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내기 대학생이 된 예슬이가 기숙사 생활하다가
방학이 되어서 집에 돌아왔다.없어서 못 먹는 시절은 아니지만
어디에서 먹어도 엄마가 해주는 집 밥 만한게 있을라고...
건강이 삐리리한 아이가 늘 걱정이었는데 예슬이 오면 맛있는 것 해주어야지...
그래서 예슬이 오자 뭘 먹고 싶으냐고 물었다.엄마가 표현할 수 있는 사랑법이 먹는것이라서...
예슬이는 엄마가 해주는 수제비가 먹고 싶다 했다.
내가 해주는 수제비는 감자 수제비라 감물장터 감자 오기만을 기다렸다.
가족회원으로 등록한 감물장터 유기농 감자가 드디어 왔다.^^
http://cafe.daum.net/gammuljang?t__nil_cafemy=item
밥할때 감자와 함께 먹고 싶어서...
쌀밥도 감물장터 유기농 쌀.^^
감물장터 감자는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유기농이라
여기저기 선물도 한다.
일년내내 기다린 그 맛.
장마철 기분도 꿀꿀한데 감자가 오니 걱정이 없어졌다.
처음에 감자 넣고 밥할 때 물을 많이 넣어서 질어졌다.
포근포근 보슬보슬한 밥을 먹고 싶었는데 질척한 느낌으로 먹고싶지 않았다.
감자를 으깨면 쫀득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밥과 함께 으깨어서 감자 인절미를 만들었다.
어릴때 집에서 인절미 만들때 찰밥을 해서 으깨어서 인절미를 만든 기억이 나서이다.
구수하고 쫀득한 감자 인절미가 탄생했다.
손님 오셔도 즉석에서 손색없는 감자 인절미다.
감자수제비를 만들려고 껍질째 삶은 감자를 껍질 벗기고 으깬다.
이 상태에서도 너무 맛있어서 우리집 미식견 얼룩이까지도 더 주세요를 연발한다.
우리와 십년을 함께 산 얼룩이.
이제는 자신이 개임을 잊어 버리고(개와 산적이 없고 우리와 살아서)
잘때도 우리처럼 베게를 베고 사람처럼 누워자는 견공님이시다.
맛 없는 것은 절대로 안 먹는 사람보다도 더 까칠한 입맛의 소유자이다.
고기 달라고 일주일 단식하다가 누가 이기나 보자며 칼을 갈던 주인을 굴복시킨 저력있는 개이다.
일주일만에 아사 직전에 병원가서 영양제 주사 맞고 다시 살아난 한 깡다구하는 개이다.
감자요리 하면서 왜 개가 등장 했냐면
이 개가 위의 감자 맛을 보더니 지조를 잃고 환장해서 애걸복걸 구걸하는 상황이 된것이다.
저 간절한 눈빛 좀 보세요.
내 생전 이런 감자 처음 먹어 봐요.
내가 좋아하는 고기보다도 더, 더, 더 맛있어요~
애간장 녹이지 말고 빨리 좀 주세요~
위 감자를 자꾸 자꾸 으깨면 이렇게 쫄깃 쫀득하게 된다.
일삼아 하지말고 놀삼아 하면 된다. 으깨고 싶은 스트레스를 이것에다가 풀면서리...
많이 으깰수록 쫀득해진다. 이 과정에서 물은 금물.
여기에 물 절대 붓지말고 밀가루를 첨가한다.
감자량과 밀가루량이 동량정도 되나 반죽의 농도를 봐가면서 밀가루 첨가한다.
물 넣지 않아도 감자가 충분히 농도를 조절해준다.
적당한 농도가 되었으면 두어시간 반숙을 숙성시키는게 좋으나
나는 기다리는게 싫어서 바로 수제비를 끓였다.
반죽하는 동안 육수를 먼저 끓여둔다.
집에있는 것은 뭐든지 다 넣는다. 멸치 있고, 양파 있고,표고도 있구나.
당근도 있네,가지도 하나 있고, 청량초는 세일할 때 사다가 냉동 시켜놨지...
멸치 냄비에다가 한번 볶듯이 수분 날려서 비린내 제거하여 물 붓고 냄비뚜껑 열고 끓인다.
야채들은 수제비 뜯어 넣을때 함께 넣고 끓이면 된다.
