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많던 몇년 세월동안 느낀 것은 행동에 옮기지 않는 생각은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르러
이제는 더이상 주저할 시간도, 열정도 퇴색 되어지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거라는 생각에 일단 귤밭을 구입하긴 했는데...
귤에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먹어본 것밖에는 없는 문외한.
수개월동안 발이 부르트도록 땅을 보러 다니고
내가 껴안을 수 있을만큼의 땅을 마련하기까지는
그래도 주위에서 혀를 내두를만큼 무모하게(?) 행동이 민첩하긴 했었다.
처음 한동안은 그토록 염원하던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고 설레어서 잠을 뒤척였는데
귤농사를 지어야겠는데 아는게 전무하니 점점 옭죄고 부대끼기 시작했다.
정리가 안된 어수선한 주변도 심란하고
문외한이가 보기에도 영양부족 현상이 뚜렷한 귤나무들.
그동안 땅임자가 관리를 못하여서 소작을 주었다하니
귤나무들이 수확만을 위해 견뎌낼만큼의 보살핌만 받은 기색이 역력 하였다.
어디서부터 손을대야할지 막막한 심정이다가
무조건 자주 들여다보고 눈을 맞추어 보면 머릿속이 정리될까하여
나무 한그루마다 눈을 맞추며 자세히 관찰하며 바라보니
나무가 내게 호소하는 여러가지 언어들을 조금씩 들을 수 있는것 같았다.
조금씩 안개가 걷혀지는 듯하면서 가야할 방향이 서는듯 했다.
하지만 당장 손대어야 할 거름 주는 시기와, 전지하는 방법과 시기,
유기농으로 가겠다 결심은 했지만 어떻게 가야 나무를 보호 하는 것인지...
여러가지의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일단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기로하고
농업기술센터에 문의 했더니 EM 환경학교를 소개해 주었다.
서귀포시 도순동에 위치한 EM 환경 학교는 친환경 농법을 교육하는 곳.
전편에 창업영농 후계자 신청을 위해 자료를 찾다가 알게된 곳인데
문의 했더니 22일-24일까지 교육이 있다 하여서 3일동안 교육을 받게 되었다.
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교육을 받을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다니...
전국 방방 곡곡에서 오신 영농 후계자님들과 함께 교육받은 3일이
마치 내겐 구세주를 만난 듯 빛이 보이고 길이 열리는 느낌이다.
내가 알고자 했던 방향을 어렴풋이나마(경험이 전무한 상태라서) 가늠하게되니
막막하기만하던 느낌이 서서히 하나의 방향을 잡아가게 되는 듯 하다.
이론과 경험이 때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시행착오가 따를지라도
앞서간 경험자의 정립된 이론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농장을 보니...
정말..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리는구나!
가벼운 내마음 하늘위로 두둥실~~~
농학문은 깊이있게 들어가면 생물학,물리학,생화학까지 두루 섭렵해야한다는데
단순무식해진 내 머리로는 이론적인 충분한 설명을 할 주변머리가 부족한터라
이론과 경험이 접목되는 과정을 앞으로 조금씩 기록할 생각이다.
며칠동안 배우고 느낀 소감으로 짧게 풀어보면
EM농법은 유용 미생물을 이용하여 식물의 생장을 돕는 친환경 농법이라한다.
EM이란 우리말로 풀이하면 유용 미생물군이므로
우리에게 이로운 미생물의 작용을 극대화하여
자연의 원리인 공생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을 취해가는 농법인 것 같다.
살균,살충.제초등 지금까지 화학 비료를 이용하여 하는 농업은
대량, 다수확등에만 촛점을 맞추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자연 생태계의 순환원리를 교란하고 파괴시켜서
오늘날 자연 재앙에서부터 먹거리의 위험성까지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이론적인 거창한 구호가 아니더라도 주부인 내가 심각하게 피부로 느껴야했던
먹거리의 중요성과 위험성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자
나는 실제 농업에까지 관심을 두게 되었고
앞으로 이 분야에서 내 남은 인생을 정립해 보고자 결심 하였기에
유기농이란 정확한 개념도 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지울수 있을까 고민하던 내게
한줄기 서광과도 같은 이론이었다.
