변화를 관찰하였읍니다.
어떤 분은 처음의 맛과 다르다고 불평(^^) 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이 모든 것을 자연안에서 스스로 조절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맛의 변화도 생깁니다.
과일에서 단 맛만 맛이 아니지요.단맛, 신 맛, 쏘는 맛,상큼한 맛, 무르익은 맛,...
다양한 맛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맛있다고 할 수 있읍니다.
제가 아쉬운 것은 일손이 부족하여 아주 최적의 상태에서 수확하지 못하여
한시기를 놓쳐서 맛이 오히려 넘어선 것을 경험했는데
농사를 짓다보면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면 내 맘대로 조절이 안 될때가 많아요.
지난 해는 맛이 비교적 잘 들었는데 일주일에 절반은 비나 눈이 오면서 일이 계속 늦어졌읍니다.
모든 것이 100% 내가 원하는대로 되기는커녕 50% 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내가 지은 농산물이라도 최상은 20%도 되기 어렵고 나머지는 보통이거나 보통 이하가 많아도
내가 그들이 자라고 결실 맺은 것을 기특하게 여기고 치하하여 품어 주듯이
내 농산물을 드시는 분들이 농사좌정과 농부의 노고를 헤아려주시기를 바라게 됩니다.
특히나 유기농산물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은 시중에 때깔좋고 인공적인 맛이 가득한
귤들과 비교하여 오히려 하품으로 취급하여 항의까지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유기농산물의 가치를 아시고 소중히 여기는 분들만 모시고 가고 싶습니다.
몸에 좋은 것을 생산하기위해 고군분투하여 보내 드리는 것을 그 가치를 아시는 분들께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
1%도 안되는 유기농산물과 유기농 농부가 늘지를 않고 감소한다고 하는 이유가 어디 있겠읍니까?
지난해도 가슴을 후비는 몇건의 불만을 접하였는데 맛이 시고 크기가 크다던가
껍질이 마르고 안까진다는 것,5차 배송기간이 짧아서 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항의,
(이 점은 미리 알려주시면 조정하는데 모르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제 받은 불만은 크기가 들쑥날쑥, 맛도 천차만별,
그 분이 본 중에 최하품의 귤이라고 하여서 뒷통수를 망치로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네요.
저는 지난해는 일부러 상품만 모아서 파는 상품귤은 없애 버렸읍니다.
유기농산물 자체가 최고의 상품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상품만 골라서 비싸게 파는 것이 마뜩찮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는 외양이 아니라고 생각하여서였읍니다.
이 아이들을 받으시면 거의 모두 다 눈살을 찌푸리실 것 같아서 퇴비용 효소로 변할 귤들입니다.
제가 보내 드린 것들은 그 중에서 상품이고 그 중에서도 효소용과 퇴비용으로 3단계 구분 합니다.
겉에서보면 참말로 먹고싶지 않은 모양인데 안은 이렇게 하나같이 이쁘고 온전합니다.
이 아이들이 다시 퇴비가 되어 귤나무의 영양이 되어 줄터이니
그리 안타까와 할 일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비상품으로 구분되는 귤들이
제게 무언의 말을 전하였읍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요.
수 많은 회원님의 따뜻한 응원으로 힘든 순간 다 이겨내고 오면서도
너무 힘들때는 내가 왜? 이렇게 고집부리며 어려운 길을 가는지 자문이 밀려 오기도 합니다.
일을 다 정리하고나면 녹초가 되어 몇달을 병원을 들락거리면서
고장난 여러곳을 수리해야 하는 형편이면서도 의로운 것,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면서
신념인지 오기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고집을 부리며 가다가
기운 쫙 빠지는 불만을 들으면 마음은 담담해지려고 하여도 날카로운 이성은 계속 예리하게 반응 합니다.
제 소망은...제 농산물의 가치를 이해해주고, 생산 과정을 함께 호흡해주는 소비자와 함께 가고 싶읍니다.
회원님이시라면 더더욱 관심을 가져 주시고 그 결실과정이 어떤 것인지도 함께 해주시고
처음 접해 보시는 분들도 먼저 이해의 눈으로 살펴보면 그 가치가 100배도 넘습니다.
1000가지도 넘는 이유를 저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지만 내 길만 열심히 가려고 합니다.
1%유기농 농부가 2%...5% 늘어날 수 있도록 소비자가 선택해 주셔야 합니다.
저는 소비자만 선택권이 있는게 아니고 생산자도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농산물을 거부하고 비난하는 분이 계시면 저도 그런 분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지요.
공산품도 아니고 농산물을 가지고 불만을 할때 무슨 큰 죄를 짓기라도 한것처럼
비난을 당하는 것을 감물느티나무장터에서 지켜보다가 남의 일 같지 않음에
안타까와 하다가 그 분(나무 한그루님)이 유기농농부의 길을 포기라도 할까봐
열혈 응원하다가 정호수를 만났었지요. 정호수는 연초에 와서 부부가 이틀이나 고스란히
일을 도와주고 갔읍니다.너무 바쁜 시기라서 그 고마움도 표현 못했읍니다.