수제비는 얇게 뜯어 넣는게 기술이라지.
조금씩 반죽을 덜어서 멸치 육수에 담그어가면서 늘리면 얇게 뜯어 지지요.
간은 맛있는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 맞추었다.
감자는 구수한 맛과 시원한 맛을 주고, 알칼리성 식품이라 영양으로도 훌륭하다.
한번 하는게 큰 일인것처럼 생각되어 한번 할때 두끼량을 하지만
언제나 돼지 가족은 수제비 남기는 법이 없다.
배 터진다~~~엄살 하면서도 두세그릇씩 다 헤치웠다.
이런때 감자 수제비집 하나 차려~하는 생각 어김없이 밀려 온다~
사실 수제비 끓이면 다른 반찬 필요없으니 오히려 식사준비가 간편한 셈이다.
멸치다시 내고나면 건지는 것은 우리집에 없다.
멸치 꼬랑지에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영양가 생각해서 그대로 다 먹는다.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 같으니라~~~왕년에 호텔요리사가 이제는 이런식이다.^^
사진빨 받으라고 먹던 배추나물도 집어넣고 다시 한컷.
감자가 박스로 대령해 있으니 반찬 걱정 없다.
남편 세끼 끼니걱정에서 놓여나는 주부시절에는 그게 그리도 큰 복인줄 몰랐었다.
그런데...삼식이 남편 매일 식사걱정하다보니
내 전생에 무신 죄를 졌는지...하는 자조까지 밀려온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은, 저녁은? 하이고~~~
"먹는 니는 좋지만 하는 내는 무지 스트레스 받거등"하다가 정신 차려 생각해보면
열심히 일하고 밥 먹는 시간만큼은 행복해지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내 일신 편하자고 묵살하면 가화만사성을 내가 무너뜨리는 상황이 되고만다는 걸 깨닫는다.
피할수없는 상황이면 즐기라고?
나도 즐기고 싶다~~~며 이 연사 외치고 싶어도 아무도 콧방귀도 안뀌는 걸 어떻해~
그냥 즐거운 맘으로 하자, 하자~~~
유기농 수미감자가 있는데 감자로 다 해결하자~~~
감자만 있으면 만고땡~~~
이 감자도 이런 몸부림의 결과물이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하면서 탄생하였다.
껍질째 씻어서 0.5cm정도 두께로 썰어서 물에 한번 헹구어서(녹말이 남아있으면 팬에 붙기 쉽다)
이번에는 버러~(butter)로 구었다.중간이하 약한 불에 올려놓고 허브솔트 솔솔~
돼지새끼들...한동안 포만감과 행복감에 조용하다.
(배부른 돼지들의 만찬후 풍경)
마...인심 쓰는 김에 쪼꼼더 신경 써줄까~
요즘 아이들은 피자라면 사족을 못 쓴다.
언제부터 치즈먹고 살았다꼬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시절이 그러니 대세를 따를수밖에~
야들아~ 엄마표 감자 피자데이~
위에 구운 감자위에 이번에는 치즈 솔솔 뿌려서
생선 그릴에 넣고 구었다.
치즈가 지르르르...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감자 피자~~~
살빼겠다꼬 몸부림 치는 큰 딸...
엄마표 감자피자에 또 무너졌다.
그래도 괘안타~ 체력이 국력이여~
추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자 부침개.
나는 감자를 갈아서 다른 재료 넣지않고 매운고추만 하나 다져서 넣은
감자 부침개를 좋아한다.
감자를 갈은대로하면 질어져서 부침개가 늘어지기 쉽다.
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물을 따라서 그 물은 그대로 버리지말고 두면 녹말이 가라앉는다.
그 녹말은 반죽에 함께 넣어서 소금간만 하여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감자 특유의 맛을 살리는 감자 부침개.
이 장마철 꿀꿀한 기분 날리는데 일조를 한다.
'살레 (건강한 밥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싹요리 (0) | 2011.08.21 |
---|---|
만고땡 요리소스1(귤효소) (0) | 2011.07.25 |
봄을 먹는다. (0) | 2011.04.12 |
소피아언니의 귤효소 진피약식 (0) | 2011.02.23 |
행복한 맛 <귤요리2> (0) | 201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