이론으로만 정립된 것이 아닌 실제 만평 이상의 농장에서의 실험을 거친 농법이기에
내게는 이 학교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 여겨진다.
실제로 경기도 여주 이천에서는 단체로 교육을 받으러 오셨고
전국 각지에서 뜻있는 분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셨는데
나는 가까운 거리에 학교가 있으니 그 분들에 비해 얼마나 큰 행운이라 할 수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 학교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접할 수가 있기에 주소를 링크해 둔다.
< EM 농업 학교 홈페이지>
EM농업학교의 이 영민 교장 선생님.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영민함과, 살아있는 형형한 눈빛이 영롱한 영원한 청년.
70세 나이라 도저히 믿지지 않는 열정과 건강함에 나는 그를 청년이라 부르고 싶다.
그 멋진 젊은 청년 이 영민 교장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은
내게 EM농업학교를 알게 된 이상으로 가슴 설레이고 벅찬 감격을 안겨 주었다.
이 아우성의 혼란스런 현실속에서도 그 어딘가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여
희망과 빛이 되어주는 분들을 만나면 가슴속까지 시원한 맑은 샘물을 마신 느낌이었다.
천대받는(?) 농업 분야에서 환경을 살리는 친환경 농법으로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 계시는 분.
70세 나이라 도저히 믿기지 않는 체력의 바탕은 끊임없는 열정탓이었을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의 줄기찬 강의를 눈빛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목소리 하나 갈라지지 않게 강의를 하실 수 있는 그 열정의 근원은
부나, 명예나,권위나...그런 세상이 말하는 출세조건을 지향했다면
그런 맑은 빛을 유지할 수가 있었을까...
강의 내내 앉아서 듣기만 해도 몸이 꼬이는 내 흐트러진 의식을 반성했다.
우리곁에서 빛이 되는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아직도 이 사회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말할수있지 않을까.
아무리 유익한 것이라해도 정치 논리로 풀어서 자기와 반대되는 당이나 사람과 친하다고하면
정책을 폐기시키는 정치인들이 이 사회에서 주는 절망감은 이미 누구나 다아는 사실이다.
절망하다못해 이제는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인들 뿐이겠는가.왜,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이 인력 구조조정 뿐인가.
지금 이 시대의 아수라장을 보라. 이런 현실을 만든이들이 누구인가.
정책을 만들고 실행한 이들이(각 회사나 단체등 조직에서도) 만들어 놓은 결과이면서
성실하게 우직하게 일 열심히 한 사람들만 몰아내는 것이
이 현실을 타계할 최선의 길이며 인력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며
무책임하게, 대책도 없이 길거리로 가차없이 내몰고 있다.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지않고 나만 살아남는 길을 택하여 팔도 자르고, 다리도 절단하고
그렇게 다 잘라내어서 끝내는 달리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몸뚱이만 남아서
제살깍아 먹으면서도 그래도 큰소리를 칠 위인들만 이 사회에 포진하고 있는 이상
우리의 현실은 결코 희망스럽지 않다.
기회주의자들은 입만 살아서 어떤 상황에서도 잘 살아 남아
우직하고 미련한(?) 일만 열심히하면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을 몰아내고
자기는 요직을 두루 차지하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마구 휘둘러대고 있으니...개탄스럽지 않을 수가 없는 현실이다.
자연이 가르켜 준 공생의 원리.함께 살아갈수 있는 방법.
농업에서나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이나
절실하고도 심각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만 우리는 공멸하지 않고 발전할 수가 있다.
자연은 그렇게 우리에게 말없이 일러주고 있건만...
귀 기울이지 않음에서 오는 재앙을 이미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고
인력 구조조정만 일삼는 현실에서 파생되는 피해를
우리는 또 조만간 커다란 부작용의 댓가를 치러야 할것이다.
우리 후손들이 짊어져야 할 엄청난 짐을 우리는 지금이라도 헤아려서 바로잡아야하지 않을까.
아~조용히 살고 싶건만...세상은 나를 투우사가 되라 하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의 소금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사회가 완전 부패하지 않음을 보면서 나는 절망보다는 오늘도 희망을 꿈꾼다.
2005.2.26.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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