소비자의 요구에만 부응하다가보니 화학농약 화학 비료가 좋지않음을 알면서도
생산현장에서는 팔기위해서 소비자의 기호만 맞추기위해 달려왔읍니다.
소비자는 생산 전과정을 잘 모르기에 생산자가 힘들더라도 이런 전과정을 알리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여 도시 소비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지난해 귤나무에서 얼린 귤중에서 올해로 이월해주신 분들 귤을
내보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일부 나간 것도 있고, 그냥 되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고마운 마음만 받고 지난해 못 보낸 귤을 올해 보내 드리려고 합니다.
다음주 초에 마지막 남은 귤 다 수확하여 이월귤 보내 드리고
몇그루 하신 분들중에도 못나간 귤들은 다음차로 마무리하겠읍니다.
2월이 되면 우리가 느끼는 것은 봄이 멀은 것 같지만 자연은 봄이 오는 것을 감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고하여 귤맛이 흙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월에는 귤을 상온에 보관 마시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을만큼씩 덜어서 드시기 바랍니다.
부패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귤 하나라도 알뜰이 잘 활용하시면 그 가치가 열배로 된다고 늘 알려 드렸읍니다.
유기농 귤은 껍질을 안심하고 드실수가 있음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 껍질을 차로 만들면 10만원 가치도 넘습니다.
오히려 껍질이 두꺼워진 것이 반가운 이유입니다.
효소용 선물귤중에는 나무에서 말라서 볼품은 없지만 맛은 좋은 것들을 보냈읍니다.
겉모양과는 달리 잘 보존된 알맹이를 보시면 저처럼 기특하게 생각해 주실것 같았읍니다.
2010년도 이월귤...2년에 걸쳐서 나가는 귤입니다.
절대 믿음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상거래지요.
저는 그 마음 전해 받고 지난해 한 해를 잘 버티어 냈고
이제 마무리까지 하고나면 결과와 수입에 관계없이 스스로 잘해냈다고 자평하려고 합니다.
남편도 이제 전 과정을 혼자서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 하였읍니다.
마무리 다하고나서 2011년도 귤축제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입니다.
그 때...감사의 말 다시 전할게요.
http://blog.daum.net/yeainmam/13727104
(2010년도 귤 얼리고 나서 썼던 글입니다)
이 샤베트 귤을 보내면서 택배비와 상자값 200여만원을 들여서
회원님들께 샤베트귤을 보냈었읍니다. 나무에서 얼린 귤만 700-800여상자 되었지요.
그 해 겨울 저는 고독했고, 가슴에 혹한이 마구 휘몰아 쳤었읍니다.
어떤 중대한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상황을 농부가 다 감수해야만 하는 상거래에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많은 회원님들이 따뜻하게 감싸 주어서 마음에 곧바로 봄이 왔고
올해에야 제가 지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게 되었읍니다.
다음주에 받으실 2010년도 이월귤...저는 이 과정에서
제가 누구보다도 성공한 농부라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이제 아무 걱정이 없어졌읍니다.
제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고충을 이야기 하면 회원님 모두
제 일처럼 함께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믿음과 사랑입니다.
지난 겨울도 몹시 바쁘고 하루도 쉬지 못했어도 매일이 즐거웠읍니다.
모두 모두 맛있다고, 수고했다고 아낌없이 응원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저를 잘 알지 못하고, 처음 우리 귤을 만난 분들도 넉넉한 마음으로 미흡함도
품어 주시고 함께 가다가 보면 그런 절대 믿음이 생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에 좋은 날만 있지 않고 , 온갖 변수를 다 이겨내고 가면서도
아름답게 살려고 하듯이 자연에서 생성되는 모든 것을 넉넉히 품어주고
함께 공생하여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지금이 2012년도, 2010년산 귤중에서 한박스 이월하신 귤을 이번에 받으시게 되는 것입니다.
구정전 한꺼번에 5차귤을 배송하느라고 3일을 철야작업하며 아이들도 모두 참여 하였어요.
아이들이 이제 성장하여 무거운 것도 거침없이 들고, 나르고 리어카도 끌고
상품귤 선별도 하고,전과정을 참여해주니 큰 힘이 되었읍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힘을 느끼고, 아이들에게 많이 감사했읍니다.
남편도 저와 견해가 달라서 의견충돌은 있어도 참으로 황소같이 일을 해냈읍니다.
남편없이 제가 혼자 해내기는 정말 어려웠을 것은 인정합니다.
저에게 큰 분수령이 된 2010년도 귤 축제였읍니다.
'귤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봄... (0) | 2012.03.23 |
---|---|
2011년산 귤 축제를 미김합니다. (0) | 2012.02.02 |
4차 배송지연과 구정전1/17일까지 배송 (0) | 2012.01.08 |
1월 <설풍아망귤> (0) | 2012.01.01 |
금순이 금동이 귤 (0) | 2011.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